'미치광이 피에로' 라이브러리톡
이달 초 극장에서 개봉된 누벨바그의 전설 장 뤽 고다르 감독의 [미치광이 피에로]가 영화팬의 관심을 끄는 가운데 영화평론가 정성일과의 GV시간을 가졌다. 지난 17일 CGV명동역씨네라이브러리에서 열린 정성일 평론가 라이브러리톡은 전석 매진되며 영화에 대한 깊은 관심을 증명했다.
《미치광이 피에로》는 ‘페르디낭’(장 폴 벨몽도)과 의문의 여인 ‘마리안’(안나 카리나)이 지루하고 공허한 일상을 벗어나 남프랑스로 떠나며 펼쳐지는 사랑과 충돌, 그리고 방랑의 여정을 그린 작품이다. 1965년에 개봉한 《미치광이 피에로》는 카이에 뒤 시네마 선정 올해의 영화 1위에 오르고 사이트 앤 사운드 선정 역대 최고의 영화 100편에도 오르며, 1960년대 프랑스 영화 혁신을 주도함과 동시에 영화사에 기념비적인 걸작으로 자리잡았다.
정성일 평론가는 “1975년 10월 둘째 주 수요일 피에로 미치광이를 보고 나온 그날, 나는 다른 사람이 되었다”고 서두를 열었다. “피에로 미치광이와 함께 보낸 나의 시간은 단지 추억이기 보다는 성장의 과정이었다”고 말하며, “다시 보고 다시 보며, 100번이 넘게 관람하면서 가진 배움들은 영화에 대한 나의 생각을 교정시켜 주었다. 피에로 미치광이와 사랑에 빠졌던, 고유하다고 말할 수 있는 성장의 시간이었다”며 여느 시네토크와 달리, 내밀한 경험을 고백했다.
'미치광이 피에로' 라이브러리톡
이어서 “피에로 미치광이를 좋아한다고 말하는 것, 그 불충분한 선언은 단지 훌륭하다고 말하는 것에서 멈추지 않는다”며, “서로 내밀한 관계를 맺고 싶어하는지에 대해서 어쩌면 그 영화가 내면에 대해서 무언가를 증언하고 있기 때문에, 어떤 고백을 하고 있고 무언가 선언하고 있기 때문에 그렇게 말하면서 나를 멋지게 만들어주고, 결국 영화를 계속 사랑할 수 있게 만들어 주었다”고 말했다. 《미치광이 피에로》를 좋아하기 때문에 ‘어떻게’보다는 ‘왜’ 이 영화를 좋아하는가를 질문하며, 고다르와 누벨바그에 대해 찾아가기 시작했다고 밝혔다.
후반부에는 1958년부터 1966년까지 누벨바그 감독의 ‘경험’의 영화를 언급하며, 고다르 감독은 결혼 생활에 관한 경험의 영화로 이 시기 고다르 영화의 중심은 ‘안나 카리나’라고 했다. 즉, 핵심은 영화의 바깥에 있었고 당사자의 이야기기 때문에 이론과 개념의 문제가 아니라고 보았다. 고다르는 결혼생활에 대한 인류학적 탐구와 자신의 고통을, 이것을 찍지 않으면 견딜 수 없는 지경에 이른 것이라고 하며, 《미치광이 피에로》는 형식이 아닌 ‘정동’으로 읽을 영화라고 말했다. 정성일 평론가는 한정된 시간을 아쉬워하며, ‘언젠가는 영화 감독 정성일으로 여러분을 만나고 싶다’는 선언으로 행사를 마무리했다.
[사진=엠엔엠인터내셔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