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이퍼 나이프
디즈니+의 새 오리지널 시리즈 <하이퍼 나이프>는 단순한 의학 드라마의 궤를 넘어선다. 흔히 메디컬 드라마라 하면 정교한 수술실의 긴장감이나 생명을 구하는 휴머니즘을 떠올리지만, 이 작품은 ‘천재성’ 이면에 숨겨진 도덕적 결함과 광기에 가까운 집착에 초점을 맞춘다. 최고의 실력을 갖췄으나 윤리적 토대가 무너진 의사들의 대결을 통해 메디컬 스릴러의 새로운 지평을 열 것으로 기대된다.
1, 2화는 강렬한 대비로 포문을 연다. 촉망받던 신경외과 천재에서 불법 수술을 집도하는 처지로 전락한 정세옥(박은빈)과, 과거 그녀를 파면했던 스승 최덕희(설경구)의 재회는 그 자체로 폭발력을 지닌다. 어둠 속 폐쇄된 건물에서 조폭 보스의 뇌를 여유롭게 집도하는 세옥의 모습은 의사로서의 사명감보다는 기술적 완결에 집착하는 비정상적인 일면을 여실히 보여준다.
작품은 '최고의 실력자가 도덕적 딜레마를 상실했을 때 어떤 괴물이 탄생하는가'를 묻는다. 환자를 인간이 아닌 연구 대상으로 보는 세옥과, 그런 제자를 내치면서도 결국 자신의 생명을 구하기 위해 다시 손을 내밀 수밖에 없는 덕희의 모순은 극의 핵심 동력이다. 살기 위해 과거의 악연을 묻어야 하는 스승과 복수의 칼날을 메스로 바꾼 제자의 위태로운 동행은 8부작 내내 팽팽한 긴장감을 유지할 전망이다. 박병은과 윤찬영의 가세로 더욱 촘촘해질 이들의 신경전은 매주 수요일 디즈니+를 통해 확인 가능하다. (박재환.2015)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