웹툰작가 주호민이 네이버를 통해 2010년부터 2년 넘게 연재한 <신과 함께>가 영화로 만들어졌다. 주호민의 웹툰은 이미 <저승편>, <이승편>, <신화편>으로 단행본이 나온 상태이다. 이 유명한 걸작을 <국가대표>와 <미스터 고>의 김용화 감독이 실사영화로 만들었다. 영화는 특이하게도 2부작으로 동시에 만들어져서 이번에 그 1편 <죄와 벌> 편이 먼저 개봉된다.
12일 오후, 서울 송파구 롯데시네마 월드타워에서는 영화 <신과 함께-죄와 벌>의 언론시사회가 열렸다. 영화에 쏠린 기대와 관심을 증명이라도 하듯 시사회장은 인산인해를 이뤘다.
영화판 <신과 함께>는 웹툰의 중심 사상을 간직하면서도 영화적 윤색과정을 거쳤다. 영화 제작과정에서 이미 논란이 되었던 부분인 진기한 변호사 캐릭터가 사라지는 것 등을 포함하여 ‘웹툰 재현’이 아니라 또 다른 ‘영화작품’으로 관객과 정면 승부한다.
영화는 고층빌딩 화재현장에서 소방관 자홍(차태현)이 여자 아이를 껴안은 채 추락하는 장면에서 시작한다. 숭고한 희생을 한 자홍은 저승차사 주지훈, 김향기, 그리고 하정우와 함께 죽음 그 이후의 여정을 떠난다. 그는 저승법에 따라 7번의 재판을 거치게 된다. 그 과정에서 이승에서는 동생이 군대에서 죽는 사고가 벌어진다. 원작을 적절히 섞은 이야기 전개이다.
영화상영이 끝난 뒤, 김용화 감독과 출연배우 차태현, 하정우, 이정재, 김동욱, 주지훈, 김향기가 참석한 가운데 기자간담회가 열렸다.
원작 웹툰 속 소시민이 아니라 소방관 역으로 숭고한 죽음을 맞이한 자홍을 연기한 차태현은 "원작과 어떻게 다를지 참 궁금했었고 기대도 많이 됐다. CG는 굉장히 만족하는 편이다.“고 처음 영화를 본 소감을 밝혔다.
일직차사 해원맥을 연기한 주지훈은 "드라마적인 요소들이 많이 나온다. 조금 창피하지만 30대 중반이 돼서 그런지 영화 후반부에서 엉엉 울어 버렸다.“면서 ”원작 속 해원맥의 냉정함 은 그대로 가져가면서도 과묵함이 아니라, 천년이란 시간동안 수많은 망자들을 상대하고 나서 갖게되는 인간의 배신 등에 대한 비애감을 조금 더 직관적으로 전해주려고 했다.“고 자신의 캐릭터를 소개했다.
하정우는 강림차사를 연기한다. 웹툰의 진기한 변호사 캐릭터를 섞어놓았다. 하정우는 "원작 팬에게는 실망감을 드릴 수도 있을 것이다. 하지만 영화 '신과 함께'를 독립적으로 봐주신다면 그것 자체로 가치가 있을 것이다."고 말했다.
차태현은 "이 영화가 우리나라 영화계에 어떤 영향을 미치게 될지 궁금하다. 두 편을 함께 만드는 방식과 CG가 상당히 많이 들어가면서 새로운 모습들을 보인다. 우리나라 영화도 이런 장르의 영화를 만들 수 있다는 걸 보여준다는 것에 가장 큰 의미가 있지 않나 싶다.“고 전했다.
끝으로 김용화 감독은 "원작과 얼마나 닮았는지 비교하기보단 얼마나 감정을 움직이는지가 더 중요한 요소다. 원작에서 영화화가 가능한 인물들, 세계관은 그대로 가져왔다. '신과함께' 2부가 끝나면 궁금해할 캐릭터 한 명도 어떻게 탄생되는지 볼 수 있을 것이다. 이 영화 자체만으로 평가받고 싶은 게 감독으로서의 바람이다"고 덧붙였다.
'신과함께'에는 하정우, 차태현, 주지훈, 김향기, 이정재, 김동욱 외에도 도경수, 정해균, 김수안, 김하늘, 장광 오달수, 임원희, 이준혁 등이 출연한다. 도경수는 수홍(김동욱)의 죽음과 관련된 관심사병 역을 맡아 놀라운 연기를 보여준다. 개봉일은 12월 20일. 원래는 제 19대 대통령선거가 치러질 날이었다. (KBS미디어 박재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