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일 개봉하는 영화 <노 웨이 업>(원제: No Way Up)은 피서지로 떠나는 승객을 가득 태운 여객기가 바다에 추락하고, 상어가 여객선 안으로 들어오는 절체절명의 순간, 에어포켓(에어로크)에 갇힌 생존자들이 필사의 탈출을 시도하는 작품이다. <조스>이래로 여름영화의 메인 빌런이 된 상어영화는 심심찮게 만들어진다. 메이저 스튜디오의 꽤 잘 만든 영화도 있지만 대부분이 적당히 만든 심심풀이, 팝콘 무비이다. <노 웨이 업>은? 산소가 떨어지고, 비행기는 더 바닥으로 미끄러지고, 피 냄새를 맡은 상어가 날뛰고 있으니 빨리 선택해야할 듯하다. 탈출여부를.
LA공항(LAX)에서 멕시코 로스 카보스로 가는 비스타항공 여객기에 탑승객들이 하나둘 모인다. 피서지에서 놀 생각으로 흥분한 젊은이도 있고, 할아버지 할머니와 함께 여행 떠나는 어린 소녀도 있다. 공항을 배경으로 한 영화라면 다양한 인물이 등장하여 '그랜드호텔'식 사연을 담겠지만 이 영화에서는 주요 인물이 몇 안 된다. 어쨌든 주지사의 딸 에이바가 남친과 친구, 그리고 특이하게도 딸을 걱정하는 주지사 아버지가 딸려 보낸 경호원이 이 비행기에 탑승한다. 비행기는 이륙한 지 얼마 되지 않아 새 떼가 엔진에 휘말려 들어가고, 엔진에 불이 붙고, 결국 바다로 추락한다. 순식간에 바다에 떨어진 비행기는 이제 바다에서의 생존 사투극으로 변한다. 해저바닥에 아슬아슬하게 붙은 비행기, 충격으로 뜯겨나간 비행기 속으로 바닷물과 함께 상어들이 유영하기 시작한다. 이제 비행기 뒷부분에 앉아 있다가 가까스로 살아남은 승객들은 에어포켓(에어로크)의 남은 공기에 의존하며 생존의 길을 모색한다.
<노웨이업>은 비행기 재난극에 '상어' 해양스릴러를 합친 영화이다. 공항에서의 사연과 비행기 승격의 이야기는 최소화하고 추락으로 이야기가 급진행한다. 그래서 이 영화는 '상어영화'(샤크 무비)임에도 불구하고 비치 풍광은 등장하지 않는다. 꽤나 독특한 컨셉트의 영화인 셈. 서둘러 비행기를 추락시키고, 소수의 생존자를 빨리 선택했기에 재앙에 직면한 인간군상의 잡다한 드라마는 생략된다. 그래도 '짜증이', '슬픔이', '극분노' 캐릭터가 적절히 안배되어 있어서 좁은 공간에서, 충분한 갈등을 만나볼 수 있다.
비행기가 추락했고 신호가 끊겼으니, 수색대가 출발할 것이고, 드넓은 바다에 대해 수색이 시작될 것이다. 추락한 비행기의 부서진 뒷자리에 남은 공기로 얼마나 버틸 수 있을까. 이제 그 시간을 연장하기 위해 화물칸에 실렸을 '스쿠버 장비'를 찾기 위한 상어와의 사투가 펼쳐질 것이다. 그리고, '헬기 타고 날아와서 와이어 타고 내려와서 상어에게 물어뜯긴' 구조대가 떨어뜨린 산소통을 찾기 위한 사투도 함께 펼쳐진다.
'샤크 무비'에선 상어는 언제나 어두운 바다 속, 탁한 물속에서 부드럽게 유영하더니 갑자기 나타나서 이빨을 드러내고, 덥석 물어버린다. 이제 이런 CG는 너무 초보적이다. 그리고, <노웨이업>은 결정적으로 '상어영화'이면서 상어가 그렇게 인상적이지 않다. 장애물 경기에 등장하는 수많은 장애물의 하나일 뿐이다. 그렇다고 나머지 장애물이 타격감이 있는 것도 아니다. (필사의 생존극을 펼치는 캐릭터에게는 미안한 말이지만)
결국, 누가 살아남을지는 대략 짐작할 수 있다. 그나마 교훈이 있다면? 비행기 탈 때 산소통을 들고 탈 수는 없을 것이다. 최악의 상황에 대비하여 간단한 지혈법이나 인공호흡법, 생존수영은 익혀둬야 할 것 같다. 그리고, 여러 사람이 있을 때 찡찡 거릴 시간에 선반의 가방을 뒤져 생존도구라도 하나 찾는 게 더 도움이 된다는 소박한 교훈을 안겨준다. 상어가 싫어하는 물방울(기포) 아이디어를 낸 사람은 여자아이다.
<노 웨이 업>에서는 극한의 상황에서도 농담을 한다. 상어의 공격으로 다리 한 쪽을 잃은 친구에게. "그래도 감량에 성공했어. 넌 더 가벼웠졌어!" 같은. 누가 살아남았을까. 굳건한 의지를 가지면 살아남는다.
▶노 웨이 업 (No Way Up) ▶감독: 클라우디오 파 ▶출연: 소피 매킨토시, 예레미아스 아무레, 윌 애튼버러, 마누엘 퍼시픽, 필리스 로건, 콤 미니, 그레이스 네틀 외 ▶배급: 스튜디오 에이드 ▶개봉:2024년 6월 19일/ 15세이상관람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