또 한편의 '부정과 비리로 얼룩진' 정치영화가 극장에 내걸린다. 독립투사 김구의 또 다른 얼굴을 담은 <대장 김창수>와 조직폭력배와 강력계 형사의 콤비 플레이를 그린 <악인전>의 이원태 감독이 내놓은 신작 <대외비>는 1992년 총선과 대선 기간동안 부산의 한 선거구를 배경으로 관권과 금권, 폭력과 배신, 협박과 청부살인으로 얼룩진 어두운 정치드라마를 그린다. 20일 오후, 서울 메가박스 코엑스에서는 영화 '대외비'의 언론시사회가 열렸다. 이 자리에는 이원태 감독과 배우 조진웅, 이성민, 김무열이 참석했다.
영화 '대외비'는 1992년 부산 해운대구에서 몇 번의 낙선 끝에 집권당 후보의 유력후보로 나선 전해웅(조진웅)이 공천 막판에 정치판의 숨은 실세 순태(이성민)의 농간에 탈락하고 절치부심, 대한민국을 뒤흔들 정치권의 비밀문서를 손에 쥐고는 위험천만한 권력싸움을 펼치는 범죄영화이다. 전해웅은 조폭 필도(김무열)를 수하에 두고, ‘정의와 국민’을 부르짖으며 간계와 농간, 범죄적 행각을 마다하지 않는다. 저 멀리 청와대가 보이는 곳에서 말이다.
영화 상영이 끝난 뒤 이어진 간담회에서 이원태 감독은 영화 ‘대외비’의 영어제목('The Devil's Deal')에 대한 설명부터 했다. 이 감독은 “이 영화가 정치영화로 보일수도 있지만 영어제목인 'The Devil's Deal'에 메시지가 담겨 있다고 생각한다. 작품을 통해 권력의 속성을 이야기 하고 싶었다. 순태(이성민)의 대사 중에 권력을 쥐려면 영혼을 팔아야한다는 대사가 나온다. 그 대사에 해당하는 것이 영어제목이다. 부정적으로 보기 보다는 마키아벨리의 정치사상이나 막스 베버, 고전 <파우스트>에 이르기까지 권력과 욕망의 이야기가 비슷한 것 같다. 저의 영화도 그 맥락 안에 있다고 본다"고 설명했다.
이어 정치영화로서 ‘대외비’의 차별점에 대해 "직접적으로 정치인을 주인공으로 내세우려 했다. 주인공 곁에서 이야기를 끌고 가는 숨겨져 있는 권력자, 드러난 폭력적인 권력자를 통해 원색적으로 권력을 이야기 하려 했다"라고 밝혔다.
만년 국회의원 후보 전해웅을 연기한 조진웅은 “"탄탄한 지역 기반을 가진 해웅이 거대한 권력 앞에 무너질 수밖에 없는 상황이 계속된다. 솔직히 순태에게 대들 때마다 죽임을 당할까 무섭기도 했다. 감독님께서 연기하기 좋게 판을 잘 만들어주셨다"면서 ”"해웅은 직업이 정치인일 뿐이지 보통의 40대 남자다. 생존의 위기를 모면하기 위해 나쁜 짓을 하게 되는데 그 점이 해웅의 가장 중요한 특징이다"라고 밝혔다.
막후에서 대한민국 정치판을 쥐락펴락하는 숨은 실세 순태 역의 이성민은 “영화 공개 전에 JTBC드라마 '재벌집 막내아들'과 진양태 회장 캐릭터와 비슷하게 보일까 걱정했다. 촬영은 영화 <대외비>가 먼저 였다. 오늘 영화를 보니 캐릭터가 많이 다른 것 같아 안심이다.”고 밝혔다.
김무열은 부산을 배경으로 하는 토착 깡패, 행동파 조폭 필도를 연기한다. 상남자 헤어스타일과 유려한 부산사투리를 구사한다. “부산 사투리를 전혀 하지 못했다. 부산 사투리는 말을 다시 배우는 것 같았다. 조진웅 선배님께서 옆에서 대사를 슬쩍 읽어주시기도 했다. 조진웅, 이성민 선배님들 사이에서 연기한 제 자신이 대견하다"라고 말했다.
마지막으로 조진웅은 “극장에서 이 영화를 보게 된다면 더 깊은 풍미와 본질을 들여다볼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고, 이원태 감독은 "세 분의 연기를 큰 화면에서 보시면 좋을 것 같다. 굉장히 좋은 연기를 보실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조진웅, 이성민, 김무열 등 성격파 배우들의 열연이 빛을 발하는 정치영화 <대외비>는 3월 1일 개봉된다.
[사진=플러스엠 엔터테인먼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