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봇 드림
‘인간은 사회적 동물’이라는 명제처럼, 우리는 관계 속에서 존재를 확인하고 성장합니다. 이 원초적 진실을 동물과 기계, 두 비인간 캐릭터의 우정에 빗대어 그려낸 신작 애니메이션이 찾아옵니다. 3월 13일 개봉한 파블로 베르헤르 감독의 <로봇 드림>(Robot Dreams)은 영웅적인 로봇이나 꿈 많은 소년소녀가 등장하지 않습니다. 오히려 외로운 ‘개’와 맞춤형 로봇 친구의 만남과 이별, 그리고 성장의 이야기를 통해 사회적 존재로서의 외로움과 유대를 섬세하게 포착합니다.
1980년대 뉴욕, 홀로 아파트에 사는 ‘개’는 외로움을 달래기 위해 로봇 친구를 주문합니다. 함께 뉴욕 거리를 누비고, 센트럴파크에서 피크닉을 즐기며, 롤러장에서는 ‘September’의 멜로디에 맞춰 마음을 나눕니다. 여름이 깊어갈 무렵 절친이 된 둘은 바닷가에서 뜻밖의 이별을 맞이합니다. 로봇이 고장 나 해변에 남겨지고, 개는 해가 바뀔 때까지 기다릴 수밖에 없는 처지가 되죠. 둘의 재회는 오직 기억과 꿈, 그리고 ‘새로운’ 관계의 길목에서 그려집니다.
특히 영화는 철저히 대사를 배제하고, 80년대 팝과 클래식한 뉴욕 풍경, 따뜻한 작화만으로도 감정선을 오롯이 전달합니다. 박제된 시간 속에서도 이어지는 우정, 변해가는 관계와 성장의 아름다움을 담아 칸과 앙시 등 유수 영화제의 호평을 이끌었습니다. 원작은 사라 바론의 동명 그래픽노블. 인간미를 넘어선 사회적 동물의 숙명, 그 보편적 감정을 느끼고 싶은 이들에게 추천합니다. #800자리뷰
<로봇 드림> 감독: 파블로 베르헤르 | 원작: 사라 바론 | 개봉: 2024.3.13 | 102분 | 전체관람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