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창호 감독의 데뷔 40주년을 기념하며 28(수)까지 전국 CGV 극장 5곳에서 개최하는 <배창호 감독 특별전>이 지난 15일(목) 개막식과 첫 번째 시네마톡을 성황리에 마무리했다.
배창호 감독은 이장호 연출부로 충무로에 입문 후 1982년 <꼬방동네 사람들>로 데뷔하며 한국의 달동네를 현실감 있게 그려낸 섬세한 연출력으로 한국 영화계에 커다란 충격을 안겨다 주었다. 작품성은 물론 대중성까지 겸비한 배창호 감독은 이후 <고래사냥>(1984), <깊고 푸른 밤>(1985), <황진이>(1986), <기쁜 우리 젊은 날>(1987) 등 배창호 감독의 이력은 물론 한국 영화사에 길이 남을 영화를 연이어 만들며 한국 영화계의 르네상스를 이끌었다.
15(목)일 저녁 CGV압구정에서 열린 개막식에서 특별전의 주인공 배창호 감독은 “극장에서 관객에게 (작품을) 보여주고 싶은 마음에 특별전을 열게 됐다”라며 특별전을 기획하게 된 계기에 대해 이야기했다. 또한 “영화를 찍으면 몇십 년이 딱 간다. 그런 기분이다. 아무 소감이 없다”라고 특별전 개최 소감에 대한 소감을 전했다.
축사를 맡은 김동호 전 부산국제영화제 이사장은 “배창호 감독은 흥행 감독과 작가주의 감독을 겸한 우리나라 대표 감독이고 한국의 스필버그이다. 올해 칠순을 맞이하셨는데 앞으로도 20년 동안 마누엘 드 올리베이라 감독, 장뤼크 고다르 감독처럼 영화를 많이 만들어주십사 부탁한다”며 40년 동안 독보적인 영화언어를 구축해온 배창호 감독에 대한 성찬과 응원의 마음을 전했다. 이어서 축사를 맡은 김종원 영화평론가는 “한국 영화사적 시각에서 1980년대를 대표하는 감독이다. 오늘날 한국영화 전성기를 이끈 하나의 토양이 돼줬다”며 배창호 감독이 영화사에 길이 남긴 업적에 대해 언급했다.
이어서 해외일정으로 아쉽게 개막식에 참석하지 못해 영상을 보내온 배우 이정재와 박찬욱 감독, 봉준호 감독의 축하 인사가 이어졌다. 먼저 배우 이정재는 “데뷔작 때 연기에 대해, 영화에 대해 많이 배우지 못하고 촬영을 하게 됐었는데 배창호 감독님께서 그때마다 너무 좋은 설명(을 해주었고), 아버지 같이 푸근하게 저를 보듬어 주셔서 그 기억이 아직까지 남아있다”라며 스크린 데뷔작 <젊은 남자>를 촬영했을 당시를 회상하며 배창호 감독에 대한 존경심을 표현했다.
박찬욱 감독은 “<꼬방동네 사람들>은 한국영화의 어두웠던 시기에 정말 불꽃처럼 터진 놀라운 데뷔작이었다. 제가 배우려고 했던 것은 고전영화에 대한 끝없는 존경, 공부 그러면서도 현대사회와 현대인을 정확하게 표현하기 위한 형식과 스타일을 창조해서 결합시키려고 하는 그런 노력이었다”라며 배창호 감독의 작품을 통해 영화를 공부해온 감사함을 전했다. 마지막으로 봉준호 감독은 “일일이 다 나열하기도 힘들 정도로 많은 숱한 명작들, 언제나 다시 보고 싶은 작품들이다. 배창호 감독님 작품을 큰 스크린에서 볼 수 있는 극장에 앉아계신 여러분들이 무척 부럽다”며 배창호 감독의 작품에 대한 깊은 애정을 보였다.
배창호 감독과 <꼬방동네 사람들>을 포함한 여러 작품에서 오랜 인연을 이어온 배우 김희라, 안성기, 김보연은 함께 무대에 올라 특별전 개최에 대한 소감과 축하 인사를 전했다. 먼저 배우 김희라는 “이 작품 다시 볼 수 있을까 생각하면서 40년을 기다렸다. 지금 이 순간이 제일 행복하다. 정말 보고 싶었다”라며 개막작 <꼬방동네 사람들>을 다시 관람할 수 있어 감격스러운 마음을 이야기했다. 이어서 배우 안성기는 “40년 만에 이 영화를 또 본다는 건 가슴을 설레게 한다”며 뜻깊은 자리에 대해 감사함을 남겼다. 마지막으로 배우 김보연은 “다시 만나 뵙게 돼서 감사하다. 감독님께서 우리가 연기할 수 있는 무대를 한 번 만들어주셨으면 좋겠다”라며 진심 어린 바람을 전했다.
개막식에 이어서 개막작으로 배창호 감독의 데뷔작 <꼬방동네 사람들>이 상영됐다. <꼬방동네 사람들>은 한국영화 암흑기이자 에로영화 전성기였던 80년대 한국영화 수작을 꼽을 때 빼놓을 수 없는 명작으로, 코리안 뉴웨이브 감독의 시작을 알린 작품이다. 당시 가수 겸 인기 탤런트였던 배우 김보연의 눈부신 연기를 포함한 배우 김희라와 안성기의 모습이 담겼으며, 최근 한겨레-CJ 문화재단 선정 ‘한국영화 100년, 한국영화 100선’ 중 가장 주목받는 10편 중 1편으로 선정된 바 있다.
한편, 같은 날 20:00 CGV압구정에서 열린 <배창호 감독 특별전> 첫 번째 스페셜 시네마톡은 주성철 평론가의 진행으로 배창호 감독과 배우 김보연이 게스트로 참석해 관객과의 만남을 이어갔다.
개막식과 함께 성황리에 신호탄을 쏘아 올린 <배창호 감독 특별전>은 28일(수)까지 2주간 CGV용산아이파크몰, CGV압구정, CGV대구아카데미, CGV서면, CGV천안에서 만나볼 수 있다.
[사진=스튜디오보난자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