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바운드>로 스포츠(농구) 영화에 도전했던 장항준 감독이 새로운 작품 <오픈 더 도어>로 돌아왔다. 이 영화는 <리바운드>보다 먼저 찍었고, 먼저 공개되었었다. 작년 부산국제영화제 공개에 이어 지난 달 영상자료원에서 열린 특별상영회를 통해 소개된 <오픈 더 도어>는 10월 25일 극장개봉한다. 아이디어와 메시지가 돋보이는 저예산+독립영화로 방송계의 마당발이자 재간둥이 송은이가 제작을 맡은 작품이기도 하다.
17일(화) 오전, CGV 용산아이파크몰에서는 영화 ‘오픈 더 도어’의 시사회가 열렸단. 이 자리에는 장항준 감독, 송은이 대표와 배우 이순원, 서영주, 김수진이 참석했다. 영화는 미국 한인사회에서 실제 발생한 살인사건을 다룬다. 미국 뉴저지 한인세탁소 살인사건 이후 7년, 피해자의 남편, 피해자의 남동생이 술을 마시며 그날의 비극을 복기하다가, 오랫동안 가슴에 묻어두었던 비밀을 털어놓으며 ‘기억의 밤’은 ‘비극의 밤’이 되어버린다.
장항준 감독은 오래 전 술자리에서 후배감독이 하는 이야기를 처음 듣고 자신이 영화를 만들게 되었다고 출발점을 밝혔다. “‘리바운드’ 찍기 전에 텀이 생겨서 단편영화로 찍을 생각이었다. (영화에서 보이는) 첫 번째 챕터의 이야기를 시나리오로 써서 송은이 대표님한테 보여드렸더니 본인이 제작하고 싶다고 했다. 그래서 ‘이게 웬 떡이냐’ 했다. 뒷이야기를 쓰다 보니까 왜 이 사건에 그렇게 이르게 됐는지, 그들의 관계에 집중하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어서 챕터들을 하나씩 써나갔다.”고 장편으로 완성된 과정을 소개했다.
‘콘텐츠 비보’의 대표로 다양한 연예콘텐츠를 만들고 있는 송은이 대표는 “콘텐츠 비보가 ‘시네마운틴’ 같은 팟캐스트로 출발해서 TV예능도 했고 매니지먼트로 확장되는 과정에서 언젠가 스토리가 탄탄한 줄거리가 있는 이야기를 제작하고 싶다는 생각을 했다. 그 출발이 가장 유쾌하고 선한 장항준 감독님이고, 단편이어서 한 번 해보고 싶다는 욕심이 났다”고 영화제작에 뛰어든 이유를 밝혔다. “초보 제작자이기에 주변의 도움을 많이 받았다. 공동으로 제작한 장원석 대표에게 하나씩 물으며 ‘오픈 더 도어’를 완성하게 됐다”라고 덧붙였다.
영화 ‘오픈 더 도어’는 사건 7년 후의 이야기를 시작으로 챕터별로 거슬러 올라가며 사건의 진상에 접근하는 방식을 택한다. 이에 대해 장 감독은 “상업적인 선택은 아닌 것 같다. 감정과 서사를 차곡차곡 쌓아가며 마지막 사건이 벌어지게 된다. 극적인 효과를 기대할 수 있을 것이다. 오로지 이야기의 본질, 그들이 가진 욕망과 선택의 길을 표현하려다 보니 순차적으로 가는 진행들을 하지 않았던 것 같다”라고 설명했다.
장 감독은 제목과 관련하여 ”다른 건 선택과 파멸의 문이라, 결국 파국으로 치닫지만 마지막 그 문만큼은 활짝 열려 있고 그 문 밖으로 다시 돌아가고 싶지만 돌아갈 수 없는 머나먼 시간으로 가다 보니까 엔딩도 그렇게 된 것 같다”고 밝혔다.
뉴저지의 평범한 한인사회의 일원이었던 남편을 연기한 이순원은 “감독님, 제작자님 다 유명하신 분이었고, 제안을 주셨을 때 안 할 이유가 없었다. 지금까지 해왔던 작품이 코미디가 많아서 이런 장르물에 대한 목마름이 있었다. 때마침 이런 장르를 제안해주셔서 감사히 촬영에 임했다. 두 분께서 좋은 제작환경을 만들어 주셔서 잘 차려진 밥상에 숟가락만 얹은 느낌이라 잘 촬영했다”고 밝혔다.
김수진은 “첫 챕터가 완성이 돼서 시나리오를 봤었다. (영화 소품으로 사용되는) 가족사진을 찍으러 갔다가 감독님이 두 번째, 세 번째, 네 번째 챕터까지 준비하고 있다는 걸 들었다. 촬영을 할 때 정말 연극 작업을 하는 듯 했다.”고 밝혔다. 영화 <오픈 더 도어>는 미국 뉴저지 로케이션 작품이 아니란다. 김수진은 “CG 소스로 완성되었다. 영화의 주요배경이 되는 집은 세트장에서 미술팀들이 밤을 새워서 나왔던 작품이다. 모든 스태프들이 한 호흡으로 함께해서 즐겁고 재밌던 작품이다”라고 밝혔다.
서영주는 “제가 이 영화를 선택하게 된 계기는 선택보다는 감독님께서 선택을 해주셨다. 오디션 때 ‘너무 어렵다. 어떻게 해야 할지 모르겠다’라고 했었는데 감독님이 저에게 자신감을 불어 넣어주셨다.”고 합류 과정을 이야기했다. 장감독은 “서영주 배우는 내달 군 입대를 한다”고 깜짝 공개했다. 이에 서영주는 “‘오픈 더 도어’ 많이 사랑해주시고 저도 곧 군대로 떠나지만 많이 기억해주셨으면 좋겠다”고 덧붙였다.
마지막으로 송은이는 “<오픈 더 도어>를 통해 장항준 감독이 ‘김은희’했다’라는 말을 들었으면 한다”라고 바람을 드러냈고, 장항준 감독 역시 “정말 김은희하고 싶다. 훌륭한 작가님이시고, 여기 제작자, 배우분, 스태프들, 공동제작을 한 장원석 대표님 모두에게 감사드린다. 우리가 노력한 시간들이 헛되지 않았으면 좋겠다. 큰 영화든, 작은 영화든 손익분기점을 넘겨 웃을 수 있었으면 좋겠다”고 개봉을 앞둔 소감을 밝혔다.
장항준 감독의 스릴러 스릴러 '오픈 더 도어'는 오는 25일 CGV 단독 개봉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