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5회 전주국제영화제가 국제경쟁 부문 선정작 10편을 공개했다.
제25회 전주국제영화제의 국제경쟁 부문은 첫 번째 혹은 두 번째 장편영화를 연출한 감독들의 작품 중에서 아시아 최초로 상영되는 작품을 엄선해 소개하는 섹션이다. 지난해 11월 8일(수)부터 올해 1월 3일(수)까지 공모를 진행해 81개국 총 747편을 접수했으며 예심을 거쳐 총 10편의 본선 진출작을 선정했다.
심사위원을 대표하여 전진수 프로그래머는 “전체적인 경향에서 눈에 띄는 점을 꼽자면, 코로나 팬데믹 시기를 겪으며 제작된 작품들이 많았다는 점이다. 팬데믹 이전에 기획했던 영화들도 팬데믹으로 인해 제작기간이 늘어날 수밖에 없었고, 적은 수의 출연진, 최소한의 로케이션 등 제작환경의 한계를 보여준 작품들이 많았다.”라며 예년보다 143편이나 증가해 역대 최다를 기록한 출품작들에 대한 아쉬움을 보이면서도 “하지만 그런 어려운 환경에도 불구하고 자신만의 영상 언어로 세상을 바라보고 표현하려는 노력을 기울인 창작자들이 많았다는 점에서 출품한 모든 감독들에게 경의를 표한다.”라고 말하며 올해 선정작들에 대한 감사를 표했다.
극영화 8편 중 프랑스의 배우이자 감독인 장 밥티스트 뒤랑의 장편 데뷔작 <쓰레기장의 개>는 친구를 개(도그)라 부르는 미랄레스와 도그, 두 소년의 우정과 성장을 그린 작품이다. 작년 ‘월드시네마’ 세션에서 소개된 <트렌케 라우켄>(2022)의 프로듀서인 아르헨티나의 잉그리드 포크로펙의 장편 데뷔작인 <메이저 톤으로>는 어린 시절 사고로 팔에 금속판을 달게 된 14살 소녀 아나의 겨울철 환상적인 성장을 보여줄 예정이다.
기후활동가이자 트럼펫에 재능이 있는 18살 소녀 트리네의 성장을 그린 <연습>은 노르웨이의 로렌스 페롤 감독의 데뷔작으로 외딴 로포텐 제도에서 1,500km가 넘는 거리가 떨어진 수도 오슬로까지 자신의 신념을 지키기 위해 히치하이킹으로만 가는 무모한 여정을 선보인다. 촬영감독 출신인 싱가폴의 숀 네오 감독의 데뷔작인 <끝없는 기다림의 날들>은 외면해 왔던 과거의 삶을 마주하는 미쓰에를 연기하는 반자이 미쓰에 배우의 매력적인 연기로 전주국제영화제만의 특별한 영화적 재미를 선사한다.
성장 영화 외에도 국제경쟁 부문 선정작들은 다양한 이야기로 눈길을 끈다. <돈바스: 최후의 결전>(2019)으로 알려진 우크라이나 출신의 이반 팀첸코 감독의 두 번째 장편 <양심수 무스타파>는 1980년, 구소련 체제에서 탄압받고 차별받으며 정치범이 되어 고향에 가지 못했던 크림반도 출신 타타르인들의 이야기를 그린다. 필립 소트니첸코 감독의 장편 데뷔작 <팔리시아다>는 1996년 우크라이나의 사형제도 폐지 5개월 전, 한 살인 사건을 수사하는 형사와 법의학 정신과 의사의 이야기로 국가의 폭력에서 보이는 야만성과 두 조사관의 일상에 가득한 소외감을 다큐멘터리와 같은 영상을 통해 효과적으로 보여준다.
베트남 팜응옥란 감독의 데뷔작인 <쿨리는 울지 않는다>의 경우 노동자 수출로 동독에서 일했던 은퇴 근로자 레이디 M이 겪게 되는 답답한 여름날을 흑백화면과 시적인 연출로 몰입감을 배가한다. 스페인 라우라 페레스 감독의 데뷔작인 <불변의 이미지>는 한밤중에 아기를 버리는 십 대 소녀 안토니아의 이야기를 친숙한 멜로드라마와 영화적 언어의 탐구를 결합해 독특한 상상력을 선보인다.
선정작 중 다큐멘터리는 2편으로, 대만의 뤄이산 감독의 장편 데뷔작 <눈이 녹은 후에>는 네팔로 트래킹을 떠났다 조난으로 세상을 떠난 친구 천과의 약속을 위해 뤄이산 감독이 네팔로 떠나 천의 흔적을 따라 걸으며 친구와의 추억을 곱씹고, 관객에게는 두 사람의 여정이 겹쳐보일 다큐멘터리 영화이다. 헝가리의 두 젊은 감독 발린트 레베스와 다비드 미쿨란의 <거리의 소년 사니>는 길거리 캐스팅으로 섭외한 8살 소년 사니의 10년에 가까운 시간을 기록한 다큐멘터리로 천방지축의 소년이 여자친구를 사귀고, 사고로 사람을 죽여 법정에 서기까지 소년의 성장을 강렬하게 담은 영화이다.
한편, 제25회 전주국제영화제는 오는 5월 1일(수)부터 5월 10일(금)까지 열흘간 전주 영화의거리 일대에서 개최된다.
[사진=전주국제영화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