갑자기 궁금해지는 배우가 있다. 톰 헐스에게 <아마데우스> 말고 기억나는 작품이 있는가? <플래시댄스>의 제니퍼 빌즈의 또 다른 작품은? 너무 완벽하고, 특별했던 작품으로 평생의 대표작이 되어버린 케이스이리라. 제니퍼 빌즈의 1983년도 작품 <플래시댄스>는 로맨스풍의 댄스무비이다. 피츠버그의 체철공장의 노동자인 알렉스는 낮에는 용접봉을, 밤에는 나이트클럽 플로어댄스로 ‘전문무용가’의 꿈을 키운다. 그의 꿈을 옆에서 응원해주는 사람은 제철소 사장님 아들인 닉. 젊은이의 꿈과 희망과 춤이 팝 명곡의 프레이드와 함께 펼쳐진다.
조지오 모로더의 ‘What a Feeling’ 등 OST 전곡이 히트친 영화 ‘플래시댄스’는 지난 2008년 영국에서 뮤지컬로 만들어졌다. 작년 대구뮤지컬페스티벌에서 처음 국내에 선보였던 이 작품이 지난 18일부터 서울 세종문화회관 대극장에서 공연 중이다. 국내 프로덕션의 라이선스 공연이 아니라 영국 웨스트엔드 공연팀의 내한공연이다.
뮤지컬의 스토리라인은 영화를 그대로 따라간다. ‘Flashdance – What a Feeling’과 ‘Maniac’, ‘Manhunt’, ‘Gloria’ 등 귀에 익은 노래들도 뮤지컬 무대에서 신나게 펼쳐진다. 영화에 쓰인 곡들과 함께 새로운 곡들도 귀를 황홀하게 하고 가슴을 두근되게 만든다.
아마, 원작영화에 대한 기억은 가물가물할 것이다. 제니퍼 빌즈라는 배우 이름은 어떻게든 기억을 해냈지만 남자주인공 이름은 기억이 안 날 것이다. 작품 프레스콜 행사에서 국내에 이 작품을 소개한 배성혁 대표는 “50대 관객의 향수를 자극할 것”이라고 말했다. 실제, 여느 뮤지컬 작품과는 달리 공연장에서는 중장년층 관객이 눈에 많이 띈다. 적어도 ‘왓어필링’과 ‘매니악’, ‘맨헌트’ 등 당시 ‘길보드’라고 칭하던 길거리 스피커 사운드를 기억하고, 나이트클럽 플로어에서 땀 좀 흘린 기억이 있는 세대에게는 반가운 작품일 것이다.
물론, 그런 개인적인 기억이 없더라도 <플래시댄스>는 퇴락한 산업현장에서 미래의 꿈을 키우는 청춘의 열정이 펼쳐진다는 단순하지만 확실한 스토리를 가지고 있다. 게다가 자본가(사장 아들)와 노동계층(용접공)의 로맨스라는 드라마틱한 구조도 있으니 말이다. 그 점에서는 <킹키부츠>의 유쾌한 로맨스와 일맥상통한다.
샬롯 구찌(알렉스), 앤디 브라운(닉), 시오반 디핀(글로리아), 패트리샤 윌킨스(테스),조지아 브래드쇼(키키) 등 영국 뮤지컬팀이 펼치는 ‘플래시댄스’는 2월 17일까지 세종문화회관 대극장에서 공연된다. 이어 지방공연이 이어질 예정. 참, 영화에 등장하는 물 쏟아지는 나이트클럽 공연신은 1막 마지막에 눈 깜짝할 사이에 펼쳐진다. 겨울 추위가 한창이다. 원캐스트로 진행되는 배우의 몸 관리가 걱정된다. (KBS미디어 박재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