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부터 예술의전당 한가람미술관에서는 독특하고 매혹적인 사진 전시회가 열리고 있다. 마리아 스바르보바(Maria Svarbova)의 작품을 다룬 <어제의 미래 : FUTURO RETRO展>이다.
마리아 스바르보바는 슬로바키아의 사진작가로 복원과 고고학을 전공했다. 그녀의 전통적인 초상화에서 벗어난 실험적인 사진 스타일로 국제적인 찬사를 받았다. 다양한 작품 중 선택된 174점의 사진을 '리빙', '퓨트로 레트로', '더 스위밍 풀', '커플', '로스트 인 더 밸리' 등 5개 섹션으로 나누어 2010년부터 현재까지 진행된 스바르보바의 주요 작품들을 한눈에 감상할 수 있게 구성하였다.
5개의 섹션은 작가의 예술적 경험과 개인적 경험을 다룬다. 그녀의 대표작인 스위밍풀 외에도 기업과 협업한 작품 및 최신 작품까지 현재와 과거를 총망라한다. 또한 사진작품 외에도 작품 속으로 들어가 볼 수 포토존까지 다양한 경험을 아우르는 전시를 선보인다.
마리아 스바르보바 작품의 특징 중 가장 주목할 만한 것은 신구(新舊)의 적절한 결합을 통한 놀라운 조화를 만들어낸다는 것이다. 스바르보바는 새로운 것과 오래된 것 사이의 균형을 섬세하게 조절하는 능력으로 관람자로 하여금 그녀의 작품에 완전히 몰입할 수 있도록 한다. 이 신구(新舊)의 상호작용은 전시 타 이틀인 '어제의 미래(FUTURO RETRO)'를 짓는 참고자료가 되었다.
● 노스탤지아
마리아가 관람객과 소통하는 감정적 도구는 향수이다. 그녀는 시각적 언어, 상황, 느낌, 물리적인 전제들과 그녀의 고향인 슬로바키아 공산주의 시대의 소품을 차용한다. 구 동유럽의 공산주의가 종식된 1989년에 태어난 마리아 스바르보바는 공산주의를 직접 겪지는 않았다. 그녀는 공산주의를 겪은 구세대와 더불어 그녀의 유년 시절인 1990년대의 삶의 방식에서 온 것들을 통해서만 접할 수 있었다. 스바르보바의 노스탤지아는 주로 이전 세대에 비해 소박했기에 좀 더 지속가능한 삶을 유지해왔던 1989년 이전의 체코슬로바키아에서의 삶과 연관됐다.
< Game>시리즈에서 그녀는 오늘날의 과도한 플라스틱 소비와 지구에 미치는 영향을 상징하기 위해 모델의 손에 일회용 플라스틱 물병을
쥐어준다. 그녀의 작업은 과거의 기억과 요소를 요구하지만, 스바르보바는 복고풍 세계를 현재에 맞는 방식으로 재해석하여 동시대의 국제 관객에게 신선함을 느끼게 한다.
● 감정의 부재
그녀의 유명한 2014년 'Swimming Pool' 시리즈 이후로 마리아는 감정의 부재라는 개념을 실험해 왔다. 2014년 이전 그녀의 초기 작업은 표현력이 뛰어난 감성적 사진이었지만 이후, 그녀는 이 방식에 흥미를 잃었다. 그녀가 감정을 제거하자 그녀의 모델은 단순한 피규어가 되었다. 2014년부터 스바르보바는 모든 시리즈에서 사용하고 있는 감정이 살아 숨 쉬는 인간과 인형 사이의 구분선을 표시하는 촬영기법은 가히 매혹적이다. 감정이 배제된 모델은 관람객에게도 감정적 반응을 유발한다.
● 색상과 빛
스바르보바의 몸의 가장 특징적인 요소 중 하나는 작업은 색상 조절과 독특한 스타일이다. 그녀의 색상 스타일은 미묘한 파스텔색상과 더 강렬하고 대조되는 색상을 결합한다. 이 조합 덕분에 그녀의 화면에서 색상은 더 다양하고 생생하게 보인다. 스바르보바는 파스텔 색상 중 파란색, 청록색 및 녹색을 선호하고 강렬한 색상은 빨간색과 노란색으로 나타낸다. 이 색상은 마치 밝기와 채도를 통해 빛나는 것처럼 의도적으로 두드러진다. 검은색은 모델의 머리카락, 신발 또는 테이블 다리와 같은 작은 부분에서만 찾을 수 있다.
마리아 스바르보바(Maria Svarbova)의 작품 세계를 만나볼 수 있는 <어제의 미래 : FUTURO RETRO展>은 지난 달 8일부터 2월 26일까지 예술의전당 한가람미술관 3층에서 만나볼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