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군이 저지른 위안부 문제, 한국군이 저지른 베트남전 민간인 학살” 두 가지 난제가 부산국제영화제에 던져졌다.
제23회 부산국제영화제(BIFF)에서는 미국 미키 데자기 감독의 ‘일본군 위안부 문제의 주 전장(戰場)’과 한국 이길보라 감독의 ‘기억의 전쟁’이 상영되었다. 두 작품 모두 다큐멘터리이다.
지난 7일 오후, 비프힐 1층에서 열린 ‘아주담담-시선 : 전쟁이 낳은 비극을 바라보다’에 참석한 미키 데자기 감독과 이길보라 감독은 자신의 작품에 대한 소회를 밝혔다.
미키 데자기 감독은 “일본에서 영어교사로 있을 때 유튜브에 일본의 인종차별 문제를 지적하는 영상을 올렸다가 우익의 공격과 비판을 받았다. 위안부 문제를 처음 보도한 일본 기자가 우익에게 공격받는 것을 보고 위안부 이슈에 관심을 갖게 됐다”고 계기를 설명했다. 데자기 감독은 일본우익의 주장들과 이를 고스란히 받아들이는 미국인들의 모습을 카메라에 담으면서 ‘위안부 이슈’에 대한 제 3자의 시선을 보여준다.
이길보라 감독은 ‘기억의 전쟁’을 통해 베트남전 때 한국군에 의해 민간인 학살이 벌어졌던 퐁니퐁넛 마을의 유일한 생존자 응우옌 티 탄 씨를 기록한다. 8살 때 가족을 모두 잃은 그는 한국군의 베트남 민간인 학살을 공개 증언하고 한국 정부에 공식 사과를 요구한 인물이다.
이길보라 감독은 “돌아가신 할아버지께서 베트남전 참전 군인이시라 어릴 때부터 베트남전 이야기를 들으며 컸다.”며 “지금 할 수 있는 일은 아주머니의 기억을 잘 전달하는 것이라고 생각했다. 한국은 한 번도 피해자의 이야기에 귀 기울인 적이 없다”고 말했다. 이길보라 감독은 ‘반짝이는 박수소리’(2014)로 호평을 받은 다큐감독이다. (KBS미디어 박재환)
[사진=미키 데자기 감독, 일본군 위안부 문제의 주 전장(戰場), 기억의 전쟁 스틸/ 부산국제영화제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