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우 임시완 ⓒ (주)쇼박스 제공
영화 '비상선언'(감독 한재림)은 하와이행 비행기에서 일어나는 미스터리한 테러 사건으로 인해 항공기 내에 있는 승무원들과 기장, 그리고 승객들이 위험에 빠지는 과정을 그리고 있다. 배우 임시완은 극중 테러리스트인 진석 역을 맡아 이전에는 보지 못했던 '절대악'의 캐릭터를 훌륭히 소화해냈다.
Q. '비상선언'이 주말 동안 100만 관객 수를 돌파했다. 5년 만에 스크린 복귀 소감과 함께 개봉 소감 부탁드린다.
우선 100만 관객 돌파 축하 감사드린다. 전역 후에 첫 개봉하는 작품이 됐다. 전역한지 3년이 지났는데 3년 동안 내가 쉬지 않고 연기를 하면서 총 3 작품을 찍었다. 그런데 어떻게 하다 보니 '비상선언'이 가장 먼저 개봉을 하게 됐다. 오랜만에 스크린 개봉을 하니까 감회가 남다르다. 정말 오래 기다렸다. 개봉을 하는 것 자체만으로도 감개무량하다.
Q. 너무나도 훌륭한 배우들과 함께 작업했다. 배우 전도연, 송강호, 이병헌, 김남길 등 많은 선배 배우들과 함께 연기했는데 소감은 어떠한가?
처음에는 제안이 들어왔을 때 믿기지 않았다. 그 다음에 몇일이 안 되어서 한재림 감독님과 함께 미팅 제의가 들어왔다. 그때서야 '내가 이 작품을 할 수 있다고?'라는 생각이 들었다. 하게 됐다는 말을 들었을 때 의심도 했었다. 크랭크인이 됐을 때 그제서야 이 작품을 한다고 생각을 하게 됐다. 나한테는 큰 선물 같은 작품이었다. 꿈만 같은 작품이었다.
배우 임시완 ⓒ (주)쇼박스 제공
Q. 시나리오를 보고 악한 테러리스트, 진석 역에 대해 어떻게 생각했는가?
처음 보면서 생각한 것은 '절대악'이었다. 연기하는 것에 있어서는 다양성을 가질 수 있겠고 자유롭게 할 수 있겠다고 생각했다. 선한 역을 맡게 되면 기대하게 되는 부분이 있기에 기대하는 부분을 충족시켜줘야 하는 선이 있을 것이다. 그런 것들은 지켜져야 하는 미덕이 있다고 생각한다. 악역에 있어서는 표현의 폭이 넓어진다고 생각했다. 대본을 처음 받았을 때 연기적으로는 자유로움에 대한 기대감이 있었다.
Q. 스크린에서 보여준 악역 연기가 너무나도 무서웠다. 약간 눈이 돌아간 듯한 느낌의 광기가 느껴졌다.
팬분들이 주신 반응 중에 눈이 돌아있다고 표현을 해주신 것이 기억에 남는다. 어찌됐건 악역을 맡은 입장에서는 기분 좋게 생각한다. 분량에 있어서 아쉬움은 없었다. 더 분량이 많았다고 한다면 내가 그 압박감을 버틸 수 있었을까 라는 생각도 들었다. 순수하게 미친 연기를 할 때 중점을 둔 부분은 '어떻게 해서 나쁘게 보여야지'라는 생각을 안 하려고 했던 점이다. 그런 생각을 하는 자체가 정상적인 범주의 생각을 하는 사람이라고 생각했기에 이 사람의 왜곡된 가치관과 신념에 따라 표정을 지어야 겠다고 생각하고 연기에 접근했다.
Q. 특히 여성에게 욕을 하는 대사나, 영어를 쓰면서 자신의 사상을 표현하는 대사 등 이전에는 소화하지 않았던 결의 대사들이 많았는데 이것을 준비하면서 가장 중점을 둔 부분이 무엇인지 궁금하다.
맞다. 이전에는 소화하지 않았던 결의 대사들이 있다. 영어는 일단 굉장히 기술적인 노력이라 큰 노력이라고 생각하고 있지는 않지만 그래도 교포인 것처럼 표현을 해야 했기에 영어 연습을 발음 위주로 많이 했다. 영어가 내가 늘 쓰던 언어가 아니어서 적어도 그 언어에 있어서 연기에 발목 잡히면 안되겠다는 생각에 발음 연습을 많이 했었던 것 같다.
배우 임시완 ⓒ (주)쇼박스 제공
Q. 진석이 왜 테러를 일으켰는지에 대해 그가 속했던 가정 환경에 대해서 대사로 언급되긴 했으나 정말 스쳐 지나가듯 설명됐고 그 결과로 캐릭터의 개연성이나 전사가 부족한 점이 아쉬웠다. 진석 역을 맡은 본인으로서 전사가 더 들어간 장면이 있었다면 더 입체적인 캐릭터가 될 수 있었을지도 모른다는 아쉬움은 없었는가?
전사가 만약에 들어간다고 한다면, 당연히 묘사를 하는 만큼 진석이라는 캐릭터가 입체적으로 될 것이라 생각한다. 하지만 이런 도전 자체도 뜻깊고 파격적이라고 생각한다. '악역이 반드시 서사가 있어야 하나?'라는 의구심을 가져보면 마냥 그렇지는 않더라. 그래서 오히려 어쭙잖은 당위성을 가지고 연기를 하느니 차라리 서사 따위는 없는, 그 부분이 공란인 역할을 맡아보는 것도 배우로서는 창의적인 일이 될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런 부분에 있어서 흥미롭게 다가간 부분은 있다. 아쉽게 생각해 주신 것도 캐릭터에 대한 애정을 가져주신 것 같아서 감사하다는 말씀을 드리고 싶다.(웃음)
Q. 앞으로도 다른 결의 악역 연기에 도전하고 싶은 마음이 있는가?
만약 또 다른 결의 악역이 들어온다면 나로서는 안 할 이유가 없다고 생각한다. 오히려 그런 새로운 결을 한다는 자체가 나한테는 신선한 도전이다. 더 찾아다니고 싶다. 마찬가지로 선한 캐릭터도 당연히 고프다. 비슷한 결 보다는 확실히 새로운 결의, 생각해보지 않았던 캐릭터들이면 더 좋을 것 같다. 그런 것들에 매력을 느낀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