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죽어서도 떠나지 못하는 사랑’을 다룬 영화 <사랑과 영혼>에서 영매 오다 매 브라운을 연기했던 우피 골드버그의 또 하나의 대표작은 신나게 재밌는 영화 <시스터 액트>이다. 여기서 ‘시스터’는 ‘수녀님’이었다! 1993년 할리우드에서 대박을 친 이 영화는 당연히 속편이 만들어졌고, 뮤지컬로 다시 한 번 신나는 수녀님의 찬송가를 만나볼 수 있었다. 브로드웨이까지 진출한 바로 그 뮤지컬이 다시 한 번 한국무대에 올랐다. 지난 달 부산(소향씨어터) 공연에 이어 서울 디큐브아트링크센터에서 공연 중인 <뮤지컬 시스터 액트>이다.
뮤지컬은 영화의 줄거리를 그대로 따른다. 클럽 삼류가수인 들로리스는 암흑가의 거물인 남친 커티스가 사람을 죽이는 범죄현장을 목격한다. 안 그래도 클럽 가수신세가 처량했던 들로리스는 생명의 위협을 느껴 도망친다. 경찰은 커티스의 재판에서 증인이 되어줄 그녀를 위한 특급 증인프로그램에 나선다. 아무도 눈치 챌 수 없는 금단의 영역, 수녀원으로 보낸다. 그렇게 자유로운 영혼의 ‘속물’ 들로리스는 외부와 단절된 수녀원에 숨어 생활하게 된다. 그곳은 엄격한 규율과 넘치는 신앙심을 가진 보수적인 수녀원장의 공간이었다. 이제 수녀 들로리스의 새로운 삶이 시작되는 것이다. “믿습니까? 할렐루야~”
뮤지컬은 시작부터 신나는 음악과 유쾌한 상황극으로 숨 쉴 틈 없는 코미디를 펼친다. 영화처럼 뮤지컬도 말도 안 되는 속물 여인네 하나가 신앙심 너머 자유를 발산하고픈 수녀들과 엄청난 화합적 결합을 일으키며 ‘빈 소년 합창단’의 신년음악회를 능가하는 환희의 송가를 부르는 것이다.
뮤지컬 <시스터 액트>는 1992년 히트한 동명의 영화를 기반으로 알란 멘켄의 작곡, 글렌 슬레이터의 작사, 그리고 셰리 스타인컬너와 빌 스타인컬너의 극본으로 완성되었다. 2006년 초연 이후 2011년 브로드웨이까지 진출했고, 이후 글로벌 공연이 이어졌다. 이번 한국 공연은 기존의 외국팀 공연과는 조금 다른 방식이다. EMK뮤지컬컴퍼니가 영어공연권을 확보하여 뉴욕과 서울에서의 오디션을 통해 완성시킨 ‘인터내셔널 프로덕션’ 작품이다. 서울과 부산을 포함한 국내 15개 도시투어 이후 2025-26 시즌에는 아시아 투어를 예정하고 있다.
오디션을 통해 이번 공연 무대에 오르는 배우들은 다양한 작품에서 역할을 맡아온 ‘해외’ 배우들이다. 한국 배우로는 김소향이 견습 수녀 메리 로버트를 연기한다. 처음에는 모든 것에서 소극적인 인물이지만 들로레스의 도움으로 엄청난 영적 필을 받아 성장하는 캐릭터이다.
오리지널 영화음악과는 별개로 알란 멘켄이 만든 'Raise Your Voice', ‘ Fabulous, Baby!’, 'Take Me to Heaven', 'Sunday Morning Fever' 등 넘버들이 ‘흥 폭발 필 충만’이다. 그리고 ‘When I Find My Baby‘, ’I Could Be That Guy’ 등 솔로곡이 의외로 로맨틱하게 귀를 간지른다. 영어 공연이지만 한국 관객에게 특화된 재기 넘치고 센스짱인 자막이 관객을 웃겨주는 것은 덤이다. 아마, 더 조련되고, 무대가 더 익숙해지만 폭발적 소울을 만끽할 수 있을 듯. 그러면 크리스마스 시즌에 <지저스 크라이스트 슈퍼스타> 다음으로 잘 어울리는 뮤지컬 작품이 될 수도.
완벽한 이야기와 훌륭한 음악이 준비되었으니 이제 EMK의 실력으로 글로벌한 폭발이 기대된다. 뮤지컬 ‘시스터액트’는 내년 2월 11일까지 디큐브 링크아트센터에서 만나볼 수 있다.
[사진=EMK뮤지컬컴퍼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