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찬욱 감독이 감독, 각본, 크리에이터로 참여한 HBO 오리지널 시리즈 <동조자>(원제:The Sympathizer)가 지난 주 쿠팡플레이를 통해 1화가 공개되었다. <동조자>는 베트남 출신의 작가 비엣 타인 응우옌의 첫 소설이다. 첫 소설이 세계적 베스트셀러가 되었고, 박찬욱 감독에 의해 드라마로 만들어진 것이다. 작품은 1975년 베트남이 패망하고, 즉 베트콩에 의해 베트남이 통일되는 시점에서 펼쳐지는 이야기이다. 주인공 ‘대위’는 (남부) 베트남에 잠입한 북측(베트콩)의 스파이이다. 전쟁 말기, 베트남의 비밀경찰의 지휘자 ‘장군’의 부관으로 암약하며 위험한 임무를 수행하고 있었다. 그는 누구이고, 전시에 어떤 임무를 행했는지, 전쟁이 끝나고 나서 어떤 운명을 맞이하는지 7부작에서 드라마틱하게 그려진다.
[Previous Story 1회 ‘Death Wish’] 미국에선 이 전쟁을 베트남전이라 부르고, 베트남에는 미국전이라 부르는 이 전쟁에 대한 기원과 의미를 잠깐 소개한다. 프랑스로부터의 오랜 식민지 통치를 물리친 북부 공산주의 세력(베트콩)과 미국의 지원을 받는 남부 사이에 피비린내 나는 전쟁이 펼쳐진다. 전쟁은 두 번 펼쳐진다고 한번은 전장(戰場)에서, 또 한번은 기억에서. 이제부터 기억속의 전쟁이 펼쳐진다. 첫 장면은 주인공 ‘대위’(호아 쉬안데)의 상황. 그는 수용소 독방에 갇혀 책상에 앉아 자술서를 거듭해서 쓰고 있다. 그가 전쟁 당시 무슨 일을 했는지 기억을 되새긴다. 이 이야기는 그의 자술서이며, 그의 기억이며, 그의 전쟁이다.
“나는 스파이, 고정간첩, 밀정이다. 두 얼굴의 남자이다. 모든 일들의 양면을 보는 저주를 받았다.”
그는 베트남 치안 총책임자인 ‘장군’의 신뢰받는 부관으로 암약 중이다. 이름도 없이 오직 ‘대위’로만 불린다. ‘대위’는 ‘장군’의 신뢰를 받았고, 미 CIA요원 클로드(로버트 다우니 주니어)의 지원 하에 은밀하게 ‘베트콩의 임무’를 성실히 수행 중이다. 한번은 ‘남부 비밀경찰명단’을 빼돌리는 작전에서 정체가 드러날 뻔하지만 ‘여간첩’의 희생으로 무사히 넘어간다. 그리고, 결국 남부 베트남이 패망하고, 장군과 장군의 가족, 그리고 미군에 끈을 대고 있는 모든 ‘선택받은’ 베트남인들은 공항으로 달려가 마지막 ‘군용기’에 올라탄다. 베트남에 머물고 싶었던 ‘대위’도 ‘미국으로 도망가는 장군’의 뒤를 쫓아 끝까지 감시하라는 지시에 따라 그 비행기에 가까스로 올라탄다. 다시, 수용소 좁은 감옥 안. ‘대위’는 어디선가 들려오는 노래 소리에 귀를 기울인다. 델 쉐넌이 부른 ‘’Runaway‘이다.
1부에서 위험한 임무를 맡은 ’대위‘가 ’CIA요원‘을 만나는 곳은 찰스 브론슨 주연의 <데드 위시>(Death Wish,1974)가 상영 중인 극장 앞이다. 일반 관객의 출입을 막은 채 그 안에서는 ’생포한 베트콩 간첩‘을 심문한다. 영화 ’데드 위시‘는 맨해튼에서 행복하게 살던 찰스 브론슨 가족에게 생긴 끔찍한 범죄를 담고 있다. 어느 날 세 명의 강도가 아파트에 침입, 아내를 폭행하고 딸을 성폭행한다. 아내는 죽는다. 평범한 건축가였던 찰스 브론슨은 이제 총을 들고 직접 악을 응징하기 위해 나선다. <동조자> 원작소설에는 이런 이야기는 없다. ’박찬욱다운‘ 스토리 확장이다. 영화에서는 ’대위‘는 ’죽음의 갈망‘Death Wish 대신 “제게 필요한 것은 ’삶의 갈망‘”이라고 말하는 장면이 있다.
1부 마지막을 장식하는 필사의 탈출 장면은 1975년 4월 29일 이뤄진 탄손누트(TAN SON NHUT) 공군기지의 아수라장을 보여준다. 소설은 훨씬 엉망진창으로 묘사된다. 미군과 위험에 처한 베트남인을 헬리콥터로 대피시키는 '빈번한 바람'(Frequent Wind) 작전이 마지막으로 행해진다.
[2화 ’Good Little Asian‘] 오늘(22일) 공개되는 2화에서는 베트남을 탈출한 ‘대위’가 미국에 정착하기 시작하면서 동시에 공산주의 스파이 활동을 이어가는 모습이 그려진다. 남베트남 비밀경찰의 ‘장군(또안 레, Toan Le)’은 베트남 난민들 사이에 스파이가 있다고 의심하고 두더지 색출에 열을 올려 ‘대위’의 불안한 앞날을 예고한다. 로버트 다우니 주니어의 본격적인 1인 4역도 시작된다. 1화의 CIA 요원과는 180도 다른 유쾌한 캐릭터로 등장하며 파격적인 변신을 예고한다. 또한, 산드라 오가 아시아계 미국인 ‘소피아 모리’로 등장, ‘대위’와 미묘한 관계를 형성하며 이후 어떤 이야기가 펼쳐질지에 대해 궁금증을 더한다.
[사진=HBO/쿠팡플레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