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가’ 구혜선, ‘아티스트’ 구혜선이 돌아왔다. 구혜선은 1년 전 서울 서초구 예술의전당 내 한가람미술관에서 ‘구혜선 다크 옐로우 전’을 열었다. 구혜선이 그린 그림, 구혜선이 쓴 글, 구혜선이 만든 음악이 한자리에 모인 것이다. 그리고 1년이 지난 뒤, 두 번째 전시회를 갖는다. 같은 장소에서! 구혜선의 두 번째 전시회 <미스터리 핑크-MYSTERY PINK> 전이다.

개막을 하루 앞두고 10일 오후, 미디어데이 행사가 열렸다. '미스터리 핑크-MYSTERY PINK'는 '사랑: 파괴적인 미스터리함, 그것은 당신의 자화상'이라는 부제 아래 만들어진 10분짜리 단편영화를 중심으로 이뤄진 전시회이다. 물론, 이 영화는 구혜선이 감독했다. 단편영화는 “연인들의 일방적이고 관찰자적인 시점과 사랑의 파괴적인 미스터리함을 시공간 및 핑크 컬러로 표현”했다. 양동근, 서현진, 윤다경, 현승민, 박정숙 등이 출연했다.

단편영화 상영이 끝난 뒤 구혜선과의 간담회가 이어졌다. 하얀 정장 차림의 구혜선은 “아직도 이런 자리가 익숙지 않다”며 "지난해 '다크 옐로우' 이후에 '미스터리 핑크'로 두 번째 전시회를 갖게 됐다. 작년에는 다크 옐로우라는 색깔에 꽂혀 있었다. 옐로우라는 것이 굉장히 어린 동심과 공포가 섞인 어떤 아이러니한 색깔이 아닐까 생각했었다. 이번 '미스터리 핑크'도 어떤 색깔을 하면 좋을까 생각하다가 보편적으로 사랑이라는 감정을 표현할 때 대중이 생각하는 컬러를 생각했다"고 소개했다.

이미 단편영화, 장편 상업영화를 감독한 적이 있는 구혜선이 단편영화를 선택한 이유, 그리고 전시회를 통해 공개하는 것에 대한 생각도 밝혔다. "영화제 출품도 여러 번 해봤지만 전시는 내가 경험했던 것이라 조금 더 쉽게 다가갈 수 있었다. 사람들이 전시회를 통해 관람할 때 좀 더 편안하게 보는 것 같은 느낌을 받았다.“며 ”편안하게 무료로 보시면서 단편 영화에 대한 편견이나 영화는 어떤 평가의 대상이라는 것에 대해 벗어날 수 있지 않을까 생각했다"고 덧붙였다.

지난 해 드라마 촬영 중 건강문제로 하차한 구혜선은 "'미스터리 핑크'는 입원했을 때 쓴 글이다. 오랜 시간 병원에서 앞으로의 미래에 대해 생각을 많이 했고, 극복해내기 위해 글을 썼다. 지금은 회복된 상태다“며, ”건강해지려고 긍정적으로 다짐하고 있다. 그런 면에서는 많이 건강해졌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한편, 이날 간담회에서는 안재현이 취재진을 위해 작은 꽃다발을 준비했다. 특별한 외조라면 외조인 셈. 구혜선은 "나는 내가 사랑하는 존재에게 영감을 받는다. 안재현도 그 세계에 들어와 있기 때문에 영감을 안 받는다고 할 수 없을 것“이라며 ”안재현은 핑크“라고 덧붙였다.

마지막으로 구혜선은 작년 ‘다크 옐로우 전’ 때와 같은 인사를 했다. “이곳 예술의전당을 찾는 분들이 겸사겸사 찾는 전시장이 되었으면 한다. 다른 전시 보는 김에 오셔서 편안한 마음으로 즐거운 시간 보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현재, 예술의전당에서는 ‘뮤지컬 안나 카레니나’(오페라극장), ‘뮤지컬 햄릿 얼라이브’(CJ토월극장) 등 공연과 ‘마리 로랑생 전-색채의 황홀’, ‘알렉산더 지라드, 디자이너의 세계’, ‘롯데카드 무브: 컬처 그대, 나의 뮤즈 - 반고흐 to 마티스’, ‘알베르토 자코메티 한국특별전’(한가람디자인미술관), ‘20세기 서화미술거장 김종영 전’(서울서예박물관) 등의 전시가 진행되고 있다. 다른 공연, 전시와는 달리 ‘구혜선의 미스터리 핑크’는 무료전시이다. 1월 11일부터 2월 5일까지 예술의전당 한가람미술관 제7전시실에서 진행된다. 입구에 들어서며 오른쪽에 바로 보이는 공간이다. (KBS미디어 박재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