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들어 극장보다는 TV예능에서 더 자주 보는 장항준 감독이 마침내, ‘아내의 그늘’을 벗어나 본업인 영화감독으로 돌아왔다. 4월 5일 개봉하는 영화 <리바운드>이다. 일본 애니메이션 <더 퍼스트 슬램덩크>의 인기에 올라탄 기획영화 아니냐는 일부의 시선에 대해 장 감독은 “이 영화는 11년 전부터 기획했고, 한 차례 엎어진 끝에 드디어 극장에 내걸리게 되었다.”고 강조했다.
28일 오후 서울 CGV아아파크에서 열린 영화 '리바운드' 언론시사회에는 장항준 감독과 배우 안재홍, 이신영, 정진운, 김택, 정건주, 김민, 안지호가 참석했다.
영화 '리바운드'는 2012년 전국 고교농구대회에서 아무도 주목하지 않았던 최약체 농구부가 그야말로 ‘거짓말 같은 승리’를 이끌어내는 과정을 드라마틱하게 보여준다. 영화는 부산 중앙고등학교 농구부의 실제 분투기를 담고 있다. 농구부 해체를 심각하게 고민하던 중앙고에 25살 신임 강양현 코치가 지휘봉을 잡고, 6명의 선수와 전국대회에 나서는 이야기이다. 한 명이라도 부상을 입게 되면, 이제 5명이 경기를 치러야 한다. 실제 그런 일이 벌어진다. 이 기적 같은, 거짓말 같은, 믿을 수 없는 스포츠 경기가 재기발랄한 장항준 감독에 의해 스크린에서 재현된다.
영화 상영이 끝난 뒤 감독과 배우가 참석한 가운데 간담회가 이어졌다. 마이클 잡은 장항준 감독은 “한 차례 제작이 무산되었다. 11년이 걸렸다. 수많은 고비를 넘고 개봉까지 와서 동료들, 스태프들에게 감사하다는 생각이 든다"고 감개무량해 했다. 장 감독은 “나도 '더 퍼스트 슬램덩크'를 좋아한다. 그런데 '더 퍼스트 슬램덩크' 아이맥스판이 <리바운드>와 같은 날 공개된다. 워낙 많은 사람들이 사랑한 명작이고, 인생 이야기들이 담겨있는 작품이라고 생각한다. <리바운드>는 한국 젊은이들에게 본인의 감정을 투영할 수 있는, 공감대 불러일으킬 수 있는 그런 지점이 있다. 젊은 청년들이 위안, 공감을 했으면 좋겠다"고 덧붙였다.
극중에서 중앙고 강양현 코치를 연기한 안재홍은 "코치님과 촬영 전부터 많은 이야기를 나눴다. 체중을 늘렸고, 의상, 헤어스타일 등 싱크로율을 높이기 위해 노력했다. 그리고 그것보다 더 중요한 건 이 대회를 치러나가는 마음, 그 떨림을 생생하게 담고 싶었다"고 전했다.
스포츠영화 <족구왕>(2014)에서 선수로 뛰었던 안재홍은 ”촬영을 하면서 코치석에서 경기장을 바라보는데 예전에 족구를 하던 모습이 많이 떠올랐다. 우연일 수 있겠지만 그때 유니폼이랑 색깔도 똑같았다. 농부팀 친구들의 기분을 잘 이해할 수 있겠다 싶었다"라고 덧붙였다.
중앙고 농구부 선수들을 연기한 배우 이신영, 정진운, 김택, 정건주, 김민, 안지호는 각자 농구 연습과정을 밝혔다.
이신영은 "작품 하면서 농구를 처음 해봤다. 농구를 잘해야 하는 캐릭터라 작품 들어가기 두 달 전부터 매일 연습했다. 농구 일지 영상을 만들어 감독님께 보내기도 했다."고 소감을 밝혔다.
정진운은 "선수들끼리 기량을 발휘해서 합을 맞추는 장면들이 많이 나온다. 이미지 트레이닝을 많이 하고 가서 빠르게 컷을 소화했을 때 너무 다행이고 스스로 뿌듯했던 순간이다"고 말했다.
실제 농구선수 출신인 김택은 "극중에서 농구를 잘하는 캐릭터는 아닌데 습관이라든가, 나도 모르게 튀어나오는 행동들이 있었다. 작품에서는 못해야 하는 캐릭터라 (연기하는 데) 어려움이 있었다"고 밝혔다.
장항준 감독은 “이 영화는 한때 선수였으나 농구의 꿈을 접은 스물다섯 청년과 아무도 주목하지 않는 변방의 여섯 소년들에 대한 이야기이다. 불가능한 상황, 남들의 시선은 아랑곳하지 않고 자기만의 꿈을 위해 묵묵히 걸어난 소년들의 이야기이다. 그 소년들의 미래는 알 수 없지만, 그 순간의 소년들의 열망은 누구보다 뜨거웠다고 말씀드리고 싶다"고 전했다.
장 감독은 마지막으로 ”한국영화가 발전하기 위해서는 몇 백 억짜리 대작도 가치 있고 중요하지만 이런 중급 예산의 영화가 단단하게 허리로 받치고 있어야할 것이다. 애정을 갖고 이 영화를 봐주셨으면 한다.“고 오랜만에 자신의 영화를 개봉하는 감독의 애절함을 담았다.
영화가 끝난 뒤, 영화의 스틸과 당시 중앙고 농구부의 환희의 순간이 겹친다. 놀라운 싱크로율에 다시 한 번 놀라게 되는 영화 '리바운드'는 오는 4월 5일 개봉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