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4월 열린 전주국제영화제에서 공개된 김희정 감독의 신작 <어디로 가고 싶으신가요>가 언론시사회를 갖고 개봉을 준비 중이다.
지난 22일 롯데시네마 건대입구에서 열린 <어디로 가고 싶으신가요>에는 김희정 감독을 비롯한 배우 박하선, 김남희, 문우진, 정민주가 참석했다. 영화는 갑작스러운 사고로 남편을 잃고 폴란드 바르샤바로 떠난 ‘명지’와 같은 사고로 동생을 잃은 ‘지은’, 단짝 친구와 이별한 ‘해수’가 상처를 어루만지고 다정한 위로를 건네는 이야기를 그린 작품이다. 영화 상영이 끝난 뒤 감독과 배우가 참석한 가운데 영화에 관한 다양한 이야기를 나누었다.
김희정 감독은 “2017년도에 폴란드 바르샤바에서 김애란 작가와 만나게 돼서 처음 책을 받았다. 당시에는 영화를 만들어야겠다는 생각을 하고 책을 받은 것은 아니다. 첫 단편 소설부터 눈물을 흘리면서 봤는데 이후 영화화 제안을 받은 뒤 다시 원작 소설을 읽어보고 ‘아 해보고 싶다’라는 생각이 들었다”라며 원작자인 김애란 작가와의 인연과 원작 소설을 영화로 만들게 된 계기에 대해 밝혔다.
또한 김희정 감독은 영화에 많이 등장하는 내레이션에 대해 강조하고 싶었던 부분이나 의도가 있었는지 묻는 질문에 “내레이션은 자기 자신에게 하는 말이기도 하고, 마치 누구에게 말하는 것 같기도 한 그런 묘한 느낌을 살리고 싶었다. 그리고 김애란 작가의 작품이 너무 좋아서 말들을 살리고 싶었다”라고 답하며 원작 소설에 대한 칭찬과 함께 감독만의 세심한 연출력으로 완성한 영화 <어디로 가고 싶으신가요>에 대한 궁금증을 고조시켰다.
영화 속 갑작스러운 남편의 죽음 이후 상실의 고통을 겪는 ‘명지’ 역을 맡은 배우 박하선은 이번 영화를 선택하게 된 이유에 대해 “감독님 전작 <프랑스여자>를 너무 잘 봤고, ‘언젠가 꼭 감독님과 작품을 해보고 싶다’는 생각을 했다”, “그러다 <어디로 가고 싶으신가요>의 시나리오를 받고, 시나리오와 원작을 읽었는데 ‘아, 역시’라는 생각이 들어 임하게 되었다”라며 연출을 맡은 김희정 감독에 대한 무한한 신뢰를 드러냈다. 이어서 박하선은 “원작을 읽고 정말 오랜만에 울어봤는데 굉장히 시원했다. 그렇게 이번 작품을 하게 되면서 저 스스로도 치유가 되었다. 그래서 너무 감사한 작품이다”라고 작품을 통해 따스한 위로를 받은 소감을 밝히며 영화를 향한 애정을 한껏 표현했다.
‘명지’의 대학 동창이자 폴란드 바르샤바에 유학 중인 ‘현석’ 역의 배우 김남희는 “폴란드에서 촬영을 할 수 있다는 기쁨에 꼭 하고 싶었다”고 운을 떼 웃음을 자아낸 뒤 “대본이 너무 좋았다. 이번 기회에 폴란드에서 오랜 유학 생활을 한 인물의 연기를 해보면 좋을 것 같았다. 그리고 근래 맡았던 배역 중에 따뜻한 사람이어서 하게 되었다”면서 작품을 선택한 이유를 전했다. 이어서 김남희는 “박하선 배우와의 관계 형성에 대해 생각을 많이 했고, 대사가 많아서 일단 대사를 열심히 외웠다. 대사를 입에 많이 붙여 놓고 현장에서 자유롭게 할 수 있을 정도로 준비를 했다”고 밝혀 ‘현석’을 탁월하게 소화해 내기 위한 본인만의 노력을 전해 김남희가 보여줄 새로운 캐릭터에 대한 기대감을 높였다.
단짝 친구를 사고로 잃은 후 친구의 누나인 ‘지은’의 재활을 돕는 ‘해수’ 역을 연기한 배우 문우진은 “영화나 드라마를 준비하다 보면 대사가 너무 익숙해져서 톤이 딱딱해지기도 하는데, 그런 부분을 현장에서 자연스럽게 하기 위해 감독님과 연습을 많이 했다”라며 어린 나이를 무색하게 하는 연기에 대한 본인만의 특별한 노력을 전해 놀라움을 자아냈다. 그러면서 “‘해수’에 대해서도 스케이트보드가 영화에서 중요한 역할을 한다고 생각해 감독님과 상의하면서 열심히 준비했다”고 전해 극 중 스케이트보드를 타고 광주 곳곳을 누비는 ‘해수’의 모습이 영화 속에서 어떻게 그려질지 호기심을 자극했다.
하나뿐인 동생을 잃고 몸이 마비된 ‘지은’ 역을 맡은 배우 정민주는 “시나리오를 읽은 후 너무 슬픈 상황이라 어떻게 해야 잘할 수 있을까 걱정을 많이 했다. 감독님이랑 일기도 써보고 재활훈련 영상도 찾아보면서 많이 준비했다”고 밝혀 기대를 높였다. 또한 정민주는 “영화 속 편지 내용 중에 ‘권도경 선생님이 우리 지용이 손을 잡아 주신 마음에 대해 저는 그게 뭔지 아직 잘 모르겠거든요’라는 부분이 있는데, 이 부분이 대본을 볼 때도 긴 편지를 읽고 나서도 계속 마음에 남았다”라고 가장 기억에 남는 대사를 전하기도 했다.
덧붙여 김희정 감독은 사고로 죽은 ‘명지’의 남편 ‘도경’ 역을 연기한 배우 전석호에 대해 “‘명지’와 ‘도경’의 행복한 과거를 전석호 배우가 함께 해줘서 너무 좋았다. 박하선 배우와 짓궂게 장난을 하는 모습 등이 너무 자연스럽고 해맑아서 지금의 슬픔이 조금 더 배가될 수 있도록 만들어줬다”라고 특별히 감사를 표해 자리에 함께한 배우들과 전석호가 보여줄 영화 <어디로 가고 싶으신가요>에 대한 기대를 끌어올렸다.
김희정 감독의 <어디로 가고 싶으신가요>는 7월 5일 개봉 예정이다.
[사진=엔케이컨텐츠/디스테이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