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고령사회의 단면을 예리하게 조명하는 <플랜 75>의 설정이 네티즌들 사이에서 연일 화제를 모으고 있다.
<플랜 75>는 75세 이상 국민의 죽음을 국가가 적극 지원하는 정책 ‘플랜 75’에 얽히게 된 네 사람의 충격적인 이야기를 담은 근미래 SF 드라마. 만 65세 이상 인구가 전체의 20% 이상인 초고령사회에 진입한 가까운 미래의 일본. 청년층의 부담이 나날이 커지고 노인 혐오 범죄가 전국에서 이어지자 정부는 ‘플랜 75’라는 새로운 정책을 발표한다.
‘플랜 75’는 75세 이상 국민이라면 별다른 절차 없이 누구나 신청할 수 있는 정책으로, 스스로 죽음을 선택하는 대신 국가가 준비금 10만 엔(약 90만 원), 개인별 맞춤 상담 서비스, 장례 절차 지원 등의 혜택을 제공한다. 당사자인 노인뿐만 아니라 상담사, 공무원, 유품처리사 등 서로 다른 이해관계에 놓인 캐릭터들을 통해 ‘플랜 75’와 초고령사회의 실태를 다각도에서 살펴보는 <플랜 75>는 동시대 사회의 문제점을 적나라하게 담고 있어 현실감과 섬뜩함을 더한다.
2016년 7월 26일 일본 가나가와현 사가미하라시의 장애인 시설에 침입한 20대 남성이 흉기를 휘둘러 19명이 숨지고 26명이 다친 사건 소식을 접한 후 큰 충격을 받았다고 밝힌 하야카와 치에 감독은 “인간의 존엄성보다 경제와 생산성을 우선시하는 사회에 대한 비판을 담으려고 했다”고 제작 의도를 전했다. 동시에 “학살보다 ‘플랜 75’가 더 위험할지도 모른다. 그럴듯한 말로 보기 좋게 꾸며서 사람들을 끌어당기기 때문이다”라는 말로 ‘플랜 75’가 전하는 현실적인 공포를 설명했다.
<플랜 75> 속 세상이 단순히 자극적인 미래 예측에 그치지 않고 현재 모습을 있는 그대로 보여주려고 시도하는 방향성에 대해서는 “노인층을 포함한 사회적 약자에 대해 너그럽지 못한 사회 분위기는 현실에서 실제로 목격할 수 있다. 스스로를 쓸모없다고 느끼게끔 만든다. 배려심 부족과 무관심, 그리고 타인의 고통에 대한 상상력의 결여를 보여주고 싶었다”라고 설명하는 한편, “관객들이 이 영화를 공상과학이 아니라, 언제든 일어날 수 있는 일 혹은 이미 일어나고 있는 일로 느끼길 바랐다”라는 소망을 전했다.
코앞으로 다가온 초고령사회의 실태와 문제점을 꿰뚫는 수작으로 주목받고 있는 <플랜 75>는 2024년 2월 7일 개봉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