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는 제주도 4.3항쟁 70주년 되는 해이다. 광복의 길목에서 제주도는 비극의 섬이 되어버렸다. 당시 수많은 제주도민이 어이없게도 국군과 경찰의 손에 학살당했다. 아직도 구천을 떠돌고 있을 영혼들. 제주 4.3항쟁과 그 무고한 희생자를 다룬 영화가 띄엄띄엄 만들어지고 있다. 최진영 감독의 단편영화 <뼈>도 그런 작품의 하나이다.
할아버지 이장(移葬) 문제로 제주에 내려온 동희(류선영)는 선배의 부탁으로 마침 일본에서 제주도로 온 하루코 할머니(이영원)를 모시게 된다. 하루코 할머니는 어머니의 유골을 옛 고향 산천에 모실 생각이다. 동희는 잠시 주저하더니 곧 하루코 할머니를 따라 산으로 오른다. 산에서 할머니로부터 옛날이야기를 듣게 된다. 1949년의 제주도의 그 산에서 있었던 이야기다. 그 때 18살의 경호(김현목)가 땅굴 속에 숨어있었고, 총을 든 경찰(홍상표)이 나오라고 소리 지른다. 그 소년과 경찰이 어떻게 되었는지, 70년의 세월이 흐를 동안 제주도와 한국은 어떻게 변했는지 잠시 생각하게 만든다.
최진영 감독은 여주인공을 ‘유해발굴팀’ 사람으로 설정했다. 그리고, 제주도 산속의 ‘동굴’ 이미지와 아직도 남아있는 ‘뼈’의 흔적 등을 통해 아픈 그때의 역사를 들려준다. 이 영화를 보신 분이라면 지슬: 끝나지 않은 세월 2‘도 찾아보시길.
이번 주 KBS <독립영화관> 시간에는 최진영 감독의 <뼈>와 함께 <산나물처녀>(김초희 감독), , <동행>(김준성 감독)을 함께 소개한다. 이들 작품은 모두 울주세계산악영화제가 제작지원을 한 작품이다. 내달 7일, 울산광역시 울주군의 영남알프스에서는 제3회 울주세계산악영화제가 열릴 예정이다. (KBS미디어 박재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