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군인은 축음기를 어떻게 수리하는가’라는 호기심을 자극하는 연극이 이달 말 공연된다.
‘군인은 축음기를..’은 ‘사물의 안타까움성’과 ‘보이체크’로 작품성과 흥행성을 인정받은 토모즈팩토리가 1년 만에 선보이는 연극 작품으로 보스니아 출신의 작가 사샤 스타니시치의 동명 소설을 무대화한 공연이다.
국내에 처음 소개되는 ‘군인은 축음기를..’은 1990년대 유고슬라비아 붕괴에 따른 갈등과 민족청소를 동반한 처참한 내전의 과정을 12살 소년의 시점으로 그려낸다. 토모즈팩토리는 2016년 ‘사물의 안타까움성’(작가 드미트리 베르휠스트, 벨기에)과 마찬가지로 소설을 무대화함으로써 관객들에게 지금까지 잘 알려지지 않은 새로운 이야기를 그들만의 독특한 스타일로 선보이는 작업을 이어오고 있다.
‘군인은 축음기를..’은 아이의 눈으로 바라본 보스니아 내전을 통해 참혹한 내전과 정전, 그리고 분단의 상황을 감내하고 있는 우리에게 보내는 평화의 메시지이다. 연출가 쯔카구치 토모는 이민족 사이에서 태어난 소년 알렉산다르를 작가의 분신이자 현대인의 분신으로 읽어내고, 보스니아 내전을 통해 분단의 상처를 끝내지 못한 대한민국의 현실을 투영하는데 중점을 두고 있다.
공연의 전반부는 갑작스러운 조부의 죽음과 구체제를 부정하는 새로운 교과서를 배부받는 소년의 에피소드 등을 통하여 전쟁으로 붕괴되어가는 일상을 담담하게 그려낸다. 원작의 소소한 에피소드가 소년의 시선이라는 필터를 거치며, 타국의 역사는 전쟁과 인간의 신화(神話)로 다가온다. 작품의 후반부는 전장(戰爭의 場面)의 처참함을 포로들에게 강제된 폭력적 상황에서의 축구경기로 환치하여 전쟁을 극장에 소환한다.
토모즈팩토리의 2018 신작 ‘군인은 축음기를 어떻게 수리하는가’는 24일(월)에서 31일(월)까지 홍릉 콘텐츠문화광장 STAGE66에서 공연된다. (KBS미디어 박재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