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우리는 재미없는 상황이나 이야기를 ‘다큐’같다고 말 한다. ‘예능’과 대비되는 개념으로 진지하거나 무겁고, 부담스럽거나 피하고 싶은 경우를 가리키기도 한다. 전통적인 텔레비전 프로그램이 만들어낸 이 편견을 가장 전통적인 채널에서 뒤집으려고 한다. 오는 10월, KBS 1TV에서 시작하는 신규 다큐멘터리 프로젝트 ‘다큐 인사이트’이다.
‘다큐 인사이트’는 소재와 형식을 뛰어넘은 새로운 다큐멘터리를 편성해 다양한 시청자들의 욕구를 충족시키기 위한 프로젝트이다. 기존 다큐멘터리가 담고 있었던 영상문법과 관점을 버리고 새로운 다큐멘터리를 선보이는 것이 프로젝트의 유일한 목표이다. KBS의 새로운 실험이 다큐멘터리 팬들 뿐만 아니라 일반 시청자들의 관심도 끌 수 있을까?
관찰을 넘어, 체험을 지나, 소통을 향해
– 양방향 자연다큐멘터리 쇼 ‘와일드맵’ 4부작
첫 번째 프로그램은 자연다큐멘터리 ‘와일드맵’이다. 자연다큐멘터리라고 하면 으레 떠오르는 이미지처럼 동물과 식물만 나오는 프로그램은 아니다. 자연과 사람을 연결하고 소통하는데 집중한다. 배우 정일우와 최송현이 자연 속으로 들어가 야생동물을 포착하고, 그들의 생태를 자연환경 다큐멘터리 최초로 시도하는 24시간 LIVE CAM을 통해 소개한다. 1년에 딱 한번만 있다는 야생의 감동적인 순간들을 시청자와 실시간으로 공유하는 셈이다. KBS ‘환경스페셜’ 제작진이 가진 20년의 노하우가 어떤 새로운 다큐멘터리로 진화할지 궁금하다.

기대하세요, 넥스트 프로젝트
대한민국에서 KBS만이 할 수 있다고 자부하는 다큐멘터리도 준비 중이다. 오는 11월 방송 예정인 아카이브 다큐멘터리 ‘모던코리아’는 KBS의 방대한 영상 자료를 바탕으로 대한민국의 현대사를 돌아본다. 지난 해 서울올림픽 30주년 특집 다큐멘터리 ‘88/18’을 제작해 세련된 연출로 시청자들의 호평을 받은 이태웅 PD의 차기작이다. IMF, 남북관계, 수학능력시험 등 대한민국 현대사를 관통한 주제들을 오직 영상자료와 인터뷰만으로 풀어낸다. 그 동안 여러 가지 이유로 방송되지 않았던, 방송할 수 없었던 영상들에 최신 영상문법을 입혀 다큐멘터리의 새로운 장르를 선보이겠다는 계획이다. 한국 방송 역사상 최초로 공개되는 ‘그 때 그 순간’들이 기대된다.
다양한 주제의 다큐멘터리
‘다큐 인사이트’에서는 언론에 미 공개된 봉쇄 수도원 수도사들의 삶을 묵묵히 조명한 ‘세상 끝의 집 3 – 카르투시오 봉쇄수도원’, 3년이 넘는 긴 기간 동안 사계절의 아름다움을 담아낸 ‘23.5도의 축복, 사계’ 등 다큐멘터리 팬들의 기대감을 불러일으킬 라인업이 2020년 봄까지 준비되어 있다. 자극적이고 소비적인 미디어 환경에서 다큐멘터리에 역량을 집중시키겠다는 KBS의 의지가 눈에 띈다.
‘다큐 인사이트’ 프로젝트의 첫 번째 프로그램 ‘와일드맵’은 오는 10월 3일 밤 10시, KBS 1TV에서 방송된다. (KBS미디어 박재환)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