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중근 의사는 1909년 10월 26일, 중국 하얼빈역에서 당시 일본 내각총리대신(수상)이었던 이토 히로부미를 브라우닝 권총(FN M1900)으로 암살한다. 그 이야기는 2009년, 윤호진 연출의 뮤지컬 [영웅]으로 만들어져 끊임없이 무대에 오르고 있다. 어느 해인가 윤제균 감독은 정성화가 안중근 의사로 나온 이 작품을 보고 영화로 만들기로 다짐한다. 그리고 결국 영화로 만든다. 그것도 뮤지컬 형식의 영화로! 코로나로 영화 <영웅>의 개봉이 지연되다가 마침내 올 12월, <아바타2>와 세기의 스크린 대결을 펼치게 된다.
21일 오전, CGV용산아이파크몰에서는 영화 <영웅>의 제작보고회가 열렸다. 방송인 박경림의 사회로 열린 이날 행사에는 윤제균 감독과 배우 정성화, 김고은, 조재윤, 배정남, 이현우, 박진주가 참석했다. 김고은은 독립군 정보원 설희를, 조재윤은 안중근과 함께 이토 히로부미 암살 작전을 수행하는 동지 우덕순을, 배정남은 조선 최고의 명사수 독립투사 조도선을, 이현우는 암살 작전을 함께 준비하는 독립군의 막내 유동하를, 박진주는 독립군을 보살피고 돕는 만두가게 남매의 동생 마진주를 맡았다. 이들 배우들은 모두 극중에서 연기와 함께 노래를 부른다.
윤제균 감독은 “정성화는 내가 제작한 영화 '댄싱퀸'에 나온다. 그때 뮤지컬 '영웅' 공연을 하고 있으니 꼭 와서 봐달라고 했다. 그 공연을 보고 정말 많이 울었다. 너무 죄송하고 미안한 마음이 들었다. 우리 모두 독립운동가를 제대로 지키지 못한 것 같아 마음이 아팠다. 언젠가 뮤지컬 영화로 꼭 만들겠다 결심했다. 그렇게 시작된 영화다"고 말했다. 이어 ”'국제시장'이 돌아가신 저의 아버지를 위한 영화라고 한다면 '영웅'은 안중근과 어머니에 대한 이야기라고 할 수 있다. 인간 안중근의 이야기와 어머니에 대한 이야기가 많이 와 닿았다"고 덧붙였다.
2009년 뮤지컬 ‘영웅’의 초연부터 14년간 무대에서 안중근을 노래하고 있는 정성화는 "처음에는 내가 안중근 역을 하게 될 것이라고는 생각하지 않았다. 배우들 중 노래를 잘하는 분이 안중근 역할을 하지 않을까 생각했었다. 내가 안중근을 맡게 되면서 체중 감량을 시작했다. 86kg에 육박하는 거구의 몸매였는데 14kg 감량하며 이 작품을 준비했다. 주인공을 맡는다는 것 자체가 영광이었고 더군다나 안중근을 맡았다는 것만으로 책임감이 막중했다. 정말 열심히 노력했다.“고 작품에 임하는 소감을 밝혔다
설희 역의 김고은은 "드디어 개봉하게 되어 너무 신났다. 2019년부터 촬영한 작품인데 개봉이 안 되고 있어 함께한 배우에겐 아쉬움이 많았다.“며 ”"고등학교 때부터 뮤지컬 노래로 연습을 많이 했다. 그때를 생각하며 괜찮을 줄 알았다. 그런데 뜻대로 안되더라. 혼자 집 방구석에 많이 울었다. '왜 한다고 했을까'라며 후회했다. 작품에서 세 곡을 부르는데, 모두 격정적인 감정으로 오열을 하는 상태에서 부른다. 차라리 연기와 노래 중에서 노래를 포기하고 연기에 더 집중하려 했다"며 뮤지컬 연기에 대한 어려움을 전하기도 했다.
영화 ‘영웅’을 뮤지컬로 만든 윤제균 감독은 "나도 뮤지컬 영화에 대한 우려가 있었다. 어떻게 하면 이질감이 없도록 만들 수 있을까 고민을 많이 했다. 아마 '영웅'을 보고 나면 생각한만큼 이질감이 많지는 않을 것이다"라며, "우리나라 여배우 중 노래를 가장 잘하는 배우는 김고은, 박진주다. 정말 잘해줬고 힘들게 라이브를 해준 것에 대해 정말 감사하고 있다. 대안이 없었다. 김고은에게도 삼고초려 했다"고 덧붙였다.
마지막으로 윤제균 감독은 "'아바타2'와 같이 개봉을 하게 됐다. 솔직하게 두 작품 모두 잘 됐으면 좋겠다. 극장 영화계가 '아바타2'와 '영웅'을 통해 다시 극장이 활성화됐으면 좋겠다.“고 코로나 이후 빙하기를 겪고 있는 극장가에 훈풍이 불기를 기대했다.
<해운대>와 <국제시장>으로 쌍천만 감독의 영예를 안고 있는 감각적 흥행감각 윤제균 감독의의 <영웅>은 12월 개봉된다.
[사진=CJ ENM/ JK필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