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멀리서 보면 웃기고, 가까이서 봤을 땐 굉장히 무서운 영화, 댓글부대!"
"이것은 진실인가, 유언비어인가" 손석구가 인터넷에 떠도는 소문에 대해 파고든다. 기자로서의 촉과 정의감, 혹은 특종에 대한 야심으로 불나방처럼 '취재원'에 빠져든다. 27일(수) 개봉하는 안국진 감독의 영화 <댓글부대>에서 손석구가 맡은 역할은 '창경일보' 임상진 기자이다. 11년 동안 동아일보 기자로 펜을 휘두르다 소설가가 된 장강명의 동명의 원작소설을 옮긴 것이다. 같은 듯 다르게 옮긴 '댓글부대'에 대한 이야기를 나눠보았다.
Q. 안국진 오랜만의 신작이다. 이 작품 출연을 결정하게 된 과정은.
▶손석구: “정말이지 안 감독님은 독창적인 분이시다. 독창성이 무기인 감독으로부터 제안을 받으면 기분이 좋다. 나를 개성 있는 연기자로 봐 주시는 것이라 생각했다. 처음 만났을 때 조금 의외였다. <성실한 나라의 앨리스> 감독이니. 당시 우리나라 사회를 독특한 방식으로 다루신 분이니 비판적이고 날카로운 사람인 줄 알았는데 유하더라. 같이 작업하면서 감독님의 강박적일 정도로 디테일에 집착하는 게 좋았다. 현장에서 배우들은 ‘오케이 아니면 NG’, 둘 중 하나이다. ‘OK’할 때의 믿음이 강했다.”
Q. 연기를 할 때 배우의 만족감과 감독의 ‘OK’가 일치하지 않을 경우가 있잖은가?
▶손석구: “작품을 할 때 ‘이 연기는 너무 좋아. 편집에서 살았으면 해’하는 연기가 있다. 한 작품에 한두 번은 있다. 그런데 대부분은 감독이 전체 흐름을 보고 생각하고 그런 의도로 붙이는 게 감독의 임무이다. 작품에서 연기를 하고 나서는 웬만하면 ‘땡’인 것이다. 저랑 감독님이랑 일치하고 말고가 없다. 별로 의견을 안 나눈 것 같다.”
Q. 장강명 작가의 원작소설은 언제 읽었는지.
▶손석구: “대본 받고나서 원작을 읽었다. 개인적으로는 이게(결말이) 희극이냐 비극이냐로 보는 것은 아니라고 생각한다. 원작과는 다른 주인공을 내세우고 있으니 다른 작품으로 생각하는 게 맞는 것 같다. 하지만 영화도 소설에서 전하려고 한 메시지는 같다고 본다. 원작이 있는 작품을 각색한 것 중 특이한 경우라고 본다. 비슷한데 다른 것은 많이 봤다. 이게 감독의 의도라고 보았다. 대중상업영화로서의 표현의 한계도 분명 있었다고 본다. 그러면서도 주제를 똑같이 가져간 게 스마트하다고 봤다. 엔딩에서 눈물 나게 하는 지점이 있는데 그게 포인트는 아니라고 본다. 소설이 나올 당시처럼 사회비판적인 지점이 있다. 아직도 유효하다고 본다. 그래서 원작소설과 영화의 메시지는 같다고 본 것이다.”
Q. 영화는 임상진 기자의 시점에 따라 이야기 진행된다. 원톱의 존재감에 대한 욕심은 없었는지.
▶손석구: “그런 것도 생각한 것이다. 관객들이 이 영화에 빠져드는 것은 팀 알랩의 등장부터일 것이다. 나는 애피타이저 같은 역할이다. 본 요리 앞에서 입맛을 잘 돋우고 다음에 맛있는 음식 나올 것이라는 것을 알리면 된다. 그리고 마지막에 식당 앞에서 잘 가시라고 인사하는 정도이다. 중간은 다 팀 알랩이 채워준다고 생각한다. 끼어들면 안 된다. 배우들끼리는 가성비 좋은 캐릭터라고 이야기한다. 잠깐 나오지만 대중에게 각인시키는 캐릭터이다. 원톱 영화는 몇 년에 한 번 하면 된다고 생각한다. 매번 그러면 배우도 지치고, 관객들도 지칠 것이다. 개인적으로는 안국진 감독의 아티스트로서의 개성이 확실히 묻어나는 작업이라고 생각한다. 배우로서 캐릭터 욕심을 낸 것은 아니다.”
Q. 임상진 캐릭터를 맡으며 기자라는 직업세계를 어떻게 접근했나.
▶손석구: “거의 90프로의 정보는 감독님이 이 영화를 위해 미리 취재한 것을 통해 들은 것이다. 그렇게 하니 적어도 이 <댓글부대> 세계에서는 틀리지 않은 정보이다. 이 역할 맡으면서 기자들도 몇 만났다. 예전에 연기를 위해 형사를 만나기도 했다. 내가 내린 결론은 어떤 직업이든 특성이나 커리어를 쌓기 위한 과정은 다 비슷하다. 이 영화를 위해 기자처럼 보여야지 하고 말투나 행동을 따라하려고 하지 않았다. 만약 제가 처음으로 대중에게 선보이는 신인배우라면 그렇게 했을 것 같다. 전형적일지라도 기자들이 가졌을 말투나 행동을 보이려고 했을 것이다. 그게 플래시하게 다가올 것 같지는 않았다. 이쪽 종사자들은 어떤 생리가 있는지, 어떤 것에 관심을 갖고 있는지 감독님 이야기 듣고, 관련 다큐 보고 나름 공부했다. 역시 사람은 똑같은 것이구나 재차 확인했다.”
Q. 영화 초반 내레이션이 길게 나온다.
▶손석구: “내레이션을 여러 톤으로 해봤다. 완전 보도형식으로 한 것도 있고, 사회고발 다큐에서 나올 법한 톤으로도 해봤다. 그냥 친구랑 담소 나누는 정도로, 혼자 혼돈에 빠져 읊조리는 버전도 있다. 그런데 한쪽으로 콘셉트가 많이 가는 순간 내레이션이 길고 하니 맛이 강해지면서 몇 분을 넘기기가 힘들었다. 그래서 무색무취할지라도 정보전달이 잘 되는 것을 택했다.”
Q. 현실 기반의 이야기를 전할 때, 마음가짐은.
▶손석구: “우리나라에 이런 작품이 많이 나오지 않았기 때문에 관객들이 어떻게 받아들일지 지켜봐야할 것 같다. 너무 먼 미래나 이제는 역사가 다룰 일을 하는 것이 아니라 지금의 일을 가지고, 상상을 보태 드라마를 만드는 것이다. 대중상업영화로서의 내레이션을 해치지 않는 범위에서 ‘플러스 알파’가 있다고 생각한다. 그게 뭔지는 나도 지금은 잘 모르겠다. 그것은 대중이 보고 판단하는 것이다. 정의 내려주었으면 좋겠다. 우리나라 영화산업이 정체되지 않기 위해서는 가야하는 길이라고 생각한다. 영화관객의 시간을 두 시간이나 붙잡았으니 재밌었으면 한다. 그리고 그것 이상의 것을 담으면 좋겠다. 그게 꼭 정치적일 필요는 없다. 작가의 개인적인 주제와 사회적 의제가 같이 담겨야 영화적 위상이 유지될 것이라고 본다. 그런 작업에 일조하고 싶은 마음이었다.”
Q. 소설과 영화의 결말이 다른 방식으로 전개되는데 메시지가 같다고 본다는 것은 어떤 의미인가. 임상진이 또 오보를 내나 생각할 수도 있는데.
▶손석구: “임상진이 오보낼 것이라는 느낌이 들었다면 그것도 본 사람의 엔딩이다. 우리만의 결론을 내려야한다고 생각했다. 그것이 모호하다고는 생각하지 않는다. 이 영화의 주제라고 하면 실체가 없는 무언가와 싸우면서 어떤 결정을 내려야한다는 것이다. ‘굉장히 어려운 문제일 거야. 근데 한번 내려 봐’이다. 임상진은 이런 결정을 내린 것이다. 관객이 모호하다고 느낀다면 두 시간동안 따라온 주인공이 어떤 결정을 내리는데, 그게 과연 팩트인가를 보여주지 않았기 때문이다. 그것이 주제라고 생각한다. 소설과 영화가 그 점이 똑같다. 캐릭터는 결정을 했다고 본다. 그게 모호하다고 받아들이는 이유는 결말이 명확한 상업영화의 공식을 따르지 않았기 때문일 것이다. 젊은 세대에게는 이게 다 생활밀착형 소재이다. 자기 이야기라고 생각하고 따라간다면 일반 판타지 영화와는 다른 명확한 엔딩이라고 생각할 것이다. 어떤 사람에게는 웃길 수도 있고, 어떤 사람에게는 무서운 결말일 것이다. 이런 엔딩도 있을 수 있고. 재미있는 일이라고 생각한다.”
“무엇이 사실인지 알 수 없다. 각자 댓글부대의 존재유무나 음모론에 대한 생각을 갖고 있다. 그것에 대한 선택을 한 셈이다. 사실인지 아닌지 모르니 혼란스러운 것이다. 주제와 관련이 있다고 생각한다. 우리의 세상과 똑같다고 생각한다. ‘이건 이렇다!’라고 말하지 않는다. ‘아, 이건 내 이야기야’라고 보는 사람에겐 배신하지 않는 명확한 엔딩이라고 생각한다.“
Q. 김성철 배우는 손석구 배우를 극사실주의 연기를 하는 배우라며 존경심까지 표했다. 팀알렙의 김성철, 김동휘, 홍경 세 배우에 대해.
▶손석구: “성철이는 <올빼미>에서 연기 잘 했잖아요. (홍)경이도 동물적인 감각으로 연기를 하고, 동휘도 자신만의 매력을 극대화시킬 줄 아는 배우이다. 다들 자기 매력을 잘 아는 것 같다.” (본인의 매력은?) “저는 솔직한 게 매력인 것 같다.”
Q. 솔직함 때문에 오해를 사기도 한 것 같은데. 억울해한 적은 없는지.
▶손석구: “억울하다고 생각하면 안 된다. 배우생활을 하며 미디어의 속성, 생리에 대해 배우는 것 같다. 이건 대학에서 전공으로 배워야할 문제일 정도로 어렵다. 부딪쳐서 배우는 것 같다. 그걸 잘 모르고 다가가면 개인적인 감정이 들어가겠죠. 그렇게 받아들일 것은 아니다. 미디어의 코어를 이해를 해야 한다. 그걸 이해하고, 어떻게 작동하는지를 알아야 객관적으로 사태를 설명할 수 있을 것이다.” (미디어의 코어란?) “제가 생각하기엔 이야기라고 생각한다. 이야기가 있으니 미디어가 있다고 생각한다. 잘만 활용하면 굉장한 힘을 얻게 된다. 이 영화 이야기 같다.”
Q. 임상진 기자의 스탠스는 모호하다. 캐릭터를 어떻게 잡았는지.
▶손석구: “지극히 평범해야할 것 같았다. 판타지를 다루는 것이 아니다보니 극에 대해 공감하게 해야 마지막까지 갔을 때 본인만의 해석을 할 여지가 생긴다고 봤다. 그래서 평범하게, 적당한 허세와 야망을 가졌고, 남에게 욕을 들었을 때 흔들리는 모습을 보인다. 그냥 넘어가더니, 후반에 들어 사람이 죽어나갈 때 어떤 사명감도 느낄 수 있고, 마지막엔 이것을 터뜨렸을 때 한방에 뒤집을 수 있다는 희망을 품을 수도 있는 것이다. 이런 이야기는 두 시간으로 다루기엔 훨씬 큰 이야기라고 본다.”
Q. 손석구가 배우가 아니라 기자라면 어떤 것을 취재하고 싶은지.
▶손석구: “종군기자. 예전에 이라크에서 군 생활하며 속에 있는 이야기를 많이 봤었다. 다큐 만들면 이런 쪽 이야기 만들어야겠다고 생각했었다. 당시 이라크에는 우리나라뿐만 아니라 미국, 일본, 그리고 많은 나라에서 와 있었다. 나라마다 명분을 갖고 왔지만 실상은 달랐다. 엄연히 비즈니스도 있고 실망도 했었다. 그런 실체를 파고드는 기자가 되면 어떨까 생각을 했었다.”
Q. ‘댓글부대’는 허구의 이야기이며 현실을 고발하는 작품이다. 저런 조직이 이렇게 경천동지할 일을 꾸민다는 것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는지.
▶손석구: “‘댓글부대’ 하나로 이렇게 될 수가 있겠느냐는 질문인데, 현실문제에선 정치적 발언을 하고 싶지 않다. 있을 수 있다고 본다. 그런 식으로 인해 나라의 기반이 무너지지는 않더라도 큰 이슈는 될 수 있다고 본다. 영화를 끝까지 보면 어떤 한 사람에게는 온 세상이 그런 것 같지만, 그냥 PC방에 앉아있는 한 사람일 뿐인 장면도 보여준다. 개개인이 어떻게 해석을 하고 있느냐가 중요하다. 소통의 창은 많지만 내가 생각한 것은 불통이니 명확한 답이 나오기는 어렵다고 생각한다. 이런 일이 있을 수 있기 때문에 이런 영화가 나왔을 것이다.”
Q. 연출을 경험하고 나서 연기에 도움이 되는지.
▶손석구: “연출이란 것이 스포츠와 완전히 같다고는 할 수 없겠지만 비슷한 것이 있다고 본다. 10대, 20대를 거치면서 연출을 염두에 두고 영상언어를 공부한 사람과 비교하면 힘들 것이다. 내가 지금부터 다 내려놓고 히치콕부터 공부한다면 10년, 20년 후엔 모르겠지만 그게 지금 와서 한다고 될까. 한다면 잘 해야 되니. 나는 연출에 엄청난 뜻을 두고 있지는 않다. 대신 배우생활을 했기에 잘 할 수 있는 연출부문이 있다고 생각한다. 연기연출 같은 것. 스토리보드 만들고 미장센 구축하는 것은 안 되니까.”
Q. 연출을 해본 뒤 연기에 대한 관점은?
▶손석구: “연출을 해보니 든 생각이다. 배우들은 조그만 디테일에 함몰된다. 예를 들어 ‘내가 좀 더 쭝얼쭝얼 했어야하는데...’ 식으로. 연출을 하면 그게 하등 중요하지 않다는 것을 느끼게 된다. 연기를 이렇게저렇게 해야지 하는 것이 대세에 지장을 끼치지 않는다는 것을 알고서는 <나의 해방일지> 찍으면서 많이 자유로웠다. 나만 중요하지 연출에는 중요하지 않은 것이다. 그런데 또 연기를 좀 하면 어쩔 수없이 그렇게 되더라. 내가 기여할 수 있는 게 연기밖에 없으니 디테일하게 집착하게 되더라. 이 작품 하면서도 잠 못 자고 그랬다. 안다고 해서 고쳐지는 게 아니더라.”
Q. 손석구 배우는 정의롭지 않아 보이는 느낌의 캐릭터를 잘 구축하는 것 같다. 나른한 아우라가 들기도 하고. 자신의 캐릭터에 접근하는 방식이 있는가.
▶손석구: “어떤 작품을 하게 될 때 그걸 몇 주, 몇 달 안에 하는 것이 아니다. 촬영 들어가는 날까지 계속해서 큰 설계를 해놓고 촬영 들어가면 조금씩 바꿔간다. 캐릭터는 하나의 기능을 담당하는 것이다. 그 기능들이 충돌해서 드라마가 나오는 것이다. 다 목적을 갖고 캐릭터가 가져가는 것이다. 나는 목적을 전혀 이루지 못할 법한 사람으로 시작한다. 그게 관객과의 밀당의 시작이라고 본다. <살인자ㅇ난감>을 보면 ‘저 사람이 저런 태도와 저런 마음으로 범인을 잡을 수 있을까’ 못 잡을 거야. ‘정의로워질 수 있을까’ 안 될거야. 이런 식으로 시작해야 관객과의 밀당이 가능해진다고 본다.”
Q. 대세배우라는 수식어가 붙었다. 배우로서의 목표가 있는지.
▶손석구: “그냥 꾸준히 하는 게 어려운 것 같다. 예전에는 인지도도 올리고, 주인공도 하고 그런 것이 꿈이었다가 작품에 좀 더 기여하고 싶은 배우가 되고 싶은 마음이 생겼고, 지금은 배우로서 꾸준히, 열심히, 안 지치고 하는 게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제작자로서는 좋은 콘텐츠 잡아 제작하고 싶다. 지난 1~2년 동안 많은 작품을 하며 육체적으로 지치기도 했다. 쉽게 타협할 수도 있으니 경계를 하게 된다. 자기검열을 해야 할 시기이다.”
Q. 연극 [나무위의 군대]로 무대에 섰다. 연극 계획은 있는지.
▶손석구: “연극은 좋으니까, 재밌으니까 하는 것이다. 앞으로 하게 되면 대극장에서 해보고 싶다. 나는 대중예술가이니 궁극의 목표는 많은 관객에게 나를 보여주는 것이다. 좀 더 많은 분들에게 내 연기를 보여주고 싶다. 아직 구체적인 것은 없다.”
Q. 자신이 출연작 작품에 대한 댓글을 보는지. 그런 것에 영향을 받는지.
▶손석구: “댓글을 보죠. 연기에 대해 ‘이렇게 저렇게 해야한다’ 식으로 전문적으로 쓰여 있으면 영향을 봤겠지만 개인의 감상평이니 제가 영향을 받을 것은 아니고 ‘저 사람은 저렇게 생각하구나’ 정도이다. 대신 그런 댓글을 보면 작품의 전체적인 성격이 규정된다. 내가 만든 영화는 이렇게 받아들여졌구나. 해석하려고 본다.”
Q. 그동안 손석구 배우는 시스템에 성실히 따르지 않거나 집요한 캐릭터를 잘 연기한 것 같다. 그런 배역에 더 끌리는가.
▶손석구: “그런데 끌렸다기보다는 감독들이 저를 그런 식으로 보는 것 같다. 내가 원하는 캐릭터보다는 확실한 자기 이야기를 가진 감독에게 더 끌린다. 작품이 잉태될 때는 작가가 먼저 있고, 그 다음에 감독 있고, 배우는 그걸 나가서 플레이하는 선수이니까. 정해진 작전을 따라야한다고 생각한다.”
손석구 배우는 이 영화의 주제와 관련하여, 자신의 생각을 다시 한 번 명확하게 전달하고 싶다고 했다.
“좀 더 잘 이야기하고 싶다. 웃기면서 슬픈 영화는 많이 봤지만, 웃기면서 무서운 영화는 흔치 않다. 이 영화가 그런 영화다. 시사회를 통해 영화를 미리 본 평론가나 기자, 업계 분들이 우려를 표하는 것도 알지만 저는 이 영화가 세상에 나왔을 때 좀 다를 것이라고 생각한다. 관객들이 봤을 때는, 온라인이 생활화된 사람은 ‘내 이야기’라고 볼 것이다. 그 관점에서 볼 때는 통쾌하거나 명확한 이야기가 아니더라고 ‘내 이야기’이기에 관심을 가지게 될 것이다. 어떤 사람은 댓글의 가해자이고, 누구는 피해자이다. 어떤 사람은 임상진에게 조금 더 빙의되어 기자의 시선으로 보는 사람도 있을 것이다. 뭐가 되었던 일단은 웃긴다. 우리나라이기에 특수한 풍자가 있다고 본다. 그걸 꼬집기 때문에 멀리서 보면 웃기고, 가까이서 봤을 땐 굉장히 무서운 것이다. 이건 정답이 있다 없다의 모호한 게 아니라, 나만의 정답은 있지만 그게 통용되지 않는 것이다. 그냥 이러고 사는 것이다. 누군가 명확한 해결책을 내놓지 않는 이상. 그게 공포스럽다.”
안국진 감독, 손석구, 김성철, 김동휘, 홍경 배우의 영화 <댓글부대>는 사실 무서운 영화이다. 직접 확인해 보시길. 27일(수) 개봉.
[사진=에이스메이커무비웍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