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로 29회째. 내년이면 이립(而立)의 고지에 올라선다. 해운대 일대에서 열리는 부산국제영화제(BIFF)이다. 박광수, 이용관, 김지석 등 열혈 영화청년들이 “우리도 할 수 있다”며 김동호 위원장을 옹립하여 해운대 모래밭에서 세계적 영화제의 꿈을 키운 지 30년이 안 되어 이제 부산국제영화제는 세계영화제 관계자들이 인정하고, 한국의 영화팬들이 가장 가보고 싶어하는 꿈의 영화제가 되었다. 올해 영화제는 10월 2일(수)부터 11일(금)까지 열린다.
영화제 개막을 한 달여 앞두고 오늘(3일) 오전에는 부산에서, 오후에는 서울에서 영화제 개최관련 기자회견이 열렸다. 서울에서의 행사는 오후 3시 30분, 서울 중구 대한상공회의소 의원회의실에서 열렸다. 이 자리에는 박광수 이사장, 박도신 집행위원장권한대행, 김영덕 마켓위원장, 남동철 수석프로그래머가 참석하여 영화제 올해 영화제 개요와 준비상황에 대해 밝혔다.
박광수 BIFF이사장은 “작년 큰 내홍을 겪었지만, 영화제를 사랑하는 많은 분들의 열정과 지원으로 잘 극복하고 영화제를 무사히 끝낼 수 있었다."며 " 올해 영화제가 차질 없이 진행되도록 노력했다.”고 밝혔다.
올해 영화제에는 63개국에서 초청된 224편의 공식초청작과 커뮤니티비프 상영작 55편을 포함하여 모두 279편의 영화가 7개 극장 28개 스크린에서 상영된다. 공식 상영작은 작년(209편)에 비해 8% 늘어났다. 국고보조금이 지난해에 비해 절반으로 줄었지만 자체 재원조달 노력으로 아시아 최고 영화제의 위상을 지키려고 했다고 영화제 측은 밝혔다.
개막작은 김상만 감독의 <전.란>이 선정되었다. 박찬욱 감독이 제작과 각본에 참여하여 화제가 된 <전.란>에서는 권세 높은 무신 출신 양반가의 자제와 몸종이 왜란을 겪은 뒤 벌어지는 격동의 드라마가 펼쳐진다. 노비의 난이 일어나고 두 사람은 서로에게 칼끝은 겨루게 된다. 강동원, 박정민, 차승원, 김신록, 진선규, 정성일의 선 굵은 연기가 기대된다. 감독은 <해가 서쪽에서 뜬다면>(1988)의 미술감독으로 영화계에 입문하여 <걸스카우트>,<심야의 FM>을 연출한 김상만 감독이 맡았다. 넷플릭스 오리지널이 부산국제영화제 개막작으로 선정된 것은 처음이다. 이에 대해 박도신 프로그래머는 "넷플릭스 때문에 고민하지는 않았다. 작품 자체로 선정했다. 대중성, 관객들이 얼마나 좋아하고 즐길 수 있는지에 따라 판단했다."고 밝혔다.
폐막작은 싱가포르 에릭 쿠 감독의 <영혼의 여행>이다. 카트린느 드뇌브와 사카이 마사아키, 타케노우치 유타카 등이 출연하는 프랑스, 싱가포르, 일본 합작영화이다.
부산국제영화제에서 주목받는 갈라프레젠테이션 섹션에서는 <그랜드 투어>(미겔 고메스), <뱀의 길>, <클라우드>(구로사와 기요시 감독), <보르도에 수감된 여인>(파트리샤 마쥐이 감독), <풍류일대>(지아장커)가 영화매니아의 기대감을 높인다.
부산국제영화제의 주요 볼거리가 된 ‘온스크린’ 섹션에서는 올해도 풍성한 OTT 작품이 소개된다. 넷플릭스 작품으로는 연상호 감독의 <지옥 시즌2>를 비롯하여 <스포트라이트는 나의 것>, <이별, 그 뒤에도>가, 디즈니플러스의 <강남 비-사이드>, 그리고 티빙의 <내가 죽기 일주인 전>, <좋거나 나쁜 동재>가 월드프리미어로 소개된다.
2023년 영화팬의 곁을 떠난 배우 이선균을 기리는 특별 행사도 마련되었다. ‘고운 사람, 이선균’ 섹션에서는 <기생충>, <끝까지 간다>, <우리 선희>, <파주>, <행복의 나라>와 함께 드라마 <나의 아저씨>의 다섯 번째 에피소드(5화)가 특별히 스크린에서 상영될 예정이다.
올해 칸 영화제에서 소개된 김량 감독의 다큐멘터리 <영화 청년, 동호>도 시선을 끈다. 부산국제영화제의 초석을 다진 김동호 전 이사장의 영화인생을 반추하는 작품이다.
한편 올해 개막식에서 진행되는 ‘올해의 아시아영화인상’은 일본의 구로사와 기요시 감독에게 주어진다. 그리고 ‘한국영화공로상’은 고(故) 이선균 배우에게 바쳐진다.
올해 BIFF에서도 해운대 일대에서는 수많은 은막의 스타들을 조우할 수 있을 것 같다. 현재 초청이 확정(진행)된 게스트는 구로사와 기요시, 주동우, 에릭 쿠 감독, 미겔 고메스 감독, 지아장커 감독, 자오타오, 마츠시게 유타카, 모흐센 마흐말바프 감독, 허안화 감독, 가가연, 니시지마 히데토시 등이다.
영화제 부대행사로 ‘2024 아시아 콘텐츠어워즈 & 글로벌OTT어워즈’가 10월 6일(일) 18시 영화의전당 야외극장에서 열린다. 올해에는 16개국 201편의 작품이 출품되어 치열한 콘텐츠대전이 펼쳐질 예정이다. 특히 피플스초이스상이 신설되어 팬들의 기대가 높다. 김영덕 위원은 '피플스초이스'상에 대해 "관객과 대중의 관심이나 의견을 반영할 수 있는 방식을 생각하면서 키노라이츠와 투표방식 상을 만들었다. 후보군이 좁혀지는대로 9월 중에 사이트가 열릴 것이다."고 밝혔다.
A24의 <시빌 워>(알렉스 가랜드 감독)도 오픈시네마 섹션에서 소개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