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C코믹스 <배트맨>에 등장하는 캐릭터 ‘조커’는 ‘배트맨’만큼이나 드라마틱한 존재이다. 토드 필립스 감독은 영화 <조커>(2019)를 통해 아서 플렉이, 조커가 왜 그렇게 반사회적 인물로 투영되는지, 세상 사람들이 그를 어떤 식으로 받아들이는지 세기말적으로 그려낸다. <조커>는 전 세계적으로 10억 달러의 흥행수익을 올렸고, 한국에서는 528만 관객을 불러 모았다. 그리고 팬들의 기대와 우려 속에 5년만에 속편 <조커:폴리 아 되>가 완성되었다. 한국 개봉을 앞두고 감독과 배우가 한국 취재진을 만나는 기회가 주어졌다. 26일 오후, CGV용산아이파크몰에서는 <조커:폴리 아 되>이ㅡ IMAX 버전 상영이 끝난 뒤 화상으로 토드 필립스 감독과 호아킨 피닉스 배우가 연결되었다. 기자들은 5년 만에 돌아온 ‘필립스-피닉스의 조커’의 미래에 대한 궁금증을 쏟아냈다.
Q. 마지막 장면은 기존의 영화들과는 달리 꽉 막힌 결말이라는 생각이 든다. 이런 결말은 처음부터 정해진 것이었나?
▶토드 필립스 감독: “엔딩이 처음부터 결정된 건 아니다. 이야기를 써가는 과정에서는 결론이 어디로 갈지 모른다. 그런 상황에 맡기고 가는 것이다. 첫 번째 영화도 이런 과정에서 나왔었다. 시나리오를 써가면서 둥둥 떠다니는 것은 있긴 했다.”
Q. 뮤지컬 요소가 강하다. 노래를 선정하는 과정은 어땠는지. 호아킨 배우는 음악 트레이닝을 어떻게 받았는지.
▶토드 필립스 감독: “호아킨과 만나 아서에 대한 이야기를 많이 나눴다. 전편에 나오는 아서는 모든 것이 어설프고, 어색하고, 외톨이지만 로맨틱한 부분도 있고, 그의 머리엔 항상 음악이 연주된다. 화장실에서 노래하고 계단에서 춤은 춘다. 속편을 하게 된다면 그런 로맨스가 표출되게 하고 싶었다. 자연스럽게 춤과 노래가 확장된 것이라 보면 된다. 아서의 노래는 엄마와 아파트에 함께 살 때 들었던 것이다. 사랑과 관련된 노래일 것이다. 음악을 사용해서 대화를 하는 것이다.”
▶호아킨 피닉스: “노래 장면에서는 많은 사람의 도움을 받았다. 보컬 코치에게도. 프랭크 시나트라나 새미 데이비스 주니어의 곡을 선정하면서 결정할 게 있었다. 아서가 이 노래로 공연하는 게 그들만큼 부드럽게, 완벽하게 할 수는 없다. 어설프게 해야 하는 게 맞다. 방향성이 설정되고 나서는 아서의 진정한 목소리를 찾아가기로 했다. 조커의 노래는 어디서 들어가야 할지 구상할 수 있었다. 레이디 가가는 노래를 너무나 잘한다. 처음 라이브로 하자고 제안했을 때 말도 안 된다고 했었다. 불편하면 그러지 않아도 된다고 했지만 생각해 보니 좋을 것 같았다. 매끄럽게 들리지 않아도 자연스럽게, 감정을 잘 살릴 수 있도록 라이브로 하기로 했다.”
Q. 감독은 장르물이나 시리즈는 하지 않겠다고 했는데 <조커>2가 나왔다. 조커 시리즈에 매료된 부분이 있다면.
▶호아킨 피닉스: “토드 감독이 캐릭터에 대해 설명했다. 왜 조커의 이야기를 원하는지. 정말 감동스러웠다. 각본이 너무 좋았다. 그렇게 개발이 진행되었다. 이 캐릭터는 깊이가 있다. 이 영화는 전편부터 시작해서 한 번도 지루한 적이 없다. 토드와 전화해서 내일은 어떻게 할지, 다음 씬은 어떤 식으로 할지 끊임없이 이야기 나눴다. 리액션이 흥미로웠다. 이게 안 끝났으면 좋겠다고 서로 생각했다. 캐릭터를 갖고 더 풀어나갈 이야기가 많다고 생각했다.”
Q. 전편을 생각해 보면 비극적 인물이 주는 사회적 악영향에 대한 반성이나 성찰의 느낌이 든다. 2편을 만들게 된 이유 중에 그런 게 있는지. 그리고, ‘조커’와 ‘아서 플렉’에 대해.
▶토드 필립스 감독: “전편이 공개되고 나서 사회적 영향에 대한 이야기가 있었던 것은 사실이다. 그런 반응을 보고 이번 작품 만든 것은 아니다. 물론 어떻게 보면 간접적인 영향은 있겠지만 의식적으로 만든 것은 아니다. 그런 건 어려운 일이다. 이번 작품을 엔딩은 각본을 쓸 때부터 생각한 것이다. 그렇게 하는 게 맞는다고 본다. 그에게는 두 가지의 자아, 정체성이 있다. 그걸 찾는 것이 맞는다고 본다.”
Q. 조아킨 피닉스는 이번 역할을 위해 엄청난 감량을 했다. 탭댄스도 배워야했을 것 같은데..
▶호아킨 피닉스: “아서는 오프닝에서 안 좋은 상태를 보여줘야 했기에 전편 때보다 더 감량했다. 춤은 하루 두 시간씩, 두 달 정도 연습했다. 텐션과 에너지를 보이도록 하는 게 어려웠다. 1편에 이어 마이클 아놀드 안무가와 연습했다. 어렵고 답답하기도 했다. 몸이 맘대로 따르지 않으니 힘들었다. 그래도 성취감이 있었다. 내가 탭댄스 하는 동안에는 레이디 가가는 손가락이 피가 나도록 피아노를 연주하고, 목에 핏대가 나오도록 노래를 불렀다. 그 에너지를 받아 열정을 내보였다.”
Q. 조아킨 피닉스는 최고의 조커 연기를 선보였는데.
▶호아킨 피닉스: “조커는 다른 배우도 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 이 캐릭터는 무궁무진한 잠재력을 갖고 있다. 조커는 다른 사람도 연기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
▶토드 필립스 감독: “조커라는 캐릭터는 배우들이 감독들이 해석할 여지가 많다고 생각한다. 그래서 저희들도 시도한 것이다.”
Q. 레이디 가가의 연기에 대해.
▶토드 필립스 감독: “처음 각본을 쓸 때는 레이디 가가를 생각한 것은 아니었다. 그런데 반 정도 썼을 때 그런 생각이 들었다. 이 영화는 음악적 요소가 많은 부분을 차지하니, 배우도 음악적 자질이 있어야할 것 같았다. 레이디 가가가 그런 배우이다. 캐릭터 자체가 연기도 잘해야 한다. 그런데 글로벌 슈퍼스타가 이런 취약한 캐릭터를 보여줄 수 있을까. 너무나 아름다운 목소리를 가진 사람인데 취약한, 나약함까지 잘 연기했다.”
▶호아킨 피닉스: “레이디 가가와 같이 연기하는 것이 너무 편했다. 믿을 수 없을 정도로, 100프로 쏟아 붓는 배우이다. 한번 하기 시작하면 건드릴 수가 없을 정도로 열심히 한다. 레이디 가가는 이번 작품에서 불안함. 취약함. 자연스러움 등 다양한 모습을 보여준다. 거기에 열정도 불이 난다. 둘의 관계가 폭발적으로 보이는 것은 그런 레이디가가의 대단함이 깔려 있기 때문일 것이다.”
30분의 짧은 화상 인터뷰를 마치면 토드 필립스 감독과 호아킨 피닉스 배우는 입을 모아 “직접 한국을 잦지 못해 아쉽다. 언젠가 직접 찾아보고 팬들에게 감사드리고 싶다. 최고의 몰입도를 보여주는 영화가 될 것이다”고 말했다.
영화 <조커: 폴리 아 되>는 10월 1일 개봉한다.
[사진=워너브러더스 코리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