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화작가 서유정의 전시가 서울시 종로구 사이아트스페이스에서 진행되고 있다. 이번 전시의 타이틀은 ‘이형체계(異形體系)’로 ‘차이(差異)가 생기는 가상질서’에 관한 작품세계를 선보이고 있다. 현실과 환상의 경계에서 몽타주적 이미지 구상방식을 적용하고 있는데 작가는 이미지의 본질은 궁극의 ‘형’을 창조하거나 생각이나 상상으로 추론된 소스들에만 있는 게 아니라 이 다양한 요소들이 결합되는 방식에 있다고 설명한다.
‘차이(差異)가 생기는 가상질서’
서로 동질화되지 않는 대립적 차이를 지니면서 그것들 사이의 분해 불가능한 거리를 종합하고 규정하는 것, 이것으로 회화의 여정은 시작된다. 각기 상이한 배경(상황)에서 서로 관련이 없는 대상들을 재구성하고 시각화하는 과정은 ‘내인성(內因性)’인자와 ‘외인성(外因性)’인자로부터 유래한 것이다. 이는 동식물의 자생적인 활동주기가 포함된 생물학적 노화나 변이의 과정으로 정상조직 형태로부터의 이탈, 또는 정상과는 다른 이상증식을 나타내기도 한다. 한편, 사회, 과학, 역사를 아우르는 집단적인 외부로부터의 타격에 의해 다차원의 다양체 공간-순수사건의 시간(과거), 특이성의 시간(미래)-을 형성한다. 이는 가상적 공간의 양상을 형상화한 것으로서, 단순 절단된 부분을 재조합 하는 데에 그치지 않고 또 다른 독립된 모습을 보이거나, 일상적인 실상을 환기시키는 복잡한 관계를 보이기도 한다.
그것은 미결정성의 의미와 시공간이 발생하는 근원적 차원으로 무의미나 비생산이 아니라, 본질적으로 창조적인 의미와 시공간을 생산하는 차원이다. 불완전한 상태로 유보(留保)된 단편화된 조각들은 각기 다른 단편들과의 상관관계를 통해 보충될 수 있으며 예상치 않았던 의외성의 조합으로 인해 시적해석이 다시 개입되는 것이다. 결과적으로 다양한 측면의 지각적 차원에서 가상의 차원을 회화적 시공간 안에 담아내고자 한 것이다. 단편들에 의해 조직된 통일된 전체를 나타내는 것, ‘가상’의 실재를 회화적으로 실현하고 있는 것이다.
홍익대 미대를 나온 서유정은 Pratt Institute 회화과 대학원 졸업했고 1997년 ‘Collagraphy Show’ 를 시작으로 2020년 ‘이형체계’ 까지 20회의 국내외 개인전을 가진 작가이다.
[이미지 = 천길피고름껴안고오만한광기는위태로운일인가, 바람인줄모르고웃자란꽃잎이부풀어/ 서유정 작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