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항준 감독이 스포츠드라마 <리바운드> 촬영 들어가기 전에 찍은 영화가 <오픈 더 도어>이다. 몇 년 전 미국에서 일어났던 ‘한인사회 세탁소주인 살인사건’을 다룬다. 이민 가서 세탁소 일을 하며 힘들지만 ‘아메리칸 드림’을 꿈꾸었던 그들 가족이 ‘MONEY’로 무너진다. 예능계의 야심가인 송은이가 이 영화의 제작자로 나섰다. 어제(25일) 개봉된 <오픈 더 도어> 이야기를 들어보았다. 인터뷰는 서울 마포구 상암동. 디지털미디어시티역에서 걸어서 5분 거리에 있는 6층짜리 ‘VIVO’ 건물 2층 스튜디오에서 이뤄졌다. 송은이는 ‘컨텐츠랩 비보’와 ‘미디어랩 시소’의 대표이다.
Q. 제목 ‘오픈 더 도어’와 관련하여 작품에서 보여주고 싶었던 것은 무엇인가.
▶장항준 감독: “이 이야기를 어떻게 표현할까. ‘문’을 매개체로 하자. 첫 번째 챕터에서 화장실 장면. 저 문을 열어야하나 말아야하나, 그것부터 설정했다. 그 문을 중심으로 시간의 역순을 구성했다. 아마 이 영화가 일반적인 상업영화라면 범인이 누구인지 처음부터 보여준다거나, ‘우리 가족 안에 범인이 있다’, ‘누가 우리 가족을 죽였나’에 초점을 맞춰 혼란을 줄 것이다. 그런 범인 찾기의 장르물을 하고 싶지 않았다. 이야기의 본질은 왜 그 사람들이 그런 일을 벌여야 했는지, 하나하나의 문을 열며 과거의 시간으로 가는 것이다. 마지막 신에 좋았던 시절의 문이 열려있다. 아이러니하게도 그 문은 활짝 열려 있지만 갈 수가 없는 시간이다. 우리 모두가 좋아하지만 갈 수 없는 그런 시간이다.” (‘챕터2’에서 가게 뒷마당 한쪽 벽에 ‘오픈 더 도어’라는 낙서가 있더라) “흔히 쓰는 문장이다. 어떤 문구를 쓸까 고민했다. 우리 작업에 대한 싸인, 흔적을 남기면 재밌지 않을까 생각해서 써둔 것이다.”
Q. 제목은 ‘오픈 더 도어’이지만 그 문을 열면 안 되는데 말이다.
▶장항준 감독: “맨 마지막에 저 문을 열면, 우리가 어디서 왔고, 우리는 어떤 사람으로 기억해야 하는지 중의적으로 관객에게 알려주는 것일 수도 있다. 이 일이 왜 발생하게 되었는지 마지막에 보면서, 관객들이 생각해 보는 것이다.”
Q. 맨 마지막 장면에서 두 인물을 쫓던 카메라가 나가다가 딱 멈춘다. 왜 멈춘 것일까.
▶장항준 감독: “같이 나가면 골치 아파진다. 어디에서 끝내야할지.(하하하) 열려있지만 갈 수 없는 상황이다. 보통은 파멸되는 과정을 보여준다. 하지만 마지막은 그렇게 멈춘다. 아마도 가장 멋진 오후, 짜파게티든 오뚜기카레든 그걸 먹었던, 가장 멋진 일요일 오후로 가고 싶은 마음일 것이다.”
Q. 화면이 너무 밝아 희망적이지 않을까 했다.
▶장항준 감독: “관객들이 극장 문을 나서면서 생각해 주었으면 좋겠다. 영화는 시종일관 음모를 꾸미는 것 같다. 런닝타임 내내 그런 식으로 이어진다면 습관적으로 받아들여져서, 더 생각할 여지가 없어질 것 같았다. 그래서 마지막을 밝게 만든 것이다.”
Q. 감독님이 영화 세트는 송은이 대표의 사비로 지었다고 말했다.
▶송은이: “사비를 썼겠어요? 감독님은 웃기려는 강박증이 좀 있어요. 이 작품은 감독님이 좋은 이야기가 있다고 해서 시작된 것이다. ‘이런 이야기 있는데 어때?’ 그렇게 시작된 것이다.”
▶장항준 감독: “제 입장에선 누구 돈이면 어때?‘였다. 단편으로 시작한 것인데 찍으면서 확장된 것은 아니다. 기획할 때부터 이런 이야기였다. 뒷부분이 더 중요하다고 생각했다. 미국 장면을 세트로 찍는 문제로 중간에 난항이 있었지만 다른 작품에 비하면 아무 것도 아니었다.”
Q. 뉴저지 현지 로케이션인 줄 알았다. 현지에서 찍을 생각은 없었는지.
▶송은이: “조금도 없었다. 시작하면서 간과했던 것은 시나리오 자체를 보면 ‘거리의 풍경’, ‘뉴욕의 불빛’ 그런 게 없었다. 오로지 실내에서 벌어지는 이야기였다. 미국 안 가고 실내에서 찍으면 되겠다 생각했다. 그런데 감독님이 외경 찍으려고 미국 간다고 할 때, 살짝 ‘미국?’ 그랬었다. 최소한의 규모로 성공적인 로케를 찍어왔다고 생각한다.”
▶장항준 감독: “작은 영화지만 할 것은 다해 봤다. 미국도 가봤고, 세트도 지어봤고. CG 합성 때문에 시간이 많이 걸렸다.” (송은이..“난 관객들이 그 사실을 모르고 이 영화를 봤으면 좋겠다. ‘미국에 갔다 왔나 봐’ 하면서 보기를.”) ”난, <기억의 밤> 장항준 감독 거였어?라 했으면 좋겠다. 다 보고 나서 자막에 ‘감독 장항준’ 나올 때 사람들이 놀라서.”
Q. 작년 부산국제영화제에서 소개되었다. 이후 편집을 좀 더 했다고 했는데 어떤 게 달라졌나.
▶장항준 감독: “사실감을 높이는 쪽에 집중했다. 사운드믹싱이 덜 되었다. 챕터3에서 캐서린(김수진)이 남편(이순원)과 이야기하는 장면에서 밖에서 아이들이 노는 소리가 중요했다. 비극성을 높인다고 생각했다. 모두가 행복한, 화창한 일요일 오후의 모습을 그리고 싶었다. 그런 환경에서 그들의 이야기가 대비를 이룰 것이다. 조명도 중요했다. 비극적인 일이 벌어지기에 너무 대비되니까. 사운드디자인과 CG가 많이 보완되었다.”
Q. 뉴저지 한인사회를 충격으로 몬 사건을 모티브로 했다. 실화에 어떤 변화를 주었나.
▶장항준 감독: 사건을 구현하는 게 목표였다기보다는, 그 사건에서 느껴야할 게 무엇인가, 어떤 뉘앙스로 전달해야하나 고민했다. 디테일에서는 차이가 있겠지만 본질적인 면에서는 유사하다고 생각했다. 처음에 시나리오를 쓸 때 제작비를 획기적으로 줄이는 방법은 그런 사건을 모티브로 해서, 교민사회가 아니라 한국에 있는 한국사회를 녹여보는 것이다. 그런데 그것은 이 사건의 본질과는 다른 것이다. 미국 교민사회의 특수성이 있다. 80~90년대에 아메리칸 드림을 안고, 제2의 인생을 살기 위해 비행기를 타고 미국에 건너갔지만, 그들은 그 시간에 멈춘 상태이다. 90년대 간 사람은 계속해서 ‘90년대의 사고방식’을 갖고 있다. 교포들을 만나보면 보수적인 사고를 갖고 계신 분들이 많더라. 아메리칸 드림을 안고 왔지만 기댈 곳이 없다. 영어도 못하는 분도 많고. 의지할 분은 가족뿐이다. 운명공동체이자 벗어날 수 없는 관계이다. 그런 특수성을 버리면 이 영화는 성립이 안 되는 것이다. 문제는 제작비이다. <오픈 더 도어>는 미국 한인사회에서 볼 수 있는 가족의 유대감을 그린다. 끈끈하며 끈끈할수록 생기는 그런 가족의 갈등이다. 어느 순간 증오가 될 수 있으니.“
Q. 뉴저지 한인사회를 충격으로 몬 사건을 모티브로 했다. 실화에 어떤 변화를 주었나.
▶장항준 감독: ”모티브가 된 실제 사건을 보면 누나가 정말 빌런이고, 화근이었다. 완벽한 빌런이자 최고의 악녀가 되면 될수록 이 영화는 장르물이 되어버린다. 우리가 공감할 수 있는 이야기를 하려고 했다. ‘우리 친척 중에도 저런 사람 있어!’하는. ‘지금 그게 중요해 먹고 살아야지’하는 식으로 가족 안에서 충분히 벌어질 수 있고, 한국사회에서도 벌어질 수 있는 일이라고 생각한다.“
Q. 이 가족의 비극은 어디서 온 것인가?
▶장항준 감독: ”욕망이다. 욕망과 끈끈함에서 일어나는 운명공동체의 비극이라고 생각한다. 갈 사람은 가야되고 버릴 사람은 버려야한다고 생각한 것이다. ‘결국 우리 집이 잘 되어야한다. 그러기 위해서는 누구 하나 희생해야 해’라고 생각한 것이다. 폐쇄된 곳에서의 욕망이 어떻게 파멸에 이르는지 그린다. 유쾌한 일도 아니고 범인을 밝히는 스릴도 아니다. 흔한 장르물이었다면 연출을 하지 않았을 것이다. 나도 이제 50이 넘었고, 20년 넘게 충무로에서 일했다. 한번쯤은 생각해볼만한 작품을 만들어야겠다는 생각을 했다.“
▶송은이: ”사건에서 모티브를 얻었는데 그 캐릭터 그대로 가져오면 단편적인 인물이 될 것이다. 감독님이 상황을 좀 더 추가하고 상황을 입혀 그 인물을 훨씬 입체적으로 만들었다고 생각한다. 그게 감독님의 연출력이라고 생각한다. 그런 (단편적인) 것은 많다. 시사프로그램, 유튜브 보면 자극적으로 보여주며 ‘느끼든 말든 알아서 해’한다. 그런 차이가 영화를 해야 하는 이유인 것 같다. 볼수록 곱씹어볼 수 있는 작품이라고 생각한다. 흔한 문법과 공식대로 한다면 챕터 자체도 더 자극적으로, 피가 더 나오게 했을 것이다.“
▶장항준 감독: ”아마 상업적인 선택을 하자면, 문을 연 다음부터 펼쳐질 것이다. 총과 칼이 난무하는.“
Q. 배우들 연기가 영화를 긴장감 있게 몰아넣는다. 김수진, 이순원 배우 캐스팅 관련해서.
▶장항준 감독: “뭔가 거대자본이 투입되는 대작이라면 그걸 책임져야할 배우가 있다. ‘네임 벨류’, ‘티켓 파워’, ‘팬덤’ 같은 게 필요할 것이다. 이 작품과는 왠지 어울리지 않는다. 진짜 그런 인물로 보이기 바랐다. 김수진, 이순원 배우는 연기에 대해 잘 알고 있고, 관습적으로 연기하는 배우가 아니란 것을 알고 있었다. 무대경험이 많다는 것도. 날 것에 대해 익숙한 배우이다. 카메라 돌아갈 때 끊지 않고, 어느 매너로 들어가야 하는지를 잘 안다. ‘챕터3’에서 빛을 발한다. ‘원 씬 원 테이크’로 찍는 것은 힘든 작업이다. 하루종일 찍어도 몇 번 못 찍는다. 배우들이 점점 예민해지고, 쉬어야 해서. 영화에서 보여준 김수진 배우의 (신경질적인) 연기는 100프로 연기가 아닐 것이다. 그때 짜증도 많이 났을 것이다.”(하하하)
“김수진 배우가 상황이 점점 악화되면서 이성을 잃어갈 때, 체력적으로 부담되는 연기인데 믿었던 만큼 두 배우가 충실히 잘해주었다. 화면을 꽉 채우는 연기라는 것이 이런 것이구나 싶었다. 기분이 좋았다.”
Q. 그들이 잘못된 선택을 바꿀 기회는 많았다. 멈출 수 있었는데 말이다.
▶장항준 감독: “그렇다. 모든 순간이 선택의 기로였으면 좋겠다고 생각했다. 어머니(강애심)를 어떻게 하자면서 김수진이 나간 뒤, 순원씨가 혼자 있을 때, 컴컴하다. 그 안에서 갈등하는 인물을 보면서 관객들이 공감하기 바랐다. 김수진 캐릭터는 정말 이성적이고, 계산적이다. 어쩌면 캐서린의 선택이 맞을 수도 있다. 닫힌 문을 바라보면서, 그 문을 열어야겠다고 생각하는 지점이 제가 표현하고자 하는 인간의 모습 중의 하나였던 것 같다.”
“세탁소 장면에서도 그렇다. 순원씨가 가기 전에 흐느끼며 술을 마시는 이유는 결심이 섰다고 생각한다. 정말 해서는 안 되는 일이지만. 한편으로는 그런 생각도 했을 것이다. 내 손으로 직접 하지 않아서 다행이라고 생각했을지 모른다. 이런 이야기는 한 줄로 이해가 안 되지만 본질로 들어간다면 이해하게 된다. 그런 것이 극을 지탱하는 요소가 아닐까.”
Q. 처음엔 단편영화를 만들 생각이었다고 했다. 어떻게 장편으로 이어졌는지. 그리고 ‘챕터1’은 마친 타란티노 감독의 <저수지의 개>의 오프닝 씬처럼 남자가 수다 뜨는 것이 인상적이다. 그래서 지극히 연극적으로 보이기도 한다. 연극으로 공연할 생각은 없는지.
▶송은이: “만들면서 그런 이야기 했다. 연극으로 만들면 재밌겠다고. 연출도, 색깔도 잘 어울린다고. 그런데 일단 영화가 잘 되어야. 잘 되면 생각해 볼 수 있을 것이다.”
▶장항준 감독: “맞다. (공동제작자인) 장원석 대표와도 이야기를 했었다. 이 이야기는 한 5~6년 전에 연출부랑 술 마시며 이야기하다가 들은 것이다. 미국에서 있었던 일이라는데 너무 영화 같았다. 극 안에 터닝이 있고, 급반전 되는 지점이 있어서. ‘이들이 어떻게 될까?’ 궁금해지기도 했다. 이야기 꺼낸 후배가 자기 스타일 아니라 했고, 하기로 했다. 그 때 <리바운드> 찍기 전이었다. 크랭크인할 때까지 반 년 정도 텀이 생겨서 그 기회를 가치 있게 쓸 생각이었다. 원래는 제 돈으로 만들려고 했다. 그런데 송은이 대표에게 이야기하니 너무 좋다며 제작하겠다는 것이었다. VIVO는 단편이지만 제작경험을 쌓을 수 있고, 나는 ‘날로’ 찍을 수 있으니 좋은 것이다. 그렇게 의기투합한 것이다.”
“첫 장면에서 두 사람의 대화가 오고간다. 보면서 ‘뭐야? 저 사람들 추억까지 들어야 해?’할 정도로. 주절이 주절이 이야기한다. 그건 이 이야기의 본질을 들키기 않기 위한 방편이기도 하지만, 그 대화 내용에서는 정보가 되는 것이 많다. 그들이 어떤 환경에서 살았는지, 가족의 서사가 있다. 아무 짝에도 쓸모없다고 생각한 대사가 이어지는 챕터에서 연결된다. 뒷이야기가 노출되면 안 되는 이야기구조인데 진짜 연기 잘 하는 배우가 필요했다. 여기 최적화된 연기자였던 것 같다.”
Q. 장항준 감독과 제작자 송은이 대표와의 우정은 이미 널리 알려져 있다. 각자 장점을 한 번만 더 말해 달라.
▶송은이: “장점이요?(하하하) 장점은 많다. 감독님은 새로운 어떤 것을 해도 사람들을 어렵게 하지 않는다. 항상 즐겁게 한다. 현장에서나 일상이나 태도가 일관적이다. 또한 감독으로서 충실함이 있다. 일하면서 ‘리스팩’한 게 많다.”
▶장항준 감독: “32년 되었다. 동업하다가 원수 되는 경우가 많은데 우린 그렇지 않다. 나이가 들고, 지위가 높아지면 달라지는데 송은이 대표는 사람을 대하는 태도, 방식이 똑같다. 변화가 없다. 변화가 있다면 주름? 탈모?”
Q. 전작 스포츠 드라마 <리바운드>의 흥행 결과가 아쉽지 않은지.
▶장항준 감독: “<리바운드> 시사회 평이 좋았다. 그래서 ‘드디어 왔구나!’ ‘큰 거 하나 했다’ 그렇게 생각했다. 그래도 작품적으로 다 푼 것 같다. 사람들한테 해주고 싶은 이야기, 당시 소년들이 가진 꿈에 대한 이야기, 우리가 잃어버린 이야기를 다한 것 같다”
Q. 장항준 감독은 영화가 아니라 예능 프로그램을 통해 대중에 너무 많이 노출되어, 영화적 업적이 가려진다는 생각은 안 해봤는지.
▶장항준 감독: “예능에서 잔망 뜨는 것을 많이들 기억하신다. 사람들은 의외로 작품을 잘 기억 못 한다. 내가 예능을 안했다면 ‘저 사람이 ’싸인‘했고, ’라이터를 켜라‘ 했고, ’기억의 밤‘을 한 사람인 걸 기억하지 못할 것이다. 예능은 사실 많이 안했다. 그런데 재방송을 왜 그리 많이 하는지. 재방, 3방, 4방. 물리적으로 훨씬 많이 보는 것 같다. 지방에 가면 ’<꼬꼬무> 잘 보고 있다‘고 그런다. 그게 언제 출연한 것인데. 회사에서 알려주기를 작년에 나한테 예능 프로그램 출연제안이 100개가 들어왔다고 한다. ’우리나라에 예능 프로그램이 그렇게 많아?‘ 유튜브 콘텐츠까지 말이다. 다 안 한다. 제 모습이 천편일률적으로 소비되는 게 싫다. 이렇게 띄엄띄엄 나가도, 방송 나가면 김은희 이야기만 하는 것으로 안다. 6시간 이야기 떠들어도 말이다.”
▶ 송은이: “예능 프로그램 만드는 사람 입장에서 보자면 장항준 감독은 타율이 높다. 재미가 있다. 나가면 항상 재밌게 만들려고 하는 사람이다.”
Q. 예능 프로그램을 하면서 크리스토퍼 놀란 감독도 만났다. 예능프로그램 출연의 순기능이 있다면.
▶장항준 감독: ”예능 프로그램을 통해 많은 사람을 만날 수 있었다. 물리학자도 만나고, 소설가, 범죄전문가, 경제전문가도 만났다. 다양한 사람을 통해 세상의 폭이 조금 넓어지는 것도 같다. 그런데 그 사람들을 통해 아이디어를 얻는다기보다는 캐릭터를 보는 것 같다. 우리가 생각하는 학자는 이럴 것이라고 생각하는데 실제로는 그렇지 않다. 기자들도 이럴 것이라 하지만 밖에 나가면 술 먹고 토하잖아요.(하하하) 직업적인 일반화는 캐릭터의 생명력 불어넣지 못한다. 다양한 사람 만나면서 캐릭터를 구축하는데 도움이 되고, 배우게 되는 계기가 된다.“
Q. 준비하고 있는 작품이 있는가.
▶장항준 감독: ”두 편 준비하고 있다. 하나는 오컬트 코미디로 나름 새로운 장르에 도전한다. 또 하나는 어두운 드라마이다. 수위도 높다. 어느 작품을 하게 될지, 어느 작품이 먼저 들어갈지 모른다. 감독은 자기의 은퇴작이 무엇인지 모른다. 10년 뒤에 가서 ’아, 그 때 그게 마지막이었구나‘ 알 수 있다.“
Q. 송은이 대표는 장항준 감독의 <오픈 더 도어>로 영화제작에 뛰어들었다. 앞으로 더 확장하고 싶은 꿈이 있다면.
▶장항준 감독: ”건물?“
▶송은이: ”이 사옥으로 이사 올 때 ’이게 마지막 사옥이라고는 생각하지 마‘ 라고 했었다. 이거 확장하는 것이 청사진은 아니다. 매 순간 충실하게 일하고 돌아볼 때 후회 없는 삶을 살고 싶다. 회사를 오래 할 것이라고는 생각을 하지 못 했다. 팟캐스트할 때는 직원들에게 좋고, 다 좋은 연봉을 받는 회사로 성장시키고 싶었다. 상징적으로는 고학력자 없이도 성공하는 회사, 좋은 사람이 모인 회사가 우뚝 서서, 오래 가는 것을 보여주고 싶다.“ (장항준 감독: ”엔터계의 유니세프 같은 것? 아프리카 가서 봉사하면 되겠다.“) (하하하하) ”나는 코미디언이다. 궁극에는 진짜 재밌는 코미디하고 싶다. 그 이야기가 허무맹랑한 이야기가 아니었으면 좋겠다는 생각. 땅에 붙어있는 공감 가는 코미디!’
이순원, 김수진, 서영주, 강애심이 출연하는 장항준 감독의 드라마 <오픈 더 도어>는 25일 개봉했다. 흥미로운 71분짜리 인간본성 탐구 심리드라마이다.
[사진=컨텐츠랩비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