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리다. 삶이여 영원하라
프리다 칼로는 화가이기 이전에 고통과 투쟁한 한 명의 '인간'이었다. 픽사 애니메이션 <코코>부터 한국의 뮤지컬까지, 그녀의 이미지는 대중문화 곳곳에 영감을 주어왔다. 다큐멘터리 <프리다. 삶이여 영원하라>는 세계 미술사에 거대한 획을 그은 프리다의 역동적이고도 비극적인 삶을 4K 영상으로 조망한다. 영화의 제목은 그녀가 죽기 직전 마지막 작품에 남긴 문구 'Viva la Vida(인생이여 만세)'에서 따왔다.
멕시코 코요아칸에서 태어난 프리다는 6살에 소아마비를, 18살에는 척추와 골반이 으스러지는 끔찍한 교통사고를 당했다. 평생을 따라다닌 육체적 고통 속에서 그녀가 붙잡은 것은 붓이었다. 병실 침대에 누워 그려낸 자화상들은 자신의 고통을 직시하는 치열한 기록이었다. 여기에 21살 연상의 국민 화가 디에고 리베라와의 만남은 그녀의 삶을 사랑과 배신, 이혼과 재결합이라는 격정의 소용돌이로 몰아넣었다. 영화는 프리다가 남긴 작품과 기록 사진을 통해 그 파란만장한 생애를 추적한다.
그녀가 남긴 143점의 작품 중 자화상이 유독 많은 이유는 병상에 누워 거울 속 자신을 마주하는 시간이 생의 전부였기 때문이다. <두 명의 프리다>에 나타난 정체성의 혼란, <부서진 기둥>에 서린 억겁의 고통은 스크린을 통해 세밀하게 전달된다. 특히 마지막 작품인 수박 그림에 새겨진 '인생이여 만세'라는 글귀는, 47년의 고통스러운 삶을 마무리하며 그녀가 세상에 던진 마지막 외침이자 숭고한 긍정으로 다가온다.
디에고 리베라는 그녀가 떠난 뒤 고통의 흔적이었던 코르셋과 목발을 욕실에 가두고 문을 잠갔다. 50년 만에 열린 그 문 너머의 유품들은 프리다가 감내해야 했던 삶의 무게를 흑백 사진처럼 선명하게 증언한다. 아시아 아르젠토의 안내로 진행되는 이 다큐멘터리는 예술적 성취 뒤에 가려진 인간 프리다의 뜨거운 영혼을 만나는 소중한 기회를 제공한다. #800자리뷰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