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쁜엄마’가 마지막까지 유쾌하고 따뜻한 감동을 선사했다.
JTBC 수목드라마 ‘나쁜엄마’(연출 심나연, 극본 배세영, 제작 드라마하우스스튜디오∙SLL∙필름몬스터)가 지난 8일 방송된 14회를 끝으로 뜨거운 호평 속에 막을 내렸다. 이날 영순(라미란 분)이 꿈꾸고 강호(이도현 분)가 이뤄낸 복수는 시청자에게 짜릿한 카타르시스를 안겼다.
35년 전 해식(조진웅 분)의 죽음을 비롯해 태수(정웅인 분)와 우벽(최무성 분)이 벌인 악행을 밝히고 단죄한 강호의 눈부신 활약이 빛났다. 인생이 얼마나 소중하고 자신이 얼마나 행복한지 깨달은 영순은 강호의 곁에서 끝내 눈을 감았고, 인연이자 운명으로 다시 만나게 된 강호와 미주(안은진 분)는 영원한 사랑을 약속했다.
강호는 소실장(차순진 분)을 덫으로 이용해 송우벽(최무성)을 특수상해 및 살인미수 혐의로 긴급 체포한다. 다시 검사복을 입고 법정에 선 강호는 그동안 우벽이 자행한 많은 범죄행위를 나열하며 증인으로 태수(정웅인)을 법정에 부른다. 대선 유력후보인 태수는 우벽과의 더러운 과거를 끝낼 수 있다는 판단에 법정에 선 것이다. 태수는 자신의 죄를 감추고 우벽에게 뒤집어씌우기에 급급했다.
죽은 수현(기은세 분)의 아이가 우벽의 아이였다는 거짓 증언에 송회장도 가만히 있지만은 않았다. 우벽은 태수가 딸과 공모해 강호를 살해하려 했다고 폭로, 방청석의 하영(홍비라 분)이 사실을 밝히기 위해서 나섰다. 하지만 태수는 자신의 딸인 하영을 정신병자로 몰며 증언을 무효화시킨다. 하영의 애처로운 눈물과 호소를 외면하며 악랄함의 끝을 보였다. 이에 하영이 결정적 진술을 하게 된다. 오랜 세월 영순과 강호의 가슴 속에 묻어 두었던 해식의 사망 사건에 대한 내용이었다.
거짓과 왜곡으로 가득한 이 지난한 진실게임의 끝은 한 아이였다. 법정의 문이 열리고 횟집 사장(성낙경 분)이 한 아이의 손을 잡고 나타났다. 수현과 죽은 줄 알았던 아이가 사실은 살아남아 있었던 것이었다. 그날 수현은 자신은 바다에 뛰어들면서 아이를 살려낸 것이었다.
영순과 강호는 다시 일상으로 돌아왔다. 조우리 마을 사람들은 두 사람을 위해 특별한 자리를 마련했다. 영순은 “이렇게 귀한 인생을 살 수 있어서 저는 참 행복한 사람”이라며 가족 같은 이웃들에게 고마운 마음을 전했다. 아들 강호와 운명처럼 재회한 미주에게도 “늘 마지막처럼 사랑하라”는 애정 가득한 덕담을 남겼다. 그리고 그날 밤 영순은 강호의 노랫소리에 잠이 든다. 영원히, 행복하게, 평온하게.
영순이 세상을 떠난 뒤, 모든 사람들이 행복하고 자기들의 자리를 하나씩 채워나간다. 소실장과 차대리는 상추를 잘 키우고, 삼식이(유인수)는 교도소의 하영을 면회가서 '인연의 소중함'을 이야기하고, 이장(김원해)은 마스크 팩의 벗은 처(박보경)의 정체를 알게 된다. 쌍둥이 예진(기소유 분), 서진(박다온 분)도 행복하다. 강호는 엄마가 남긴 '인연(因緣)의 편지'를 읽으며 눈물을 흘린다. 그리고 강호는 미주를 위해 특별한 '검사식' 프러포즈를 한다. 그리고 과거의 엄마, 아빠처럼 아기돼지와 함께 넓은 초원을 달린다.
전작 드라마 <괴물>에 이어 또 한번 섬세한 연출력을 선보인 심나연 감독, 탄탄한 필력으로 첫 드라마 집필을 성공으로 이끈 배세영 작가, 그리고 ‘거를 타선 없는’ 배우들의 완벽한 시너지로 <나쁜엄마>는 2023년 최고의 좋은드라마로 남았다.
[사진=JTBC]