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는 8월 3일 개봉을 앞두고 있는 영화 '비상선언'(감독 한재림)에서 인호 역을 맡은 송강호는 아버지이자 형사로서 항공 재난을 마주해 고군분투하는 연기를 훌륭히 해냈다. 그는 '브로커'에서 합을 맞춘 후배 배우 이지은, 그리고 이번 '비상선언'을 통해 함께 스크린에 담긴 후배 배우 임시완을 향한 아낌없는 칭찬을 던졌다.
Q. 배우 전도연, 이병헌 등 역대급 캐스팅 라인업으로도 화제를 모은 작품이다. 처음 캐스팅 소식을 듣고 어떠했는가?
'이런 영화도 가능하구나' 라는 벅찬 생각을 했다. 주인공으로 나오는 김남길, 이병헌, 김소진, 전도연, 임시완 등도 있지만 조연들도 승객들로 나오지만 면면이 대단한 배우들이다.
Q. 물론 360도 회전하는 비행기에는 타지 않았지만(웃음) 액션신도 많았다. 고생이 많았을 것 같은데 촬영장에서 어땠는가?
추격하다가 다리를 절뚝거리는 장면이 있는데 실제로 다쳐서 병원 갔다가 그 장면을 찍었다. 시나리오에서는 그런 게 없고 그냥 계속 추격하는 장면이었는데 절뚝거리는 장면이 추가됐다. 요즘 한국 영화는 안전 확보가 최우선이다. 혹여라도 사고가 나는 것을 방지하기 위해 차량 액션은 안전이 확보된 상황에서 촬영했다. 아무것도 아닌 담 넘어가는 장면에서 다쳐가지고(웃음) 방심했던 것 같다. 높은 담이 아니어서 방심했다.
Q. (물론 지상과 비행기 안으로 촬영 현장이 다르긴 했지만) 임시완 배우의 은은한 광기가 담긴 연기를 보며 함께 있었던 배우들 또한 큰 임팩트를 받고 공포감을 느꼈을 것 같다. 임시완 배우의 연기로 인해 함께 시너지를 낸 순간이 있는지 궁금하다.
(웃음) 임시완 씨 비행기 안이라서 내가 없었지만 영화 속을 통해서 처음 봤을 때 어제도 칭찬을 많이 했다. 지금 구례에서 촬영 중인데 어제도 칭찬해줬다. 너무 대견스럽다.
Q. 고레에다 히로카즈 감독의 영화 '브로커'에서 아이유(이지은)도 송강호 선배님에게 칭찬받아서 행복했다는 이야기를 언급했는데 임시완 배우에게도 칭찬을 아끼지 않는 것을 보면 굉장히 칭찬에 후한 좋은 연기 선배라는 생각이 든다. 현재 '칭찬봇' 선배로서 앞으로는 후배들에게 어떤 선배가 되고 싶은지 궁금하다.
칭찬 많이 하는 선배로 기억 남게끔 하는 선배가 되고 싶다. 진짜 그것은 힘내라고 일부러 칭찬을 한 것은 아니다. 진짜 칭찬하고 싶어서 칭찬했다. 임시완 배우도 답장이 왔는데 "선배님한테 칭찬받아서 너무 힘이 난다"라고 답장이 왔다. 나로 인해 힘을 얻고 그런 것은 좋지만 거짓으로 칭찬한 적 없다. 앞으로도 후배에게 칭찬을 잘 하는 선배로 남고 싶다.(웃음)
Q. 지난 기자간담회에서 한재림 감독이 유럽에서 일어나는 테러를 모티브로 이 영화를 제작하기 시작했다고 언급한 바 있다. 그때 2010년대에 유럽에서 혐오 테러들이 빈번히 터졌지만 대한민국 사람들에게는 생소한 이슈처럼 다가왔던 것이 떠올랐다. 그만큼 대한민국은 고의적인 대형 테러가 일어나지 않았던 나라고 그로 인한 안전불감증이 있는데 이는 영화에서도 테러 신고 전화가 왔을 때 장난 전화라고 치부하는 경찰들의 모습에서도 드러난다. 그러기에 더욱 대한민국에는 인호와 같이 조금의 위험이라도 확인하고, 조금 더 국민의 안전을 위해 힘쓰는 사람이 필요하다고 생각이 되는데. 배우로서, 인간으로서 인호를 연기하며 우리 사회가 테러에 대해 경각심을 가지는 자세의 중요성에 대해 어떤 생각을 가지게 됐는가?
몇 년 전인데 TV를 보다가 한 인터뷰를 봤다. 작은 사고가 났는데 방송국에서 거기 계셨던 분을 인터뷰했는데 "사람이 사는 세상이니 사고는 일어날 수 있다. 그런데 그것을 어떻게 대처하느냐가 중요하다"라고 말씀하시면서 굉장히 차분하고 논리적으로 이야기하셨는데 인상적으로 봤던 기억이 난다. 그 말이 정답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테러나 사고는 사람이 살고 있기에 언제든지 일어날 수 있다고 생각한다. 일어나서는 안 되겠지만 왔을 때 우리의 모습이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그것을 어떻게 이성적으로, 합리적으로 대처하고 그 사고가 다시 나지 않게끔 해결점을 찾아나가는 것이 중요한 것이다. 그 인터뷰가 그래서 아직까지도 정답이라고 생각하고 기억에 남는다.