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일 오전, 서울 여의도 KBS신관 국제회의실에서는 양승동 KBS사장과 집행부 임원들이 참석한 가운데 출입기자 간담회가 열렸다. 지난 5월에 이어 양승동 사장이 직접 취재진 앞에 나서 KBS의 현안과 향후 운영방안에 대해 허심탄회하게 밝혔다. 이 자리에는 양 사장과 함께 임병걸 전략기획실장, 황용호 편성본부장, 김종명 보도본부장, 이훈희 제작2본부장이 배석했다.
양승동 사장은 인사말을 통해 KBS의 현안에 대해 비교적 소상하게 소개했다. '고성 산불'을 계기로 재난방송의 주관방송사로서의 역할을 원활히 수행하기 위해 기존 시스템을 전면 개편했다는 것을 설명하고, 최근 논란이 된 김경록 인터뷰 건과 독도 소방헬기 추락사고 관련 동영상 등에 대해 입장을 소상히 밝혔다. 그리고, '동백꽃 필 무렵'과 예능프로그램의 활성화, 그리고 최근 메인뉴스 여성 앵커 발탁 등 KBS의 변화상에 대해서 소개하며 올 한해를 자평했다.
이어진 문답시간에는 KBS현안에 대한 질문이 쏟아졌다. 청와대 청원게시판에 20만이 몰린 수신료 분리징수 요구와 관련해서 양 사장은 “지금 수신료현실화 문제를 꺼낼 수는 없다. KBS에 대한 신뢰도향상, 영향력강화, 도달률강화가 과제이다. 장기적으로 국민이 공감하는 수준의 신뢰를 회복한다면 오랫동안 동결된 수신료 문제를 현실적으로 인식해 주실 것이라 생각한다. 지금은 신뢰회복 문제가 먼저라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1TV의 '저널리즘 토크쇼J'에 대한 질문도 나왔다. 양 사장은 “(프로그램에 대한) 설득력을 높이고 공감받기 위해서는 균형 감각을 유지하라고 주문하고 있다.”고 밝혔고, 김종명 보도본부장은 “비평프로그램의 본령을 지키고, 더 넓은 스펙트럼으로 담아내려고 지속적으로 노력하겠다.”고 덧붙였다.
KBS는 드라마 ‘동백꽃 필 무렵’과 최근 런칭한 예능프로그램에 대한 자신감도 숨기지 않았다. 양 사장은 "KBS의 드라마와 예능 구성원들의 자신감이 뚜렷하게 회복되고 있다는 것이 주목된다. 몇 년 째 이어진 인력 유출 등으로 인한 침체의 늪에서 벗어나기 시작한 것이디 기쁘고 반갑다"고 밝혔다.
황용호 편성본부장은 "창의적인 콘텐츠를 만들기 위해 고민하고 있다. 지난 주 첫 방송한 '씨름의 희열'은 시청률은 2%대에 그쳤지만 화제성은 높다. 갑과 을에 관한 예능 '사장님 귀는 당나귀 귀'나 '동백꽃 필 무렵' 같은 드라마를 어떻게 더 만들 수 있을지 고민하고 있다. KBS가 좋은 콘텐츠를 만들고, 시청자들의 동의를 받기 위해 혼신의 노력 중이다."
임병걸 전략기획실장은 경영문제와 관련하여 “결국은 콘텐츠 경쟁력을 강화하여 수익을 확대하고, 동시에 비용을 절감해야 한다. 지금 KBS 드라마와 예능이 살아나고 있다. 하반기 들어서 급속하게 하락하던 지상파 광고점유율이 다시 회복됐다"고 강조했다.
이훈희 제작2본부장은 작금의 지상파 광고상황에 대해서 부연설명했다. “현재 지상파 광고가 1년에 15~20% 정도가 빠져나가고 있다. 이런 시장추세를 KBS의 자력만으로 뒤집기에는 한계가 있다. 저희들이 최대한 콘텐츠 경쟁력을 유지하고 더 높여서 추락의 속도를 최대한 막아내려고 한다. 내년에도 콘텐츠 경쟁력을 바탕으로 해서 광고점유율을 조금이라도 높여서 제작에 기여하겠다"고 조심스럽게 밝혔다.
이날 질문이 몰린 것 중에 하나가 최근 엄경철 통합뉴스룸 국장(보도국장)이 천명한 ‘출입처 폐지’ 관련 KBS의 취재시스템 개선방향이었다.
김종명 보도본부장은 “출입처 문제는 우리나라 언론의 오랜 관행이다. 출입처와 보도자료에서 벗어나 공영방송에서 요구되는 것들, 단순한 사실을 넘어서는 맥락 있는 보도와 충분한 정보를 제공해줄 수 있는 취재방식을 만들기 위해 내부적으로 고민하고 있다. 클라우드 시스템과 빅데이터를 활용한 취재방식도 고려 중이다. 이와 함께 재난방송에서 보여준 시청자 참여형, 제보 강화 취재 시스템, 탐사보도 역량을 강화하는 방안을 준비 중이다.”고 덧붙였다.
마지막으로 양승동 사장은 KBS 지역국 문제와 관련하여 “지역 분권시대가 내실 있게 진행되지 않으면 국가 균형발전이 이뤄지기 어렵다”며, "KBS는 지금의 여건에서 최대한 지역방송을 활성화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조만간 전체적인 로드맵을 만들어서 지역 방송 활성화를 펼쳐 나갈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KBS미디어 박재환)
[사진 = 이훈희 제작2본부장 - 황용호 편성본부장 - 양승도 사장 - 임병걸 전략기획실장 - 김종명 보도본부장/ KBS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