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61년 개봉된 로버트 와이즈-제롬 로빈스 감독의 영화 [웨스트 사이드 스토리]는 1957년 무대에 올라 큰 성공을 거둔 뮤지컬 작품을 영화화한 것이다. 영화 또한 10개의 아카데미상을 수상하는 등 흥행과 비평에서 큰 성공을 거뒀다. 뮤지컬은 뮤지컬대로 계속 무대에 올랐고, 영화는 영화대로 클래식의 반영에 올랐다. 스티븐 스필버그 감독은 재작년 이 영화를 굳이 또다시 영화로 만들기도 했다. 그만큼 ‘웨사스’가 들려주는 이야기가 울림이 있고 매력적이라는 것. 지난 달 17일부터 충무아트센터 대극장에서는 오랜만에 뮤지컬 [웨스트사이드스토리]가 공연되고 있다. 한국 무대에는 15년 만에 다시 오르는 [웨스트 사이드 스토리]에서는 암울한 이 도시에서, 여린 청춘남녀가 어떤 비극적 사랑을 나눌지 기대가 된다.
오리지널 뮤지컬을 만든 사람들은 모두 전설적 인물이다. 레너드 번스타인의 음악, 스티븐 손드하임의 가사, 아서 로렌츠의 스토리, 그리고 제롬 로빈스의 연출(안무)은 60년을 넘게 뮤지컬의 생명을 이어오고 있다. 작품은 1950년대 중반, 다인종 블루칼라(노동자)들이 모여 사는 뉴욕 맨해튼의 어퍼웨스트 사이드를 배경으로 하고 있다. 인종적 배경, 즉 출신이 다른 두 십대 아이들이 위험한 경쟁을 펼치고 있다. 한쪽은 베르나르도가 이끌고 있는 푸에르토리코에서 이민 온 샤크 파이다. 그리고 그에 맞서 폴란드계의 주류인 백인 십대들 제트파가 있다. 리프가 리더이다. 샤크 파와 제트 파는 거리에서 마주치며 으르렁대며 서로 상대편을 못 잡아먹어 안달이다. 이 지역 치안을 담당하는 슈랭크 형사는 10대 갱스터들의 골목대장 놀이에 이골이 난 상태이다. 그리고 토니가 있다. 10대 뒷골목 갱단의 쓴맛 단맛을 다 본 토니는 제트파를 나와 착하게, 성실하게 살려고 한다. 그런데, 그만, 토니는 댄스파티에서 ‘마리아’를 보고 첫 눈에 사랑에 빠지고 만다. 마리아는 푸에르토리코 무리 샤크파의 우두머리 베르나르도의 여동생이었다!
제롬 로빈스와 그의 파트너는 일찍이 세익스피어의 [로미오와 줄리엣]의 현대적 변용에 대해 작품을 다듬고 있었다. 서로 앙숙인, 원수 집안의 남녀 청춘이 파티장에서 우연히 만나, 사랑에 빠지고, 오해로 인해 서로의 혈육을 죽이게 되고, 결국 비극적 결말을 맞는다는 그 이야기 말이다. 처음에는 맨해튼에 살고 있는 아일랜드 카톨릭 가족과 유대인 가족 사이의 갈등을 이야기하려다가 결국 ‘푸에르토리코와 백인’이라는 인종적 갈등을 그린다. 세익스피어의 교훈은 단순하다. “폭력은 폭력을 낳는다. 평화롭게 공존하라”는 진리. 그리고 청춘은 죽도록 아름답다는 캐릭터의 미학을 보여준다. 뮤지컬도 영화도 그런 목소리를 높인다. 편협한 사고로 뭉친 십대 무리들, 서로의 출신에 대한 문화적 오해, 그리고 10대들의 치기가 얼마나 사회적 통합을 저해하며, 결국 사회를 소모적 난동으로 이끄는지를 일관되게 보여준다.
이번에 무대에 오는 [웨스트 사이트 스토리]는 김준수-박강현-고은성이 토니를, 한재아와 이지수가 마리아를, 정택운-배나라가 리프를, 김찬호-임정모가 베르나르도를 연기한다. 그리고, 김소향, 정유지가 아니타를 맡아 청춘의 위험한 칼싸움을 어떻게든 해결하려고 발버둥친다.
‘마리아’와 ‘투나잇’ 등 잘 알려진 음악, 익숙한 스토리, 그리고 시대를 뛰어넘는 다이내믹한 군무가 명불허전, 클래식의 가치를 전해준다.
▶웨스트 사이드 스토리 ▶충무아트센터 대극장 ▶2022.11.17. ~ 2023.2.26. 175분(인터미션20분)
[사진=쇼노트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