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관총 출토 금관, 신라, 5세기, 높이 27.7㎝, 국보, 국립중앙박물관
국립중앙박물관(관장 김재홍)은 독일 드레스덴박물관연합(SKD, Staatliche Kunstsammlungen Dresden)과 공동으로 드레스덴 성에서 특별전 《백 가지 행복, 한국문화특별전》을 개최한다.
독일 작센주의 주도인 드레스덴은 중세 이후 알프스산맥 이북에서 유럽 문화를 선도해 온 도시로 ‘엘베강의 피렌체’로 불렸다. 드레스덴박물관연합(SKD)은 1560년 작센 공작 아우구스트(August, 재위 1553~1586)의 궁정박물관(Kunstkammer)에서 시작한 세계에서 가장 오랜 역사를 가진 박물관으로 손꼽힌다. 드레스덴박물관연합(SKD)의 대표 소장품은 2017년 국립중앙박물관과 국립광주박물관에서 열린 특별전 <왕이 사랑한 보물, 드레스덴박물관연합 명품전>에서 전시되어 우리 국민에게 독일 문화의 정수를 선보인 바 있다. 이번 전시는 그 교환 전시로서 한국의 대표 문화유산을 독일에 소개하는 자리다.
이번 특별전은 드레스덴 성의 두 곳에서 열린다. 바로크 건축의 정수를 보여주는 2층 대의전실(948㎡) 9개의 방에서는 한국문화의 다양한 면모와 그것이 가진 힘을 선보인다. 방마다 주제를 나누어 ‘기쁨의 색채’에서는 한복이 가진 멋을, ‘풍요와 안식’에서는 토기에 나타난 삼국시대 사람들의 현세와 내세에서의 바람을, ‘신앙의 솜씨’와 ‘자비의 약속’에서는 고려, 조선시대로 이어지는 불교미술을, ‘비색의 아름다움’과 ‘절제와 품격’에서는 고려청자 – 분청사기 – 백자로 이어지는 우리 도자기의 미와 기술적 성취를 보여준다. 또 ‘찬란한 권위’, ‘용기와 기개’는 궁중 복식과 군사 복식・무기를, 끝으로 ‘행복한 삶’에서는 행복을 기원하는 뜻을 담은 병풍을 전시한다. 성 1층 신그린볼트박물관 특별전시관(55㎡)에서는 특별전 속 특별전으로, “황금의 나라, 신라”가 펼쳐진다. ‘녹색 금고’라는 뜻의 그린볼트는 아우구스트 2세가 자신의 애장품을 간직했던 공간이다.
대삼작노리개, 조선, 길이 42.5㎝, 국립대구박물관, 이영희 기증
이번 전시는 1999년 독일 에센과 뮌헨에서 개최된 《한국 고대 왕국-무속, 불교, 유교》 이후 25년 만에 독일에서 펼쳐지는 대규모 한국문화 특별전이다. 국립중앙박물관은 여러 시대에 걸쳐 제작된 185건 349점의 소장품으로 전시를 구성했다. 아울러 중앙뿐 아니라 경주, 대구, 부여, 김해 등 소속박물관의 소장품을 적극적으로 활용해 지역별 특성화된 주제를 국외 전시에 담아내고자 했다. 드레스덴을 찾은 관람객들이 한국의 여러 곳을 방문하지 않아도 오랜 역사의 흐름에서 만들어진 다각적인 문화의 멋을 느낄 수 있게 했다. 또한 세계적으로 주목받는 고(故) 이건희 회장 기증품 등을 전시에 더해 기증의 의미를 살리고 국외 관람객들의 높은 관심에도 부응하고자 했다. 한편 국립대구박물관 소장 이영희 기증 <바람의 옷, 한복>과 디지털콘텐츠 미디어 병풍 <평생도>, 디지털 돋보기 등을 함께 전시해 오늘날까지 이어지는 우리 문화의 잠재력과 확장성을 전시에 담았다.
이번 전시품 중 단연 돋보이는 것은 국보 <금관총 금관과 금허리띠>다. 금관총 금관과 금허리띠는 1962년 독일 프랑크푸르트 공예박물관에서 열린 《한국국보전》에 출품되어 많은 사랑을 받은 바 있다. 이번 전시는 60여 년 만의 독일 나들이로, 여기에 국보인 관모와 관꾸미개, 그리고 함께 출토된 귀걸이와 팔찌, 금제 그릇 등도 함께 선보여 금관총 출토 금제품의 전모를 살펴볼 수 있도록 하는 한편 최근 금관총 재발굴 성과를 담은 동영상을 제공하여 심도 있는 관람을 유도했다.
지난 14일 열린 언론공개회는 K-컬처의 위상과 전시에 대한 높은 관심을 입증하듯 많은 취재진으로 붐볐다. 김재홍 국립중앙박물관장은 “이번 전시의 제목처럼, 한국문화의 아름다움이 관람객 여러분의 얼굴에 행복한 미소를 선사할 것입니다. 우리는 독일 관람객들에게 한국 미술의 다양성과 풍요로움을 소개할 수 있게 된 것에 감사하며, 이번 전시가 우리의 문화에 대한 이해를 증진하는 데 기여할 수 있기를 바랍니다.”라고 전시 개최의 의의를 전했다. 또한 이날 18시(독일시간) 드레스덴 성 중정에서 개최된 개막식에는 임상범 주독일 대한민국대사, 양상근 주독일한국문화원장, 크리스토프 홀렌더스(Christoph Hollenders) 작센주 대한민국 명예영사 등이 참석하여 이번 전시의 의미를 더했다. 크리토프 홀렌더스 작센주 명예영사는 축사에서 (최근 독일에서는) 스마트폰, 자동차, 한국 음식에 열광하지만 정작 한국의 역사와 유산, 그리고 정신을 살펴볼 기회가 없었다며, 작가 한강의 '작별하지 않는다' 소설 구절을 인용해, 불확실성의 시대에 폭력 없는 삶을 갈망하는 모두의 희망을 전했다. 그는 한국과 한국인의 내면을 들여다볼 수 있는 이번 전시를 통해, 깨어지기 쉽지만 그래서 더욱 소중한 행복에 우리 자신을 열어보는 시간을 갖게 되기를 희망한다고 전했다.
독일 드레스덴박물관연합(SKD) 드레스덴 성(레지덴츠 궁)에서 열리는 《백 가지 행복, 한국문화특별전》은 8월 10일까지 이어진다.
[자료/사진=국립중앙박물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