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든 죄를 뒤집어쓰고 교도소에 들어갔던 전직 경찰 수영이 출소 후 오직 하나의 목적을 향해 직진하는 이야기를 그린 영화 <리볼버>가 14일(수) CGV 용산아이파크몰에서 정우성 배우, 오승욱 감독이 함께한 GV를 성황리에 마쳤다.
주성철 씨네플레이 편집장의 진행으로 정우성 배우, 오승욱 감독과 함께 작품에 관한 풍성한 대화를 나누었다. 영화 <아수라>, <헌트> 등 사나이픽처스와 연이 깊고, 평소 오승욱 감독의 작품을 좋아해 GV에 참석하게 됐다는 정우성은 “감독님과 전도연이 쓴 짧은 시 한 편을 본 것 같다”며 “오승욱 감독님의 작품은 꼭 소설을 읽는 것 같다. 문장의 행간을 수없는 상상력으로 채워 넣고 공감하고 질문할 수 있는 그런 완성도 높은 시나리오를 써내는 거 같아서 부럽다”라며 연출자로서, 팬으로서의 진심을 고백했다. 오승욱 감독은 “이런 극찬을 받아도 되나 몸 둘 바를 모르겠다”며 장내를 훈훈하게 만들었다.
가장 기억에 남는 장면이 무엇이냐는 주성철 편집장의 질문에 정우성은 “교도소 밖에 서 있을 때 전도연의 얼굴에서 이미 다 끝난 것 같다”라고 답했다. 이어 “<리볼버>를 보고 전도연의 연기에 감동을 받았다. 정윤선 역의 임지연은 시시각각 표정이 달라지더라. 배우의 관점에서 볼 때 하고 싶은 연기를 너무나도 정확하게 구현했고, 지창욱은 해야 할 연기를 한 것 같다. 앤디를 표현하기 위해서 무엇이 필요한지 어떤 호흡이 필요한지 잘 알고 있다”며 배우들의 연기 성찬에 엄지를 치켜세웠다.
정우성은 “임석용은 어떤 비밀을 가지고 있는데 그 위태위태하고 불안한 느낌을 잘 감추고 있는 듯했다”며 <리볼버>의 재미를 배가시킨 임석용으로 활약한 절친 이정재에도 감탄을 표현했고 오승욱 감독 역시 “이정재는 내가 원하는 캐릭터의 느낌을 100% 이상으로 해주었다. 비리 경찰이 가진 외로운 늑대 같은 느낌, 감정을 꾹꾹 눌러 담고 있는 캐릭터를 잘 표현해주어 고마웠다”고 덧붙여 눈길을 끌었다.
정우성은 “전작 <킬리만자로>도 <리볼버>도 주인공이 비리 형사다. 어떤 동기로 그런 캐릭터들을 통해 삶의 위태로움을 그리려고 했는가”라며 영화의 본질에 대한 질문을 던지기도 했다. 오승욱 감독은 “죄를 지었던 인간이 좀 더 나은 인간이 되려고 발버둥치다가 더이상 죄를 짓지 않게 되는 모습이 인간의 가장 아름다운 순간이라고 생각한다. 현대 사회에서 죄와 가장 가까이 있으며 갈등을 겪는 형사 캐릭터를 통해 그런 이야기를 완성도 있게 하고 싶었고, <리볼버>가 그런 생각에 가장 많이 다가간 작품”이라며 영화의 의미를 되짚었다.
<리볼버>에서 주요하게 다루고 있는 약속에 대한 이야기도 이어졌다. 정우성은 “마지막 방파제 신에서 꽁치구이 노점 주인은 하수영이 건넨 돈다발에서 딱 한 장만을 챙긴다. 여기서도 ‘딱 약속된, 정당한 나의 것만 받으면 돼’ 하는 의미가 잘 표현된 것 같다”고 해석했고 오승욱 감독은 “약속은 하수영에게 투명 인간에서 보이는 인간으로 갈 수 있는 단 하나의 동아줄이었을 거다”라고 덧붙여 관객들의 깊은 공감을 자아냈다. 영화의 클라이맥스가 벌어지는 절 화종사에 대해서 오승욱 감독은 “그레이스나 앤디 같은 도시에서 잘 닦인 길들만 오가던 사람들이 갑자기 산속이라는 어처구니없는 공간에 와서 어처구니없는 행동들을 저지르는, 그들이 당당하게 뽐내며 살아오던 것들이 다 약점처럼 되어버리는 공간이었으면 좋겠다고 생각했다”고 이야기해 관객들의 호기심을 충족시켰다.
[사진=플러스엠엔터테인먼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