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휴먼 다큐 <안녕, 미누>(감독:지혜원)가 5월 20일 세계인의 날에 맞춰 개봉한다. ‘세계인의 날’은 지난 2007년, 국민과 재한외국인이 서로의 문화와 전통을 존중하며 더불어 살아가는 사회를 위해 국가가 제정한 날이다.
개봉을 앞두고 주인공 미노드 목탄(Minod Moktan)이 활약한 한국 최초 다국적 밴드 ‘스탑 크랙다운’의 활약상과 멤버들을 전격 공개했다.
<안녕, 미누>는 함께하는 세상을 꿈꾸며, 손가락 잘린 목장갑을 끼고 노래한 네팔사람 미누의 이야기를 담은 작품. ‘스탑 크랙다운’은 2003년 고용허가제를 도입한 정부가 미등록 이주노동자들을 대대적으로 단속·추방하던 시기에 전격적으로 결성된 한국 최초 다국적 밴드다.
당시 추방의 공포와 절망으로 이주노동자들이 목숨을 끊는 일이 잇따르자 이주노동자들은 명동성당과 성공회성당에 모여 농성했다. 그해 11월 15일 성공회성당에서 만난 미누와 소모뚜·소띠하(미얀마) 등이 다국적밴드 ‘스탑 크랙다운’(Stop Crackdown·단속을 멈춰라)을 주도적으로 결성한 것. 밴드의 초기 멤버는 네팔 출신인 ‘미누’(보컬)와 미얀마 출신 ‘소모뚜’(기타)와 ‘소띠하’(베이스), ‘꼬네이’(드럼), 인도네시아 출신 ‘해리’(키보드)였으나 2005년 ‘꼬네이’가 본국으로 떠나면서 한국인 ‘송명훈’이 드럼으로 합류했다. 이들은 이주노동자들은 물론 국내 전국 곳곳 사회적 약자의 권익을 위한 다양한 투쟁과 축제의 장이라면 어디서든 함께 연대하며 노래를 불렀다.
<안녕, 미누>의 주인공이자 ‘스탑 크랙다운’의 보컬 ‘미누’는 공연할 때마다 손가락이 잘린 빨간 목장갑을 끼고 마이크를 잡았다. 정부의 폭력적인 단속에 저항하다 11명의 이주노동자들이 목숨을 끊는 사건 속 이주노동자 권리에 눈뜬 ‘미누’는 한국말 구호를 따라 하지 못하는 동료 농성 단원들을 위해 밴드를 결성했다. 목장갑은 한국인들이 외면하는 일을 하며 한국을 바닥부터 지탱하는 이주노동자들을 상징했다.
5월 20일 개봉하는 <안녕, 미누>는 2009년 ‘미누’의 강제추방으로 기약 없는 휴식기에 들어갔던 ‘스탑 크랙다운’의 4천 킬로미터가 떨어진 네팔에서 펼쳐진 꿈같은 하룻밤의 재결합 공연을 담았다. 앞서 2015년 네팔에서의 재결합을 계획했지만 그 해 발생한 대지진으로 인해 무산되고 말았다. 이후 ‘미누’의 한국 방문 기회마저 무산되자 멤버들이 직접 나서 공연을 섭외하고 기획했다.
곰팡이가 펴버린 악기 케이스와 기타가 몇 줄인 지 기억도 나지 않을 만큼 지나버린 세월 속 3개월 간의 피나는 연습과 화상통화를 이용한 회의 끝에 1000여 석의 네팔 공연장에서 단 하룻밤 영화보다 더 영화 같은 공연이 펼쳐졌다. 이주노동자가 될 네팔 청년들과 이주노동자로 가족을 떠나보낸 네팔 주민들로 공연장은 가득 찼고, 이주노동자의 삶을 고스란히 닮은 한국 노랫말이 울려 퍼졌다.
함께하는 세상을 노래했던 빨간 목장갑의 보컬 ‘미누’ 그리고 밴드 ‘스탑 크랙다운’의 하룻밤 꿈같은 공연을 담은 <안녕, 미누>는 오는 5월 20일 전국 극장에서 개봉한다. (KBS미디어 박재환)
[사진 = 영화 '안녕,미누' 스틸]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