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94년 개봉되었던 디즈니 애니메이션 <라이온 킹>은 그 해 전 세계 흥행 1위를 차지했다. (미국에서는 ‘포레스트 검프’에 이어 2위) 자료에 따르면 이 영화는 아직도 깨지지 않는 기록이 있다. 미국 ‘G등급’ 영화로는 여전히 역대 1위의 기록으로 남아있다. 흥행성적뿐만 아니라 작품도 훌륭했다. 진정한 리더십, 우정, 용기 등이 어린이 정서함양에 최고의 작품이라는 평가가 따랐다. 디즈니는 영화의 흥행에 힘입어 곧바로 뮤지컬 버전을 만든다. 뮤지컬로 만들어진 ‘라이온 킹’은 1997년 이래 브로드웨이에서 공연이 계속되고 있다. ’뮤지컬 라이온 킹‘은 브로드웨이에서만 볼 수 있는 것이 아니다. 1998년 도쿄 공연을 필두로 전 세계에서 ’라이온 킹‘이 무대에 올랐다. 작년 3월부터는 ’인터내셔널투어‘ 공연이 시작되었다. 필리핀 마닐라와 싱가포르를 거쳐 한국에 상륙했다. 한국에서는 대구에서 먼저 공연을 가졌고, 지난 9일부터 예술의전당 오페라하우스에서 서울공연을 시작했다.
서울에서의 첫 날 공연을 무사히 끝낸 뒤, ‘인터내셔널투어 공연팀’은 어제(10일) 한국매체를 대상으로 ‘미디어콜’ 행사를 열었다. 이날 행사는 한국 상주연출을 담당하고 있는 오마르 로드리게즈가 무대에 올라 작품소개와 하이라이트 장면 시연이 있었다. 보는 것만으로도 압도되는 오프닝 장면인 ‘Circle Of Life'를 시작으로,'They Live In You', 'Can You Feel The Love Tonight', 'He Lives In You' 등 네 개의 넘버를 중심으로 화려한 사바나의 동물왕국 이야기가 객석을 감탄에 빠뜨렸다.
‘라이온 킹’은 디즈니 애니메이션의 이야기를 따라간다. 삼촌 스카의 모략으로 죽을 뻔한 위기를 겪은 심바가 다시 왕위를 탈환하는 파란만장한 이야기를 담는다. 작품은 원작 애니메이션의 음악과 함께 아프리카의 소울이 풍성하게 느껴지는 음악들로 가득 채웠다. 그리고, 궁금증을 불러일으키는 ‘동물의 형상’은 놀라운 퍼펫 쇼로 완성된다.
이번 서울 공연은 브로드웨이의 엄청난 무대 스케일과 아름다움이 고스란히 옮겨진다. 전 세계 <라이온 킹> 프로덕션에서 활동했던 배우들이 대거 합류했다고 한다. “Circle Of Life”로 무대를 여는 라피키 역에는 남아공 출신의 느세파 핏젱이, 심바 역은 데이션 영이, 날라 역은 조슬린 시옌티가 열연을 펼친다. 이들 외에 음토코지시 엠케이 카니엘레(무파사), 안토니 로렌스(스카) 등이 무대를 ‘아프리카 소울’로 가득 채운다.
오마르 로드리게즈 연출은 "라이온 킹의 'Circle Of Life'는 오프닝 중에 단연 최고다.“며, "많은 장면에서 원형을 경험할 수 있을 것이다. 이는 생명의 순환을 상징하는 요소다"라고 무대 연출의 의미를 소개했다.
무대 시연에 이어, 주연배우들과의 간담회가 이어졌다. 이 자리에는 느세파 핏젱(라피카), 데이션 영(심바), 조슬린 시옌티(날라)가 참석했다.
그동안 전 세계 9500만 관객이 본 뮤지컬의 인기에 대해 데이션 영은 “이렇게 오랫동안 사랑받을 수 있는 비결은 소재 자체가 남녀노소 누구에게나 공감 받고, 사랑받을 수 있는 요소가 있기 때문이다. 자기 자신에 대한 불안감, 그리고 자신의 신념을 찾아가는 여정이 담겨 있다"며 "문화, 언어, 인종을 불문하고 이렇게 자신을 찾아가는 과정이 공감을 얻는 것 같다"고 분석했다.
1994년에 나온 애니메이션의 감동을 기억하는 사람들에게 ‘뮤지컬 라이온 킹’은 어떤 매력이 있는지 묻는 질문에 느세파 핏젱은 "라이온 킹을 영화로 봤던 사람이라면 이번 뮤지컬을 통해 눈앞에서 움직이는 동물들을 볼 수 있다는 것이 큰 매력일 것이다.“며, ”이 이야기가 전달하는 메시지 자체가 시대가 지나도 함께 공감할 수 있는 이야기이기 때문에 꾸준히 사랑받는 것 같다"고 덧붙였다.
조슬린 시옌티은 “단순한 뮤지컬이 아니다. 살아가며 누구나 겪을 수 있는 위대한 경험이라고 말하고 싶다"며, “세트, 의상, 분장 등 모든 것이 특별하다. 특히 오프닝 넘버에서는 여러분이 객석에 앉아 있는 자체가 여러분이 마치 사바나에 있는 것처럼 느껴질 것이다. 살면서 한 번은 가 보고 싶은 아프리카의 모습을 동물들이 시연해준다. 특별하고도 새로운 경험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느세파 핏젱은 서울공연에 시작하기에 앞서 국내최고 (세계 5위) 높이의 롯데월드타워 꼭대기에 행한 프로모션 촬영에 대해 소감을 밝혔다 (▷관련기사) . “처음 그 이야기를 들었을 때는 농담인 줄 알았다. 하지만 그 위에서 노래할 수 있다는 그 자체에 놀라운 기분을 느꼈다"고 밝혔다. 하지만 이내 “사실 무서웠다"고 말해 웃음이 터졌다. (공연 관계자는 철저한 준비와 안전장치를 갖췄다고 강조했다)
‘라이온 킹’은 공연되는 도시의 상징적인 건물에 올라가서 라피키의 퍼포먼스를 펼친다고. 그동안 미국 뉴욕 엠파이어 스테이트 빌딩, 호주 시드니 오페라하우스, 일본 도쿄타워 등에서 ‘사바나의 호연지기’를 보여주었다.
마지막으로 느세파 핏정은 "극장에 와서 긴장을 풀고, 맘껏 웃고 즐기다 가면 좋겠다. 눈물도 많이 흘릴 것이다. 극장을 떠날 때는 놀라운 경험을 했다고 느낄 것이다. 아이들은 많은 교훈을 얻을 것이다.“고 말했다.
이날 배우들은 서울공연의 특별함에 대해 이야기하다가 ‘서울’과 ‘소울’의 발음의 유사성에 대해서 입을 열었다. “영어 발음이 비슷하다. 서울에서 소울~”이라며, "아프리카 소울 뿐만 아니라 미국의 소울도 있다. 우리의 소울을 서울에 전하고 싶다."
뮤지컬 '라이온 킹'은 3월 28일까지 서울 예술의전당 오페라극장에서 공연된다. 이어 4월부터는 부산으로 무대를 옮겨 새롭게 문을 여는 드림씨어터에서 공연할 예정이다. (KBS미디어 박재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