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태일 열사의 기록과 장동윤의 목소리가 담긴 영화 '태일이'가 극장가를 찾아온다.
9일 오전 11시에 '태일이'(감독 홍준표)의 온라인 제작보고회가 명필름스 공식 유튜브 채널을 통해 진행됐다.
이날 행사에는 '태일이'의 명필름 이은, 심재명 대표, 이수호 전태일 재단 이사장, 홍준표 총감독, 배우 장동윤, 염혜란, 권해효가 자리한 가운데 작품에 대한 심도 있는 이야기를 나눴다.
감독을 맡은 홍준표는 작품을 시작하게 된 계기에 대해 "어떤 이야기를 할 수 있을 지에 대해 고민했다. 50주기를 맞아 작품에 대해 이야기하고 배우들과 이야기를 할 수 있어 감사한 기회라고 생각한다"고 말문을 열었다.
그는 작품의 완성도를 높이기 위해 다양한 노력을 기울였다. 그는 "시나리오를 받고 제일 먼저 했던 것이 그때 당시의 근로기준법을 찾아보는 것이었다. 현재와 비교했을 때 틀이 크게 다르지 않더라. 많이 개선된 부분도 있지만, 다르지 않았다는 부분에 놀랐다"며 작품을 준비하며 느꼈던 감정들을 밝혔다.
그는 작품 배경인 동대문 일대를 현장감 있고 생생하게 애니메이션으로 옮겨왔다. 그는 "우리가 애니메이션을 보면서 '내가 그 시대 이야기를 보고 있구나, 그 시대에 들어가 있구나'라는 걸 충분히 느끼게 해주기 위해 하나하나 다 자료를 찾아가면서 그 공간에 있는 것처럼 표현했다"고 언급했다.
장동윤은 배우가 되기 이전 정의로운 일을 한 청년으로 뉴스에 올라 화제를 모은 적이 있다. 그는 이번에 전태일 열사의 목소리 연기를 맡으며 실제 심성과도 비슷한 인물을 연기하게 됐다. 그는 "정의롭다는 국한된, 전태일의 인생을 돌아보며 인간적인 관점에서 조명하다는 점이 좋았다. 주위를 챙기는 따뜻한 마음이 인상 깊게 느껴졌다. 현대사회에서 기록할 만한 인물을 연기하는 것에 목소리로 참여하게 되서 영광이었고 감사한 마음이 들었다"며 소감을 밝혔다.
그는 "과거의 시대상이라기보다 가깝게 공감할 수 있는 것들을 떠올렸다. 불과 10년 전에는 택배 상하차, 문 열어주는 도어맨, 편의점 아르바이트 등을 전전했다. '내가 일할 때 비슷한 환경이었다면 어땠을까'라는 고민을 하는 것이 도움이 됐다"며 자신의 과거를 언급하기도 했다.
이어 "실제로 전태일이 글도 잘 썼다는 이야기를 들었다. 그의 글에서 공감 되는 부분도 많고 어떤 고민들과 아픔, 힘겨운 상황 속에서 살아왔는지가 느껴져서 그런 것들을 좀 인간적인 차원에서 목소리 연기에 염두에 많이 뒀고 실제 전태일 열사의 고향이 나와 같은 대구 출신이어서 정서적인 것이나 억양이 도움이 많이 됐던 것 같다"며 연기하던 당시를 떠올렸다.
드라마 '동백꽃 필 무렵', 영화 '아이 캔 스피크' 등의 작품들로 많은 시청자들에게 사랑을 받은 염혜란 배우는 전태일의 어머니인 이소선 여사를 맡았다. 그는 자신이 맡은 이소선 여사에 대해 "듬직하고 따뜻한 청년 태일이를 사랑했던 인물이다. 노동자의 어머니로 살기 전의 이야기들도 담겨 있지만 따뜻한 어머니를 생각하면서 연기했다"고 설명하며 감회를 밝혔다.
더불어 함께 작업한 장동윤 배우에 대해 "평소에 좋아하는 배우이기에 후시 작업을 조금 더 길게 했으면 하는 바람이 있었다.(웃음) 워낙 장동윤 배우가 호흡이 좋고 기본적으로 따뜻하고 강단 있는 사람이라는 생각이 들어서 연기하는 데 도움을 많이 받았다"며 애정을 드러냈다.
한미사 사장 역을 맡은 권해효는 "극히 일부에 참여했을 뿐인데 누가 될 것이라는 걱정도 있지만 한편으로는 뜻 깊은 작업에 함께할 수 있어 영광이었다. 전태일을 스스로도 기억할 수 있는 계기가 된 것 같다"며 깊은 메시지가 담긴 소감을 밝혔다.
그는 전작 '사이비'(감독 연상호)에서 악역 최경석 역을 맡았으며 이번 작품에서도 태일이를 괴롭히는 악역을 맡게 됐다. 그는 자신이 맡은 한미사 사장이라는 인물에 대해 "악역이기도 하고, 그 시대의 가해자 역할이기도 하지만 동시에 피해자인 것 같기도 하다"고 설명했다.
이어 "이 영화를 과거에 대한 기억이라고 보지 않았으면 좋겠다. 그 열악한 공간에서 살아남아야 했던 어두운 이야기가 아니라 왜 50년이 지난 지금 우리가 이런 이야기를 계속할 수 밖에 없는지, 그들을 뜨겁게 만들었던 것을 기억하는 이유가 무엇인지, 이런 것들을 생각하게 만드는 영화다. 그 열악한 상황에서도 연민을 가졌던 청년에 대한 아름다운 이야기를 담고 있다. 그런 면에서 이 영화는 단순히 무겁기만 한 영화는 아니라고 생각한다"며 작품에 대한 진중한 의견을 밝혔다.
마지막으로, 전태일 열사를 다루는 의미 있는 작품을 다룬 출연진과 감독은 미래의 관객들에게 당부의 메시지를 남겼다.
배우 염혜란은 "나도 어린 아이를 키우고 있고 친구들도 그런데 그들에게 전태일이라는 인물을 어떻게 설명할까 생각할 때 주저하는 부분이 있었다. 비통함과 슬픔이 있었다. 애니메이션이라는 장르를 통해서 훌륭한 교과서가 될 수 있을 것 같고 젊은 사람들에게 귀감이 되는 영화가 되었으면 좋겠다"고 바람을 밝혔다.
이어 홍준표 감독은 "이 시대를 살아가고 있을 태일이들에게 큰 작품이 되었으면 좋겠다"고 훈훈한 메시지를 남겼다.
한편, 영화 '태일이'는 내년 개봉 예정이다. (KBS미디어 정지은)
[사진= 명필름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