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음을 움직이는 휴먼다큐 ‘순례’가 또 한번 안방극장을 울린다.
지난 주 비구니가 된 히말라야 소녀의 작별인사로 뜨거운 감동을 선사했던 KBS 대기획 UHD 다큐멘터리 ‘순례’(연출 윤찬규, 신재국, 김한석)가 오늘(14일) 3편 ‘집으로 가는 길’을 통해 또 한번 안방극장을 사로잡을 전망이다. ‘집으로 가는 길’에서 우리네 가장의 삶과 꼭 닮은 아프리카 세네갈의 이주노동자 ‘우리쌈바 바’의 인생 역정을 담았다.
현재와 과거가 교차하는 아프리카 세네갈
아프리카의 향토적 색채감과 자연, 그리고 레트바(Retba) 호수의 독특한 빛깔은 보는 이들로 하여금 감탄사를 절로 쏟게 만든다.
이와 함께 형형색색의 배들이 해변을 수놓은 카야르 수산시장과 현지인들의 생활상을 엿볼 수 있는 띨렌시장, 식민지 풍의 독특한 모습이 남아 있는 다카르(Dakar)와 노예무역의 슬픈 역사를 지닌 고레섬까지 과거와 현재가 함께 숨쉬는 세네갈의 이국적인 풍광은 꼭 한번 방문해 보고 싶은 여행욕구를 자극한다.
세네갈의 이주노동자 ‘우리쌈바 바’
특히 ‘순례’는 여기에서 한 걸음 더 들어가 세네갈의 이주 노동자 ‘우리쌈바 바’의 가족을 통해 가난하고 척박하지만 그 안에서 소소한 행복을 찾아가는 순박하고 씩씩한 삶의 모습을 생생하게 보여 준다.
‘우리쌈바 바’는 레트바 호수에서 소금을 채취하는 이주노동자다. 그는 작열하는 태양과 소금물 때문에 온 몸이 불어터져 만신창이가 되가면서도 오늘도 가족들을 위해 핏빛 소금호수에 몸을 담근다. 이렇게 힘들게 일해서 그가 받는 노동의 대가는 우리 돈으로 만 원 남짓. 16명이나 되는 가족들을 부양하기에는 턱 없이 부족한 금액이다. 그에게는 또 하나 오래된 꿈이 있다. 바로 가족들과 함께 자신의 고향으로 돌아가는 것. 그 꿈을 이루기 위해 악착같이 돈을 아끼고 모아보지만 삶은 그의 주머니를 가만 두지 않는다.
공감과 위로의 메시지
‘우리쌈바 바’는 어딘가 우리네 가장들의 모습과 닮았다. 매일 아침 지친 몸을 이끌고 일터로 나가는 가장들이 항상 바라는 건 가족들에게 예쁜 옷을 사주고 싶고, 맛있는 것을 배불리 먹여주고 싶은 그런 작고 소박한 소원이다.
흡사 그리스 신화 속 ‘시지프스’를 연상시키는 천형(天刑)과도 같은 삶을 견디고 살아가는 ‘우리쌈바 바’의 인생 역정은 인간이라는 고된 직업, 가장이라는 무거운 임무에 지치고 힘든 모든 이들에게 따뜻한 공감과 위로가 될 것이다.
‘순례’ 3편 ‘집으로 가는 길’은 오늘(14일) 저녁 9시 40분에 KBS 1TV 를 통해 방송된다. 이어 내일(15일) 저녁 9시 40분에는 ‘순례’ 최종화인 4편 ‘4300km 한 걸음 나에게로’가 방송된다. (KBS미디어 박재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