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래 전 밀양에서 일어난 끔찍한 여중생 성폭행 사건을 모티브로 제작된 영화 <한공주>로 충격을 안겨줬던 이수진 감독이 5년 만에 신작 <우상>으로 돌아왔다.
7일 오후, 서울 CGV용산아이파크몰에서는 영화 <우상>의 언론시사회가 열렸다. <우상>은 아들의 뺑소니 사고로 정치인생 최대의 위기를 맞게 된 남자와, 목숨 같은 아들이 죽고 그 진실을 좇는 아버지, 그리고 사건 당일의 비밀을 간직한 채 사라진 여자, 이들이 맹목적으로 지키고 싶어 했던 참혹한 진실에 관한 이야기를 담은 스릴러이다. 143분의 묵직한 영화 상영이 끝난 뒤 한석규, 설경구, 천우희, 그리고 이수진 감독이 참석한 가운데 간담회가 열렸다.
‘한공주'에 이어 5년 만의 신작 '우상'은 지난 달 열린 제69회 베를린국제영화제 파노라마 섹션에 공식 초청되어 호평을 받았다. 이수진 감독은 “’우상‘은 오래 전부터 생각한 작품이다. 첫 장편에 대한 고민을 할 때 ’한공주‘보다 먼저 구상한 작품이었다.”며 “오랫동안 한국 사회에 크고 작은 사건 사고가 벌어지는 것을 보고, 그 시작은 어디일까 생각하다가 이 영화를 만들게 된 계기가 됐다”고 밝혔다.
아들의 뺑소니사고로 벼랑 끝에 몰린 도의원 구명회 역의 한석규는 “나에게 새로운 한국영화로 다가왔다. 내가 처음 연기를 하겠다고 생각했을 때, 맹렬히 연기를 할 때, 그러다가 지쳐 있을 때, 다시 연기를 해보자고 마음먹었을 때, 끝까지 해보자고 생각했을 때, 그 지점에서 만난 것이 ‘우상’이었다. 영화가 이야기하고자 하는 그 주제가 마음에 들었다.”고 소감을 밝혔다.
'한공주' 이어 '우상'에 출연한 천우희는 정체를 알 수 없는 여인 ‘최련화’를 연기한다. “이수진 감독님 작품이었기 때문에 무조건 하고 싶었다. 시나리오에서 보여주는 집요함과 련화라는 캐릭터가 너무나 강렬했다. 두렵기도 했지만 '한공주'와 다른 느낌으로 변신시켜줄 것 같았다. 이 작품은 안 할 수가 없는 작품이었다"고 말했다.
아들을 잃고 비통함에 빠져 사고의 비밀을 밝히려 애쓰는 아버지 유중식 역의 설경구는 헤어스타일부터 파격적이다. “‘불한당’을 통해 어렵게 ‘지천명 아이돌’로 재기했는데 이번 작품으로 다시 구겨진 것 같다. 예쁘게 봐 달라”고 소감을 밝혔다.
한편, 이날 영화 제목에 대한 가벼운 질문이 나와 한 차례 현장을 부드럽게 만들었다. 이수진 감독은 “방탄소년단의 ‘IDOL’보다 이 영화 시나리오가 먼저 나왔다. 제목을 정할 때 고민이 많았는데, 배우들 얼굴 위에 ‘IDOL’이라는 영어제목이 뜨면 재미있겠다는 생각이 들었고, 이보다 더 좋은 제목은 없을 것 같아서 영제를 ‘IDOL’로 정했다”고 말했다.
한석규, 설경구, 천우희가 열연을 펼치는 이수진 감독의 묵직한 드라마 <우상>은 20일 개봉한다. (KBS미디어 박재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