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울의 움직이는 성><날씨의 아이>의 성우로 국내에 잘 알려진 ‘일본의 국민배우’ 바이쇼 치에코가 <플랜 75>에서 관록의 연기를 펼친다.
1941년 도쿄에서 태어난 바이쇼 치에코는 1960년 쇼치쿠 음악무용학교를 수석으로 졸업한 후, 같은 해 쇼치쿠 가극단에 입사했다. 그리고 이듬해인 1961년 나카무라 노보루 감독의 <반녀>로 영화계에 데뷔했으며, 1962년에는 ‘시타마치의 태양’이라는 노래로 가수 데뷔, 레코드대상 신인상을 거머쥐는 등 만능 엔터테이너로서의 행보를 이어 나갔다. 이후 1969년부터 약 50년 동안 무려 50편이 제작된 쇼치쿠의 간판 시리즈 영화 <남자는 괴로워>의 주인공 ‘사쿠라' 역을 통해 ‘일본의 국민배우’ 반열에 오른 바이쇼 치에코는 그 공로를 인정받아 제25회 우디네극동영화제 평생공로상을 포함한 수많은 상과 훈장을 거머쥐었다.
미야자키 하야오 감독의 걸작 <하울의 움직이는 성>에서는 ‘소피’ 역의 성우로 변신, 60대 초반의 나이임에도 불구하고 어린아이부터 할머니에 이르는 연령대를 모두 아우르는 폭넓은 연기력을 뽐냈으며, 엔딩곡 ‘세계의 약속’까지 직접 가창하며 화제에 올랐다. 신카이 마코토 감독의 <날씨의 아이>에서는 맑은 하늘을 기다리는 의뢰인 노부인 ‘후미’ 역을 맡아 또 한 번 국내 팬들에게 강한 인상을 남기기도 했다.
바이쇼 치에코의 신작 <플랜 75>는 75세 이상 국민의 죽음을 국가가 적극 지원하는 정책 ‘플랜 75’에 얽히게 된 네 사람의 충격적인 이야기를 담은 근미래 SF 드라마. 바이쇼 치에코는 나이가 많다는 이유로 직장에서 명예퇴직 처리된 후 새로운 일자리를 찾지 못하자 ‘플랜 75’ 신청을 고민하는 78세 여성 ‘미치’로 분해 가슴을 울리는 명연기를 선보이며 제44회 요코하마영화제에서 여우주연상을 받았다.
<플랜 75>의 하야카와 치에 감독은 “바이쇼 치에코는 <플랜 75>에 생명력을 불어넣었다. 영원토록 보고 듣고 싶을 정도였다. 빛과 그림자 사이에서 숨 막힐 정도로 아름다운 바이쇼 치에코의 모습을 꼭 영화관의 큰 스크린으로 봐주셨으면 좋겠다”라며 명배우에게 극찬을 아끼지 않았다. “처음에는 ‘끔찍한 이야기’라고 생각하며 시나리오를 읽었다. 그러나 ‘미치’가 어떤 선택을 한 후 창문으로 햇빛을 받는 장면에서 엄청난 감동을 느꼈고, 곧바로 출연을 결심했다”는 말로 <플랜 75>의 첫인상을 고백한 바이쇼 치에코는 “이 영화를 보며 자신의 삶, 사랑, 일상 등 다양한 생각을 해보셨으면 좋겠습니다”라는 소망을 전했다.
‘일본의 국민배우’ 바이쇼 치에코의 놀라운 연기가 돋보이는 <플랜 75>는 2월 7일 개봉 예정이다.
[사진=찬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