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돌가수, 팝가수들의 공연은 현장에서 직접 보는 것이 역시 최고의, 최선의 감상법일 것이다. 그러나, 그렇다고 매번 뉴욕매디슨스퀘어가든에 갈 수도, 필라델피아 J.F.K 스타디움에 갈 수도 없잖은가. 가정용 비디오기기가 등장하고, DVD가 일상화되면서 스타들의 공연실황 영상물은 팬들에게 자신만의 즐거움을 오랫동안 ‘keep’시키는 소장품이 되었다. 마이클 잭슨의 ‘문워커’나 ‘디스 이즈 잇’같은 영화는 그를 영원불멸의 아이콘으로 박제한다.
단순한 공연실황뿐만 아니라 다양한 영상물이 만들어지고 있다. 우리나라에서는 오래 전 H.O.T.가 출연한 3D콘텐츠 ‘평화의 시대’가 만들어졌었다. 3D뿐만 아니라, 홀로그래피나 VR 등 신기술이 등장할 때면 으레 팝스타들의 공연실황을 좋은 레퍼런스 콘텐츠로 활용된다. 최근 방탄소년단의 월드투어(윙스투어)를 담은 ‘번 더 스테이지’는 유튜브 오리지널 콘텐츠이다. 지난 주 개봉된 ‘트와이스랜드’는 걸그룹 트와이스의 공연을 담은 작품이다. 당연히 일반 영화 팬보다는 트와이스팬, ‘원스’를 메인 타켓으로 만든 영화일 것이다.
'트와이스랜드'는 트와이스의 두 번째 투어 '트와이스랜드 존 2:판타지 파크'의 공연 실황을 담았다. 트와이스 소속사 JYP엔터테인먼트와 CGV의 스크린X가 협업한 얼터너티브 콘텐츠로 실제 콘서트장을 스크린X 카메라로 직접 촬영. 관객들에게 색다른 볼거리를 제공한다.
오프닝 크레딧도 없이 시작된 공연실황은 ‘널 내게 담아’를 시작으로 ‘우아하게’, ‘치어 업’, ‘시그날’, ‘낙낙’ 등 모두 17곡이 논스톱으로 펼쳐진다.
그 동안 선보인 K팝스타 콘서트 영화는 공연 중간중간 백 스테이지 모습과 공연에 임하는, 잔뜩 긴장한 멤버들의 인간적인 모습을 보여준다. 또한 공연장 밖에 길게 줄을 선 열성 팬들의 모습도 빠지지 않고 담는다. 그런데 이번 ‘트와이스랜드’에는 그런 모습보다는 실제 공연에 더 포커스를 맞춘다.
CGV에서는 ‘4DX with ScreenX’를 강조했다. 막강한 사운드와 함께 4DX 의자가 흔들거리며, 어디선가 방향제도 뿌려진다. 게다가 3면 영상효과는 트와이스처럼 멤버가 많은 걸그룹 공연에는 특화된 듯하다. 나연, 정연, 모모, 사나, 지효, 미나, 다현, 채영, 쯔위 등이 잇달아 중앙 화면을 가득 채우고, 좌우화면에는 다른 멤버와 객석을 비춘다. 이는 공연 현장을 단순하게 찍은 일반 콘서트무비와는 확실히 다른 느낌을 전해 준다. 팬들은 즐거을 것이다.
공연장에서 직접 느끼는 열기나 현장의 긴장감은 떨어지겠지만, 훨씬 큰 화면에서, 때로는 빅사이즈로 클로즈업된 자신만의 스타의 모습에서 희열을 느낄 수 있을 것이다. ‘트와이스랜드’의 아쉬운 점은 비디오의 문제가 아니라 사운드의 문제일 듯하다.
‘4DX with 스크린X’은 K팝 가수의 공연실황에서 위력을 발휘한다. 단순한 콘서트 모습을 담았다면 DVD나 V라이브 영상으로 그 역할을 넘겨줘야할 듯. 게다가 카메라 멀티샷은 유튜브나 인터넷기반의 플레이어들이 자리를 차지할 것이다. 특별히 극장에서 보아야한다면, 엄청나게 큰 화면에서 (사방팔방 쪼개진) 다면 영상과, 흔들리는 의자 등 더 많은 이벤트성이 있어야할 것이다. 그러면 팬들이 기꺼이 열광하고 티켓을 끊을 테니. 이는 CJ CGV만의 고민이 아니라 JYP와 빅히트엔터테인먼트 등 K팝 프런티어가 함께 해야할 디지털-인터넷-모바일 시대의 고민일 듯하다. (KBS미디어 박재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