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블이 한층 한국과 가까워졌다. 14일 개봉하는 마블의 신작 <블랙 팬서>(원제:Black Panther)는 한국의 부산에서도 찍었다. 물론 화면에서는 채 5분도 등장하지 않지만 <어벤저스:에이지 오브 울트론>에서 찍은 서울보다 훨씬 친근함을 안겨준다. (▶감독/배우 내한 기자회견)
‘블랙 팬서’는 마블로서도 획기적인 영화이다. 흑인을 주인공을 내세운 첫 번째 히어로 무비이기 때문이다. 물론, ‘팔콘’ 이나 ‘루크 케이지’도 있지만 커다란 스크린에서 주인공으로 등장한 흑인 캐릭터가 처음 이라는 말이다.
‘블랙 팬서’는 어느 순간 하늘에서 뚝 떨어진 영웅은 아니다. 만화책 시절의 마블코믹스에서 일찍이 1966년에 처음 등장한 캐릭터이다. 디즈니에 마블이 넘어간 뒤 여러 슈퍼히어로들이 앞서거니 뒤서거니 단독 쇼를 펼치면서 자연스레 ‘블랙 파워’의 상징으로 블랙팬서가 당당히 나서게 된 것이다.
블랙 팬서는 아프리카의 가상의 왕국 ‘와칸다’의 왕자 이야기이다. <캡틴 아메리카: 시빌워>에서 와칸다 국왕이 유엔에서 연설을 하다 테러로 죽는 장면이 있다. 그의 아들 티찰라(채드윅 보스만)가 아버지를 이어 와칸다 왕국의 국왕이 되면서 영화는 시작된다. ‘와칸다’라는 나라를 아는가? 아프리카에서, 아니 전 세계에서 '가장 가난한 나라'란다.(실제 가난하지는 않다!) 은둔의 왕국이기도 하다. 그런데, 와칸다는 사실 대단한 나라이다. 오래 전 인류문명의 기원이 된 곳이기도 하고, 전 세계에서 유일하게 비브라늄이 매장된 나라이다. 또한 과학문명이 최고조로 발전한 나라이지만, 오랜 세월 외부와 격리된 채 평화롭게, 자연친화적인 삶을 영위하고 알콩달콩 잘 살아왔던 것이다.
여하튼, 티찰라는 새로운 국왕이 되지만, 비브라늄을 노리는 악당, 그리고 왕좌를 노리는 사람으로 와칸다는 혼돈의 세상에 빠져든다.
블랙 팬서는 채드윅 보스만, 그의 왕좌를 노리는 숙적 엘기 킬몽거 역에는 마이클 B.조던, 블랙 팬서의 ‘옛’ 연인 나키아는 ‘노예 12년’으로 아카데미 여우조연상을 수상했던 루피타 뇽이 연기한다. ‘스코틀랜드의 마지막 왕’에서 흑인 독재자 이디 아민을 연기하며 오스카 남우주연상을 수상한 포레스트 휘태커도 와칸타 왕국의 원로로 출연한다. ‘흑인천지’ 영화에서 평화를 위해 애쓰는 CIA요원으로 마틴 프리먼이 활약하고, 그 유명한 앤디 서키스가 악당 클로로 출연한다. 티찰라의 동생이자 뛰어난 과학자 수리는 레티티아 라이트가 연기한다. 물론 감독 라이언 쿠글러도 흑인이다. ‘화이트워싱’으로 논란의 중심에 선 할리우드에서 초특급 블록버스트가 블랙파워로 완성된 셈이다.
블랙 팬서에 등장하는 부산은 광안대교, 광안리, 자갈치시장, 그리고 사직동 일대이다. 부산촬영에 협조한 부산영상위원회는 벌써 광안리에 블랙 팬서 조형물을 세웠단다. 부산 찾는 사람은 해운대만 가지 말고, 광안리도 찾아가 보는 재미를 느끼시길. 참, 부산 장면에서는 싸이(박재상)의 ‘행오버’가 잠깐 흘러나오니 정신없이 지나가는 사직동 간판에만 빠져들지 말고 리듬을 타시길. 참, ‘블랙팬서’는 4월 개봉되는 ‘어벤져스 인피니스 워’에서도 맹활약할 예정이란다. 2018년 2월 14일 개봉 (KBS미디어 박재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