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24일) 극장에서 개봉한 영화 <스미코구라시 –튀어나오는 그림책과 비밀의 아이>는 런닝타임 65분의 애니메이션이다. ‘스미코구라시’가 뭔지 모르는 사람도 많을 것이다. ‘구석’(ぐらし)+‘살이’(ぐらし)이다. 앞에 나서지 못하고, 구석에 모여 사는 존재들이다. ‘인생의 루저’까지는 아니고, 평범한 삶이다. 수업시간에 뒷자리에 간다거나, 카페에 가면 구석자리부터 찾는 사람들 말이다. 일본의 캐릭터 상품 메이커인 ‘산엑스’는 2012년부터 그런 존재들의 심정을 기막히게 잘 표현해낸 캐릭터, ‘구석탱이 삶’이 너무나 잘 어울리는 수많은 캐릭터들을 만들어냈다. 일본의 캐릭터 상품은 문구류부터 만화책, 게임, 인형, 피규어, 기타 등등 무궁무진하다. 그리고, 영화로 만들어진 것이다. <튀어나오는 그림책과 비밀의 아이>는 2019년에 처음 공개된 극장판이다. 3편까지 만들어져서 일본에서는 개봉되었고, 우리나라에서도 차례로 공개될 예정이란다. 일본의 엄청난 ‘캐릭터’ 산업의 일면을 엿볼 수 있는 작품이다. 아, 이 작품은 산업 전문가가 보는 다큐가 아니다. 아동용 애니메이션이다!!!!
<스미코구라시- 튀어나오는 그림책과 비밀의 아이>에는 많은 구석탱이 친구들이 등장한다. 추위를 싫어하는 북극곰 ‘시로쿠마’, 스스로 펭귄이 맞는지 고민 중인 ‘펭귄?’, 누군가 먹어주는 것이 꿈인 돈카츠 끄트머리 ‘돈카츠’, 부끄럼쟁이 고양이 ‘네코’, 사실은 공룡이지만 도마뱀인척 하는 ‘토카게’, 시로쿠마의 짐(보따리)인 후로시키, 웨딩부케가 되고 싶은 긍정마인드의 풀 잣소, 그리고 무려 먹다남은 새우튀김의 꼬리인 에비후라이노시포, 밀크티에 따라오는 펄 타피오카 등등 귀여운 외모에 개성 넘치는 캐릭터들로 이루어져 있다.
이들 캐릭터는 원작자인 요코미조 유리가 학창 시절 수업 시간에 공책에 그린 낙서에서 탄생했다고 한다. ‘구석이 마음이 놓여요’를 테마로 따뜻한 느낌의 색감과 포근한 작화로 표현된 조금은 소극적인 캐릭터들이 구석에서 서로 몸을 맞대고 살아가는 모습이 큰 공감을 얻은 것이다.
‘방구석, 그것도 구석탱이’가 제일 좋은 친구들이 어느 날 오후, 마음에 쏙 드는 '카페 스미코'를 방문한다. 그 때 지하실에서 수수께끼의 소리가 들려온다. 궁금해서 가봤더니 ‘튀어나오는 그림책’을 하나 발견한다. 그림책은 무언가 빠진 곳이 많다. (일본에선 유명한 설화) 모모타로의 이야기에서는 할아버지도 할머니도 없다. 그런데 갑자기 다들 빨려 들어간다. 이제 시로쿠마는 성냥팔이 소녀가 되고, 토카게는 인어공주가 되고, 펭귄은 아라비안 나이트의 세계로 날아드는 등 온갖 동화적+만화적 모험이 시작된다. 귀여움 끝판왕, 앙증맞은 캐릭터와 함께 환상의 세계로~~ 디즈니캐릭터와 마블 피규어, 헬로키티 상품에 질렸다면, 구석을 노려보시길!
한편 스미코구라시의 두 번째 극장판 <영화 스미코구라시 -푸른 달밤의 마법의 아이>는 2월 7일 개봉된다.
▶스미코구라시 -튀어나오는 그림책과 비밀의 아이 ▶감독: 만큐 ▶내레이션: 이노하라 요시히코, 혼조 마나미, 박성영, 전숙경 ▶수입/배급 ㈜미디어캐슬 ▶개봉:2024년 1월 24일/전체관람가/65분
[사진=미디어캐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