넷플릭스가 부산국제영화제 기간에 부산에서 ‘넷플릭스 2025년’의 청사진을 펼쳤다.
4일(금) 저녁, 부산 해운대 파크하얏트부산에서는 ‘넥스트 온 넷플릭스: 2025 한국 영화’ 행사가 열렸다. 방송인 박경림의 사회로 진행된 이날 행사에서는 넷플릭스의 김태원 디렉터가 올 한해 넷플릭스 한국 영화를 돌아보고, 2025년 공개작들을 공개하며 내년도 라인업에 대한 기대감을 키웠다.
이번 ‘넥스트 온 넷플릭스: 2025 한국영화’ 행사에는 넷플릭스를 통해 만나보게 될 <계시록>의 연상호 감독, <고백의 역사>의 남궁선 감독, <굿뉴스>의 변성현 감독, <대홍수>의 김병우 감독, <사마귀>의 이태성 감독, <이 별에 필요한>의 한지원 감독, <84제곱미터>의 김태준 감독이 직접 무대에 올라 작품에 대한 소개를 했다
넷플릭스의 김태원 디렉터는 “한국 영화를 소개하는 가장 중요한 기준은 재미 그리고 시청자다. 영화, 시리즈, 예능 장르와 포맷은 다르지만, 본질의 목적은 하나다. 넷플릭스의 시청자들을 즐겁게 하는 콘텐츠를 만드는 것이 넷플릭스의 가장 중요한 가치와 철학이다.”고 밝혔다.
2020년 <사냥의 시간>을 시작으로 최근 <무도실무관>과 부산국제영화제 개막작으로 선정된 <전,란>까지 총 23편의 영화를 선보인 넷플릭스는 2025년 라인업에 대해 “다양한 스토리와 포맷으로 관객들을 만났던 감독님을 모셔서 작품성을 높이고, 신진 창작자들을 모시면서 신선한 이야기를 만들고자 했다. 내년에는 하나의 장르에 국한되는 것이 아니라 액션, 스릴러, 로맨틱 코미디, SF 그리고 애니메이션 영화까지 다채로운 라인업을 구성했다”라고 밝혔다.
<지옥> 시리즈, <기생수: 더 그레이>의 연출과 <선산>의 제작자로서 넷플릭스와 연이어 호흡을 맞춰 온 연상호 감독은 “<부산행> 이후 CG가 많은 영화들을 해왔는데, CG를 쓰지 않는 영화를 해보고 싶었다. <계시록>은 그 전에 작업했던 방식과 다른 작업 방식의 영화일 것 같다. 시네마적인 무언가를 해보고 싶다는 생각을 했다.”고 밝혔다.
<계시록>은 실종 사건의 범인을 단죄하는 것이 신의 계시라 믿는 목사와, 죽은 동생의 환영에 시달리는 실종 사건 담당 형사가 각자의 믿음을 쫓으며 벌어지는 이야기로 류준열과 신현빈이 출연한다.
<길복순>을 선보였던 변성현 감독은 “넷플릭스와 작업하면서 제일 좋았던 점은 창작자에 대한 지원이 너무 좋다는 것이다. 그리고 해외 시청자들의 리액션을 바로 받아볼 수 있다는 것이 생소하고 신기했다”며 넷플릭스와의 협업에 대한 만족을 드러냈다. 변성현의 감독의 넷플릭스 신작 <굿뉴스>는 1970년 무슨 수를 써서라도 납치된 비행기를 착륙시키고자 한 자리에 모인 사람들의 수상한 작전을 그린 영화로 페르소나 설경구가 주연을 맡았다. “<불한당>이라는 영화로 처음 만나서, 설경구 배우를 빳빳하게 펴겠다는 일념이었다면, 이제 다시 심하게 구기고 싶다는 욕심이 들었다. 이번에 제대로 구겨볼 생각이다”라며 벌써 네 번째 호흡을 맞추는 설경구와의 재회에 대한 기대를 고조시켰다.
이태성 감독은 넷플릭스 영화 <길복순>의 스핀오프인 <사마귀>를 연출한다. <사마귀>는 모든 룰이 무너진 살인청부업계에 긴 휴가 후 컴백한 A급 킬러 '사마귀'와 그의 훈련생 동기이자 라이벌 '재이' 그리고 은퇴한 레전드 킬러 '독고'가 1인자 자리를 놓고 벌어지는 대결을 그린 액션 영화이다. 이태성 감독은 “<길복순>에서 등장하는 이름이 있다. 휴가 간 사마귀와 은퇴한 독고 할배가 거론된다. <길복순>에서 사마귀라는 인물이 등장을 하지 않았지만, 충분히 후속 이야기를 만들 수 있을만한 인물이라고 생각을 했다”라며 <사마귀>의 시작에 대해 밝혔고, <길복순>과는 또 다른 매력을 기대하게 만들었다.
<대홍수>로 넷플릭스와 첫 호흡을 맞추게 된 김병우 감독은 “얼마나 더 재미있는 영화를 만들 것인가가 주어진 하나의 임무라고 생각을 한다. 전 세계 시청자들이 재미있게 봐주셨으면 좋겠다”고 밝혔다. <대홍수>는 대홍수가 덮친 지구의 마지막 날, 인류가 살아남을 수 있는 마지막 희망을 건 이들이 물에 잠겨가는 아파트 속에서 벌이는 사투를 그린 SF 재난 블록버스터로 박해수, 김다미가 주연을 맡았다. 김병우 감독은 “이 영화는 재난으로 끝나지 않는다. 복잡할 수도 있고 단순할 수도 있는 이야기를 재난이라는 장르를 통해 시작해보자는 게 최초의 생각이었고, 후반 작업을 하면서도 시청자들이 어떻게 볼지 두근두근하다”며 설레는 마음을 전했다.
김태준 감독은 <스마트폰을 떨어뜨렸을 뿐인데>에 이어 <84제곱미터>로 다시 한 번 넷플릭스 작품을 연출한다. “첫 작품은 스마트폰을 소재로 했고, 이번 작품은 집을 소재로 하다 보니, 이런 점들이 넷플릭스의 시청 환H 경과 궁합이 잘 맞겠다는 생각을 했고, 상당히 기대를 많이 하고 있다”고 밝혔다. <84제곱미터>는 84제곱미터 아파트로 내 집 마련에 성공한 영끌족 우성이 정체를 알 수 없는 층간소음에 시달리며 벌어지는 예측불허 스릴러이다. “현실적인 소재를 다루다보니, 아파트라는 획일화된 공간의 구조나 마감들을 굉장히 현실적으로 구현을 해내야 된다고 생각했다. 공간들의 현실적인 톤을 놓치지 않으면서 최대한 다채롭게 표현을 해보려고 노력했다”며 현실 스릴러라는 장르적 재미를 선보일 것을 예고했다.
<십개월의 미래>의 남궁선 감독은 신작 <고백의 역사>로 넷플릭스 데뷔한다. <고백의 역사>는 1998년, 열아홉 소녀 박세리가 일생일대의 고백을 앞두고 평생의 콤플렉스인 악성 곱슬머리를 펴기 위한 작전을 계획하던 중, 전학생 한윤석과 얽히며 벌어지는 청춘 로맨스로 공명, 신은수, 차우민, 윤상현, 강미나 등 대세 청춘 배우들이 출연한다. 남궁선 감독은 “아직 세상에 순수하고 좋은 것들이 남아있다는 것을 보여드리고 싶어서 만들고 있는 즐거운 에너지에 관한 영화다. 맑고, 즐겁고, 에너지가 있는 배우들로 캐스팅했는데 그 캐릭터를 연기하기 위해 태어난 사람들 같다. 기대해주셔도 좋을 것 같다”고 밝혔다.
한지원 감독의 <이 별에 필요한>은 우주인 난영과 뮤지션 제이의 세상에서 가장 먼 거리의 롱디 로맨스를 그린 애니메이션 영화이다. 넷플릭스의 첫 한국 애니메이션 작품으로 주목받고 있다. 한지원 감독은 “목소리뿐만 아니라, 애니메이션 동작과 연기에 어떻게 하면 김태리, 홍경 배우의 영감을 받을 수 있을까 고민했다. 애니메틱이라는 과정을 통해 중요한 장면들의 연기를 부탁드렸고, 어떤 씬들은 폭발적으로 리얼한 연기가 나오기도 했다”며 김태리와 홍경이 실사 촬영부터 목소리 캐스팅까지 참여하게 된 제작 과정과 넷플릭스가 선보이는 첫 한국 애니메이션에 대한 관심을 높였다.
한국 영상콘텐츠산업의 근간을 뒤흔들고 있고, 부산국제영화제의 위상까지 위협하고 있는 넷플릭스의 2025년 행보가 ‘한국영화의 미래’에 대한 우려와 기대를 동시에 안겨주고 있다.
[사진=넷플릭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