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월 20일은 세계아동의 날이다. UN이 아동권리 증진 및 옹호를 위한 전 세계적 국가의 책무를 되새기고자 이날을 지정했단다. 그리고 11월 18일부터 24일까지는 아동권리주간이다. KBS 1TV 독립영화관에서는 이 날을 맞아 어린이/청소년이 주인공인 <낮은 목소리>(박영광 감독), <벌레>(김해리 감독), <겨울매미>(정수진 감독) 등 단편영화 세 편을 선보인다. 5월뿐만 아니라 11월에도 어린이에게 관심을 가지고, 따뜻한 시선을 보내야겠다.
■ 낮은 목소리 (감독:박영광 주연:성민준, 강신철, 이현서 /2022년 25분)
박영광 감독의 <낮은 목소리>는 변성기를 맞은 초등학생 남자아이의 이야기이다. 합창단에서 솔로파트를 멋있게 부르던 동윤이의 목이 갑자기 잠긴다. 합창대회는 다가오고 동윤은 ‘솔로이스트’ 자리가 다른 친구에게 넘어갈까 불안하다. 엄마 아빠의 반응도 예사롭지 않다. 두 사람이 이혼하려고 한단다. 목소리는 나오지 않고, 가족은 흔들린다. 11살 동윤이가 감당하기엔 너무나 큰 일이 한꺼번에 들이닥친 셈이다. 어떻게 될까. 성장통은 감당하기 힘들다.
■ 겨울 매미 (감독:정수진 출연:김해나,심해인,이성욱,방예인, 오민애 /2022년 26분)
정수진 감독의 <겨울매미>는 올해 초 개봉된 영화 <다음 소희>(정주리 감독)를 떠올리게 한다. 특성화고등학교의 기간제교사 소영은 자신과 이름이 같은 반 학생 소영의 죽음을 앞에 두고 혼란에 휩싸인다. 학생들의 마음을 잘 감싸 안아준다고 믿었던 선생 소영은, 제자가 계약직으로 근무하던 공장에서 자살했다는 사실을 믿을 수가 없다. 자살할 이유가 없다는 소영 엄마의 주장, 무언가 덮으려고만 하는 공장, 그리고 이런 일은 빨리 끝내야한다고 은근한 압력을 넣는 교장선생님 사이에서 소영쌤은 좋은 선생, 좋은 어른이 되기 위해 발버둥 친다. 제목으로 쓰인 ‘겨울매미’는 제철을 만나지 못한, 너무 일찍 태어난 생명을 이야기할 것이다. 자신의 계절을 맞지 못하고 사라진 어린 새싹. 정주리 감독의 <다음 소희>만큼 울림이 큰 작품이다.
■ 벌레 (감독:김해리 출연:김성준 안태영 하태윤 김규나/ 2022년 13분)
김해리 감독의 <벌레>는 곤충학자 ‘파브로’가 되고 싶어 하는 초등학생을 보여준다. 수현은 지난 주 그린 그림으로 상장을 받는다. 하늘을 날아가는 잠자리가 된 자신의 모습을 그린 것이다. 엄마에게도 칭찬하고 싶고, 친구에게도 자랑하고 싶다. 그런데 사람들은 수현의 상장에는 별 관심이 없다. 하지만 수현은 곤충도 사랑하고, 곤충관찰도 좋아한다. 그래서 기분이 좋다. 13분의 짧은 런닝 타임을 통해 수현의 곤충사랑과 세심한 배려는 영화보는 사람을 미소 짓게 만든다. 김해리 감독은 이 영화가 “자신의 가치를 발견하는 과정”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