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브리띵 윌 체인지
양자경의 ‘에브리씽, 에브리웨어, 올앳원스’가 영화팬의 관심을 끌고 있을 때 ‘에브리띵 윌 체인지’(원제:Everything Will Change)라는 영화가 개봉된다. 지난 달 열린 서울동물영화제 개막작으로 상영되어 마튼 페지엘 감독이 직접 서울을 찾았던 작품이다. 이 작품에서는 할리우드의 다중우주를 보여주지는 않지만, 지구인에게는 절체절명의 ‘미래 모습’을 사이언티픽하게 보여준다.
영화는 ‘2054년’을 살고 있는 유럽청년의 ‘지구에 대한 탐구’를 담고 있다. 2054년의 지구 모습은 어떨까. AI가 세상을 지배하고, 자동차에는 핸들이 없어지고, 구글은 악마가 되어있고, 일론 머스크는 세계대통령이 되어 있을까? 모든 것이 변할 것이라고 말했는데 무엇이 변해 있을까.
지구는 환경적으로 대재앙을 맞는다. 앞으로 30년 동안 지구는 극도로 파괴될 것이다. 아마존 밀림의 대화재, 이산화탄소의 대량배출 등으로 자연을 파괴되고, 생물들은 하나씩 멸종되어 간다. 초록색 지구는 더 이상 존재하지 않는다. 모든 나무, 숲은 이제 붉은색을 띠고 있다. 식물군의 변화만큼 인류에게는 크나큰 변화가 생긴단다. 2054년의 주인공은 오래된 LP가게에서 비치보이즈의 음반을 살펴보다가 사진 한 장을 발견한다. 비치보이즈 멤버들 뒤로 처음 보는 생물체가 서 있다. 가게 주인, 할머니가 그것은 ‘기린’이라는 동물이라고 말해준다. 세 친구들은 그날부터 인터넷으로 ‘지구의 과거, 인류의 어제’를 찾아보기 시작한다. ‘기린’이라는 동물이 살았고, 아프리카에는 ‘사자’가 살았었고, 밀림에는 ‘오랑우탄’이 서식했단다. 이들은 차를 몰고 과학자들의 ‘방주’를 찾아간다.(독일의 빔 벤더스 감독이 ‘방주 안의 과학자’ 중 한 명으로 카미오 출연한다) 그곳에서는 사라진 생물들을 기록하고 있었다. 그들은 지구상에 존재했던 생물들이 언제, 어떻게 지구에서 자취를 감추었는지 연구하고 있었다.
에브리띵 윌 체인지
영화 ‘에브리띵 윌 체인지’는 2054년의 젊은이들이 그들의 아버지, 할아버지 세대가 남긴 다큐멘터리, 동영상 등을 통해 ‘지구환경 재앙’을 자연스레 학습하게 된다. 지구 역사로 보자면 그동안 엄청난 규모의 ‘대멸종’이 몇 차례 있었다. 공룡의 대멸종처럼. 과학자들은 이것이 지구 대기와 해양 속 화학성분의 변화의 결과로 파악하고 있다. 빙하시대에는 급격한 산소고갈로 지구상 생물종의 절반이 산성비에 절멸했었다. 소행성의 지구충돌이나 화산폭발 때문일 것이라고 이야기하는 재앙이다. 그러다가 200만 년 전, 드디어 인류가 지구를 지배하기 시작하는데, 알다시피 인간이란 종은 아주 특별한 종이다. 인간은 공룡과 다르고, 맘모스(매머드)와 다르고, 오랑우탄과 다르다. 인지능력이 있는 그들은 진화를 예찬했다. 그들은 개척하고, 개발하고, 놀라운 탑을 세상에 쌓기 시작한 것이다. 그 결과가 차곡차곡 쌓이고 쌓여, 지구는 뜨거워지고, 생물들은 멸종되기 시작한 것이다.
에브리띵 윌 체인지
영화는 결국 지구온도를 낮추는 것이 해답이라는 지극히 과학적인 결론에 도달한다. 그리고, 인간의 개체 수가 너무 많다는 점도 지적한다. 때마침 제27차 유엔기후변화협약(UNFCCC) 당사국총회(COP27)가 어제 이집트 샤름 엘 셰이크에서 개막했다.선진국과 개도국의 힘겨루기 양상이 되어 가고 있는 ‘온실가스 감축’ 문제가 뉴스에 많이 다뤄질 것으로 보인다. 기회가 되면 아이들에게 이 영화를 보여주는 것도 괜찮을 것이다. #박재환영화리뷰
▶에브리띵 윌 체인지 감독: 마튼 페지엘 2022년 11월9일 개봉/12세관람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