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신의 핸드폰 사용에 있어 프라이버시는 철저히 지켜지는가. 부부사이에도 숨길 나만의 비밀이 얼마나 있는가. 영화 ‘완벽한 타인’은 남편의 메시지, 아내의 SNS, 연인의 통화를 ‘스피커폰’으로 공개한다.
31일 개봉되는 이재규 감독의 신작 <완벽한 타인>이 16일(화) 오후, 서울 송파구 롯데시네마월드타워에서 언론시사회를 열고 그 베일을 벗었다. 이날 시사회에는 이재규 감독과 배우 유해진, 조진웅, 이서진, 염정아, 김지수, 송하윤, 윤경호가 참석했다.
속초 영랑호에서 얼음낚시를 하던 동네꼬맹이 친구들이 세월이 흘러 중년이 되어 다시 만난다. 변호사가 된 유해진, 성형의사가 된 조진웅, 카페를 운영하는 이서진, 그리고 자유로운 윤경호까지. 그리고 그들의 아내가 함께 조진웅의 근사한 집에서 오랜만에 만난다. 집들이 명목으로. 이들은 옛날이야기, 요즘 사는 이야기를 하다가 갑자기 핸드폰 게임을 하자고 한다. “이제부터 오는 전화, 문자는 다 공개하자고.” 주저주저하면서, “에이 친구끼리, 와이프한테 숨기는 것 하나도 없어!”하며 즐거운 대화를 이어간다. 과연 그럴까. 영화는 어떤 전화가, 어떤 메시지가 언제 날아올지 모르는 순간이 이어지며 친구사이, 부부사이가 아슬아슬 줄타기를 하기 시작한다.
웃음이 끊이지 않던 116분이 지나고 배우들과 감독이 참석한 가운데 간담회가 이어졌다.
'다모', '베토벤 바이러스' 등 드라마를 연출하고 영화판으로 넘어와서 <역린>을 만들었던 이재규 감독은 ‘문명의 이기’, 핸드폰으로 두 번째 영화에 도전했다. 이재규 감독은 "나이를 불문하고 스마트폰 없이는 살아가기 힘든 세상이 된 것 같다. 자기 삶의 일부분 같은 핸드폰으로 인해 벌어지는 상황들을 보고 웃을 수도 있겠지만, 그 속에서 본인의 삶을 반추하고 뭔가 느끼고 위로가 되길 바랐다"고 영화를 소개했다.
영화 속 자연스런 대사와 관련하여 유해진은 "상황이 재밌어야 한다고 생각했다. 애드리브는 현장에서 생각날 때도 있지만, 윤경호가 잘 받아줘서 서로 상의해 가며 만들었다"고 말했다.
올해 ‘독전’과 ‘공작’으로 흥행몰이를 하고 있는 조진웅은 “흥행을 떠나 영화가 완성이 돼 관객들을 만난다는 자체가 영광이다. 이번 영화는 '독전', '공작'과는 결이 다른 영화이다. 그 영화들은 보고 소화시키는데 시간이 걸렸다면, 이 영화는 시나리오 볼 때부터 공감이 돼 소통의 의미에서 관객들이 많이 찾아주시지 않을까 싶다"고 말했다.
3년 만에 스크린에 복귀한 이서진은 "오랜만에 영화를 촬영해 너무 좋았다. 능글맞은 캐릭터는 어렵고 힘들 거라 생각했다. 내가 맡은 역할은 어린 친구(송하윤)와 신혼생활을 하는 거라 그나마 쉽게 할 수 있었던 것 같다. 힘든 도전이었다 생각한다"고 소감을 전했다.
가부장적 남편(유해진) 때문에 숨죽이며 사는 캐릭터를 잘 소화한 염정아는 "시나리오가 재밌었고, 기발하다고 생각했다. 가장 평범한 여자를 연기하는 거라고 생각하고 주안점을 뒀다. 좋은 분들과 작업해 행복한 작품으로 오래 기억에 남을 것 같다"고 말했다.
성형외과의사 조진웅의 아내이자 정신과의사 역을 맡은 김지수는 충무로 여배우 기근에 대해 "여배우들이 설 자리가 별로 없다는 이야기를 많이 한다. 이번 영화 '완벽한 타인'이 잘돼 우리들이 설 자리가 많았음녀 좋겠다. 이번 영화에서 남배우들과 동등한 비중으로 연기를 할 수 있어서 너무 즐겁고 행복했다"고 말했다.
드라마 '도깨비', '미스터 션샤인'으로 눈도장을 찍은 윤경호는 이번 영화에서 아주 중요한 캐릭터를 소화한다. "처음부터 끝까지 함께 해본 건 처음이었다. 지금 생각해도 감격스럽다. 다시 또 이런 역할 하더라도 최선을 다하겠다. 훌륭하신 선배님들과 함께 해 영광이었다"고 밝혔다.
배우들에게 이런 무모한 게임을 해 볼 의향이 있느냐는 질문에 배우들은 하나같이 “아니오”라고 답했다. 제작보고회에서 ‘천만 관객이 들면 핸드폰을 공개하겠다“고 말했던 이서진은 이날은 ”관객은 900만 까지만 들었으면 좋겠다“고 말해 웃음을 일기도.
영화보고 나면 부부끼리, 연인끼리 위험한 '핸드폰 잠금해제 게임'을 해 볼래라는 생각이 들 영화 '완벽한 타인'은 오는 31일 개봉된다. (KBS미디어 박재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