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SMU’(one source multi use)란 게 있다. 괜찮은 콘텐츠라면 여러 가지 포맷으로 비즈니스 모델을 확장시켜 수익을 극대화할 수 있다는 것이다. 2010년부터 네이버에 연재된 웹툰 <치즈인더트랩>이 대표적이다. 네이버 웹툰으로 출발해 ‘치인트’라 불리며 큰 사랑을 받았고, 2016년에는 tvN에서 드라마로 만들어졌다. 박해진이라는 톱 한류스타가 출연한 덕분에 사드파동 때에도 중국에서 인지도를 높였다. 박해진은 드라마 성공에 힘입어 내친김에 영화로도 만든다. 드라마와 다른 점은 홍설 역이 김고은에서 오연서로 바뀐 것.
‘치즈인더트랩’은 기본적으로 캠퍼스를 배경으로 한 청춘로맨스물이면서 인물들의 복잡한 비하인드 스토리를 꽁꽁 숨긴 스릴러이다. 영화판은 아예 ‘로맨스릴러’라는 복합장르임을 내세운다. 방대한(?) 장기연재 웹툰을 2시간도 안 되는 영화로 만들 때 어떤 어려움에 봉착하는지, 어떤 전법을 써야하는지를 이 작품은 여실히 보여준다.
홍설(오연서)은 경영학과 대학생. 봄 향기 가득한 캠퍼스의 낭만을 느끼기도 전에 대학생의 고단한 하루를 만난다. 편의점 알바만으로도 충분히 힘들다. 학교생활도 힘들다. 조별토론회에서혼자 덤터기를 쓴 홍설이 한가득 복사를 하지만 누군가와 쿵 부딪친다. 바닥에 A4지가 흩날리며 ‘샬랄랄라~’ 멋진 유정 선배가 나타난다. 물론 밟고 지나가는 악연의 시작.
홍설과 유정의 첫 만남과 1년 간의 이야기. 홍설은 미스터리한 유정 선배의 시야를 떠날 수가 없다. 이어 백인하(유인영), 백인호(박기웅)가 미스터리를 더하고, 보라(산다라박), 은택(김현진)이 캠퍼스를 낭만을 환기시킨다. 물론, 끝판왕 오영곤(오종혁)이 영화를 한 순간 사회파 호러물로 둔갑시킨다. 그 덕분에 웹툰을 봤든 안 봤든, 드라마를 봤든 안 봤든 영화 <치즈인더트랩>은 또 하나의 ‘치인트’로 감상할 수 있다.
유정 선배역의 박해진은 여전히 잘 생기고, 멋있게 작품을 지배한다. 박기웅도 나름 충분히 매력적이다. ‘치인트’를 좋아할 사람이라면 봄바람 살랑대는 캠퍼스의 낭만에 동참할 수 있을 것이고, 멋있고 예쁜 실사판 캐릭터에 만족할 사람이라면 충분히 설레는 연애의 감정을 만끽할 수 있는 초이스이다. 단, 아무리 여유있게 봐도 유통기한은 ‘화이트데이’ 주간 전용일 듯하다. 서두르시길! (KBS미디어 박재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