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가 정유정이 2011년 내놓은 미스터리 스릴러 <7년의 밤>이 드디어 영화로 만들어졌다. 소설책을 집어든 독자라면 곧바로 “이건, 영화야!”라고 생각될 만큼 탁월한 내러티브와 시각적 묘미를 안겨준 소설 <7년의 밤>은 영화 <광해, 왕이 된 남자>로 1230만 관객을 열광시킨 추창민 감독에 의해 영화로 만들어졌다.
27일 오전, 서울 강남구 CGV압구정에서는 영화 ‘7년의 밤’의 제작보고회가 열렸다. 방송인 박경림의 사회로 열린 이 자리에는 추창민 감독과 주연배우 류승룡, 장동건, 고경표가 참석했다.
‘7년의 밤’은 한순간의 우발적 살인으로 모든 걸 잃게 된 남자 최현수(류승룡)와 그로 인해 딸을 잃고 복수를 계획한 남자 오영제(장동건)의 7년 전의 진실과 그 후 끝나지 않은 이야기를 그린다.
‘광해’ 이후 6년 만에 돌아온 추창민 감독은 “‘광해’ 이후 작품 제의를 많이 받았었다. 전작과 다른 이야기를 하고 싶다는 의지가 컸다. 이전 작품에서는 인간의 본성 중 선(善)을 다루었다면 이번엔 좀 다른 본성을 말하고 싶었다. ‘7년의 밤’은 성악설, 피의 대물림에 대한 이야기다.”고 밝혔다.
안개 자욱한 늦은 밤, 세령마을 댐 관리자로 발령받아 살 집을 보러오던 최현수는 어린 소녀를 차로 치게 된다. 현수는 아직 살아있는 소녀의 목을 조르고 사체를 호수에 던져 버린다. 끔찍한 사건은 더욱 끔찍한 지옥같은 후과를 낳고 만다.
현수 역의 류승룡은 “소설을 읽으면서 다음 장이 궁금해지고 기대되었다. 영화화되면 좋겠다고 생각했다”며 “최현수는 잘못된 선택으로 모든 걸 잃게 된다. 인간의 처절함, 공포 등 복합적인 감정을 표현해야 했다. 선과 악의 교묘한 경계, 그 감정을 고민했다”고 자신의 캐릭터를 소개했다.
현수에 의해 딸을 잃고 지독한 복수를 꿈꾸는 사이코패스 성향의 오영제는 장동건이 연기한다. “정형화된 사이코패스보다는 인간적으로 접근해 왜 이런 행동을 할까 많이 고민했다. 감독님과 이야기도 많이 나눴다. 개인적으로 여한이 없는 작품이다. 관객에게 잘 전달되기 바란다”고 만족감을 표했다.
이날 공개된 영상에서 장동건은 M자 탈모 머리와 함께 날카로운 인상을 보여준다. “감독님이 M자 탈모 머리를 제안했었다. 머리는 촬영 때마다 면도칼로 밀었다“고 설명했다.
고경표는 최현수의 아들로, 7년 간 ‘살인자의 아들’로 고통받는 최서원을 연기한다. “어리지만 날카롭고, 반항기가 있지만 그리움이 묻어났으면 좋겠다고 생각했다”며 “살아온 인생을 보여주기 위해 일부러 머리 흉터를 팠다. 다이어트로 15kg을 뺐다. 내가 데뷔 이래 가장 살을 많이 뺀 작품”이라고 밝혔다.
독자의 큰 사랑을 받은 정유정 소설의 영화화에 대해 추창민 감독은 "원작을 보고 고민했던 것도 그 이유에서였다. 원작만큼 혹은 원작 가까이 다가갈 수 있을지를 고민했었다.“며 "기대치가 워낙 높은 작품이다. 내면에 숨어있는 그 사건이 왜 일어나고 벌어졌는지 근본적으로 따라가는 게 소설의 큰 장점이었다. 영화에서는 보이는 현상이 아닌 심리, 지난 과거 이야기 어린 시절 기억들을 조금 더 보여주고 싶었다. 관객들이 그걸 유의해 본다면 더 재밌지 않을까 싶다"고 소설과 영화의 차이에 대해 조금 밝혔다.
2016년 5월 촬영을 마친 <7년의 밤>이 근 2년 만에 개봉되는 것에 대해 추창민 감독은 “완성도를 높이고 싶었다. CG가 많이 들어간다. 700컷 정도이다. 이게 SF 영화라면 비현실적이라도 그냥 넘어가겠지만, 우리 영화는 그렇지 않았다. 호수와 밤의 풍경 등이 사실적이어야했다. CG, 사운드 등에 공을 많이 기울였다”며 “오랜 기다림 끝에 만나게 된 만큼 관객들과 잘 호흡할 수 있기를 바란다”고 덧붙였다.
한편, 모든 것을 목격한 남자 승환 역은 송새벽이 맡았다. 이날 제작보고회에는 다른 촬영 스케줄로 참석하지 못했다.
정유정의 안개 가득한 세령마을이 영화에서 어떻게 그려졌는지, 딸의 복수를 꿈꾸는 한 남자와 아들의 목숨을 지키려는 한 남자의 대결구도가 펼쳐질 영화 ‘7년의 밤’은 3월 28일 개봉된다. (KBS미디어 박재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